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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생각을 돕던 도구가, 생각을 빼앗는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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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민회 이미지21 대표 (미래기술문화연구원장)

최근 엔트로픽(Anthropic)은 AI가 사람의 삶을 망가뜨릴 수 있다는 충격적인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클로드 사용자 150만명의 대화를 분석한 결과이다.

연구팀이 발견한 문제는 세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AI가 사용자의 왜곡된 믿음을 바로잡지 않고 오히려 확신의 언어로 강화하는 현상이다. 음모론이나 피해망상, 비현실적인 자기 인식이 드러났을 때 AI는 "그럴 수 있다"는 동의를 넘어 "맞다", "확실하다"는 표현을 반복했다. AI가 거짓말을 만들어낸 것이 아니라, 잘못된 믿음을 공명처럼 증폭시켰다.

둘째는 도덕적 판단의 외주화다. "이 상황을 어떻게 이해하면 좋을까?"라는 질문이 아니라, "내가 좋은 사람인가요?", "저 사람은 나쁜 사람인가요?"라는 질문이 반복되면 AI는 질문을 되돌려주는 대신 판단을 했다. 예컨대 연애 상담에서 상대를 '가해자'로 규정하거나 아예 관계를 끊으라고 조언했다. 사용자가 스스로 가치와 기준을 성찰하도록 돕기보다, 도덕적 결론을 대신 내려주는 주체가 된 것이다.

하민회 이미지21 대표.

셋째는 행동의 대필이다. 문자 메시지 하나를 쓰는 데서 시작해, 보낼 시간, 이모티콘 위치, 심리 전략까지 AI가 설계했다. 사용자는 이것을 그대로 복사해 보냈고, 이후에 "이건 내가 아니었다"는 후회를 했다. 문제는 결과의 옳고 그름이 아니다. 생각, 표현, 결정으로 이어지는 전 과정이 AI로 이전되면서 인간의 사고 근육이 쓰이지 않게 되었다는 점이다.

AI 챗봇은 끊임없이 이용 가능하며 판단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인간 관계와 뚜렷이 구분된다. AI는 인간 동료보다 더 접근 가능하고 덜 비판적인 존재로 알려졌고 이런 특성이 많은 이들을 AI에게 끌리게 만든다.

문제는 이 편안함이 양날의 검이라는 점이다. 감정적 AI는 도전보다는 위안을, 진정성보다는 시뮬레이션을 제공하도록 설계될 수 있다. 플랫폼의 목표는 감정적 성장이나 심리적 자율성이 아니라 지속적인 사용자 참여다. 케어가 상품이 될 때, 수용자는 소비자가 되고 관계는 거래가 될 수 밖에 없다.

프린스턴 대학 연구팀은 이를 "감정적 패스트푸드"라고 표현했다. 즉각적으로 만족스럽지만 궁극적으로는 영양가가 없는 대체품이라는 뜻이다. AI는 공감을 흉내 낼 수 있지만, 실제로는 의식이 없고 내면의 삶도 없으며 윤리적 책임도 없다. AI의 돌봄은 환상일 뿐 진정으로 성장할 수 없는 관계적 존재에게 감정적으로 의존하게 만든다.

전통시장을 순찰하는 AI화재순찰로봇. [서울시 제공]

AI와의 관계에서 더 근본적인 문제는 우리의 사고 능력 자체가 약화된다는 점이다.
2025년 스위스에서 666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연구는 AI 도구 사용 빈도와 비판적 사고 능력 사이에 유의미한 부적 상관관계가 있음을 밝혀냈다. AI를 자주 사용하는 사람들은 비판적 추론 평가에서 현저히 낮은 점수를 받았다. 특히 17-25세의 젊은 층은 더 높은 AI 의존도를 보였고, 비판적 사고 점수가 더 낮았다.

인지력도 사용하지 않으면 근육 위축처럼 눈에 띄지 않게 약화된다. 최근 연구자들은 이를 "에이전시 붕괴(agency decay)"라고 부른다. 주로 비판적 사고, 문제 해결, 창의적 추론 같은 활동을 피할 때 발생한다고 알려졌다.

에이전시 붕괴는 4단계로 진행된다. 1단계는 실험으로, 호기심과 편리함에 이끌려 간단한 작업을 AI에게 위임한다. 2단계는 통합으로, AI가 일상 업무에 개입되어 들어간다. 3단계는 의존으로, 복잡한 의사결정을 AI에 의존하며 역량이 눈에 띄게 위축된다. 마지막 4단계는 중독으로, AI 없이는 효과적으로 기능할 수 없지만 여전히 자율성이 있다고 확신하는 상태다.

에이전시 붕괴는 도덕적 판단을 아웃소싱 하도록 만든다. 앤트로픽 연구에서 발견된 가장 위험스러운 점이기 하다. 특히 연애 상담에서 AI는 15~200번의 대화를 거치며 상대방을 조종하는 사람, 학대하는 사람, 가스라이팅 하는 사람으로 단정 짓고, "헤어져야 해요", "차단하세요" 같은 결정을 사용자 대신 내렸다.

중요한 것은 AI가 "당신은 어떤 관계를 원하세요?", "당신에게 사랑이란 뭔 가요?" 같은 질문으로 사용자의 자발적인 사고를 유도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사용자들은 그저 "내가 틀렸나요?", "누가 옳아요?" 같은 표면적인 질문을 반복하며 AI의 판단을 그대로 받아들였다.

현대자동차그룹이 CES 2026에서 공개한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가 무대 위에 등장해 보행 시연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현대차그룹 유튜브]

심리학에서는 이를 인지적 의존과 감정적 애착이라는 두 가지 경로로 설명한다. 인지적 의존은 정보 처리, 문제 해결, 의사 결정 같은 인지 작업을 외부 도구에 위임하는 정도를 의미한다. 그리고 사용자들이 시스템을 유능하고 효율적이며 정확하다고 인식할 때 더 의존하게 된다.

핵심은 이러한 의존이 자기 판단 능력을 약화시킨다는 점이다. 의존적인 사용자들은 종종 복잡한 의사결정, 윤리적 숙고, 지식 종합을 완전히 AI에게 아웃소싱 한다. AI는 효율적이지만 맥락을 통한 진정한 이해, 윤리적 근거, 살아있는 경험이 부족하다. AI의 종합된 결과물에 지나치게 의존하면 독립적 사고, 연구 검증, 복잡한 도덕적 추론에 참여하는 능력이 점점 감소하게 된다.

우리는 이제 AI와의 관계에 경계를 정해야 한다. AI는 도구이지 관계의 대체물이 될 수 없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모든 사람이 AI에게 동일하게 영향을 받는 것은 아니다. 앤트로픽 연구는 연애와 라이프스타일 분야가 8%로 가장 높은 위험도를 보였고, 사회·문화, 의료·웰빙 분야가 각각 5%로 뒤를 이었다고 밝혔다. 개인적이고 가치 판단이 필요한 주제일수록 위험이 높았다는 말이다.

우려스러운 건 취약한 상태의 사용자 증가다. 정신적 위기, 급격한 생활 변화, 사회적 고립, 판단력 저하 상태의 사람들이 300명당 1명 정도였고, 2025년 11월에는 약 4%까지 증가했다. 외로움이나 불안 같은 정신 건강 문제 위험이 높은 사용자층을 고려해보면 챗봇-인간 관계에서 부적절한 반응의 위험은 충분히 증폭될 수 있다.

테슬라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 [사진=블룸버그통신]

우리는 이미 누군가에게 의지하고 싶은 시대를 살고 있다.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빠르고 단정적인 답변은 유혹적이다. AI는 그 욕구를 가장 효율적으로 충족시키는 도구다. 그래서 위험하다. 똑똑해서 가 아니라, 너무 친절하기 때문이다.

AI 시대의 위기는 정보 과잉이 아니다. 판단의 외주화다. 생각을 도와주던 기술이 생각을 대신하는 순간, 우리는 편해질 수는 있어도 인간으로 성숙해지기는 어렵다. 

AI와의 관계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어쩌면 하나의 원칙일지 모른다.

"이 판단을 정말 내가 내리고 있는가?" 

◇하민회 이미지21대표(미래기술문화연구원장) =△경영 컨설턴트, AI전략전문가△ ㈜이미지21대표 △경영학 박사 (HRD)△서울과학종합대학원 인공지능전략 석사△핀란드 ALTO 대학 MBA △상명대예술경영대학원 비주얼 저널리즘 석사 △한국외대 및 교육대학원 졸업 △경제지 및 전문지 칼럼니스트 △SERI CEO 이미지리더십 패널 △KBS, TBS, OBS, CBS 등 방송 패널 △YouTube <책사이> 진행 중 △저서: 쏘셜력 날개를 달다 (2016), 위미니지먼트로 경쟁하라(2008), 이미지리더십(2005), 포토에세이 바라나시 (2007)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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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인가 '조선'인가 호칭 논쟁 [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 최슬아 숭실대 교수는 29일 "북한이라는 호명이 상대방을 한반도의 일부처럼 위치시킨다면 조선이라는 호명은 하나의 독립된 행위자로 인정하는 방향으로 작동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최 교수는 "북한을 인정해야 된다는 주장은 어떤 온정적인 제안이 아니라 상대를 인정함으로써 불안을 낮추고 관계를 보다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굉장히 중요한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정치학회(회장 윤종빈)는 이날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평화 공존을 위한 이름 부르기:북한인가 조선인가' 주제로 특별학술회의를 열었다. 통일부는 관련 논의를 공론화한다는 취지에서 이번 학술회의를 후원했다. 사회를 맡은 권만학 경희대 명예교수는 "호칭은 기본적으로 식별 기능을 갖지만 정치적 호칭이 되는 순간 이데올로기를 담게 된다"고 말했다. 권 교수는 "북한은 '대한민국'을 공식 명칭으로 부르며 남쪽을 외국으로 재정의했다"면서 "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북한' '북측'이라는 표현을 사용한다"며 토론 필요성을 강조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지난 2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 들어서며 도어스태핑을 갖고 최근 북한 '핵시설' 발언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뉴스핌DB] ◆ 김성경 "호칭은 분단 산물…'조선' 관계 전환 출발점" 김성경 서강대 교수는 "북한이라는 호명은 비공식적·약칭적 표현이지만 분단 80년 동안 누적된 정치적 의미를 가진 것"이라면서 "북한을 계속 북한이라고 부르는 한 우리 안에 북한이 계속 갇힐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김 교수는 "학계에서는 (북한을) 조선, 북조선으로 부르는 경향이 좀 있었다"며 "남과 북의 국가 정체성이 이미 상당히 공고화돼 있는 현 상황에서 국가와 국가 사이의 관계 맺기를 본격적으로 시작할 수 있는 시기가 도래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 교수는 "북한을 계속 유지한다는 것이 평화공존이나 통일에 더 도움이 된다는 논리적 근거를 찾기 어렵다"면서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통일은 남북이 서로를 인정 존중하고 그 맥락 안에서 관계를 맺고 남북 주민이 통일을 선택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방안"이라고 제시했다. ◆ 권은민 "국호 사용, 국가 승인 아냐…정치가 먼저, 법은 따라간다" 권은민 김앤장법률사무소 변호사는 "북한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또는 'DPRK'라고 부른다고 해서 그것이 꼭 국가 승인이나 정부 승인을 구성하지는 않는다"면서 "국가 승인은 정치적 행위이고 국가 의사 표시다. 그렇게 부르더라도 국가 승인과는 무관하다라고 선언을 하면 정리가 되는 문제"라고 진단했다. 권 변호사는 "남북관계는 법률의 영역이라기보다는 정치의 영역에 가까운 것 같다"면서 "과거에도 정치가 큰 틀을 규정하고 법과 제도가 따라가는 변화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권 변호사는 "남북 기본합의서 제1조는 '상대방의 체제를 인정하고 존중한다'고 돼 있다"면서 "이름을 제대로 불러주는 것이 그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권 변호사는 "국호 사용은 상호 주권을 존중하는 취지의 기존 합의를 계승하는 것"이라면서 "당사자 표기는 상대방이 원하는 공식 국호를 불러주고 그것이 국가 승인은 아니다라는 것을 전제로 하면 된다"고 제언했다.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북한전문기자 =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이 군수공업을 담당하는 제2경제위 산하 중요 군수공장을 방문했다고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12일 보도했다. 사진은 김정은이 이 공장에서 생산된 권총으로 사격하는 모습. [사진=북한매체 종합] 2026.03.12 yjlee@newspim.com ◆ 이동기 "독일도 경멸적 호칭 쓰다 공식 국호 전환…출발은 이름" 이동기 강원대 교수는 "서독은 동독을 경멸적 표현으로 불렀지만 긴장이 격화되면서 더 큰 평화 정치에 대한 구상이 폭발했다"면서 "국제 환경이 좋지 않을수록 평화 화해 논의가 공존에 대한 요구나 필요를 폭발할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이 교수는 "독일 정치권에서는 헤르베르트 베너 전독문제부(통일부) 장관이 가장 먼저 동독 공식 국호를 사용했다"며 "당시에는 언론의 융단 폭격을 받았지만 시간이 해결해줬다. 국제법적으로는 여전히 인정하지 않았지만 실질적으로는 국가로 승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원칙을 고수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인내만으로도 부족하다"면서 "결국 원칙 고수와 실용주의가 결합하는 모든 출발은 국호의 제대로 된 호명이고, 동시에 장기적으로는 근본 전환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 "호칭 변경, 굴복 아닌 공존 가능성 넓히는 정치적 전략" 패널 토론에서 전문가들은 조선 호명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제시했다. 김태경 성공회대 교수는 "젊은 세대에는 '둘의 우리'가 상식적으로 받아들여지는 시점"이라며 "우리가 조선을 일종의 주권 국가로서 인정하는 과정은 결국 우리에 대한 자기 인정과 그들에 대한 인정이 같이 결합되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김주희 국립부경대 교수는 "핵심은 인정과 통일 사이의 균형을 어떻게 접근할 것인가에 대한 부분"이라면서 "실질적으로 가는 데 있어서는 담론과 제도, 정치 차원에서의 접근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 교수는 "호칭을 바꾸는 것은 굴복이 아니라 적대를 줄이고 공존의 가능성을 넓히는 하나의 정치적 전략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hyun9@newspim.com 2026-04-29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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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알發 쇼크에 리츠업계 초긴장 [서울=뉴스핌] 정영희 기자 = 국내 1호 해외 부동산 공모 리츠인 제이알글로벌리츠가 자산 가치 하락과 유동성 위기를 견디지 못하고 결국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상장 리츠 가운데 사실상 첫 디폴트 사례가 발생하면서 시장에 적잖은 충격을 주고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번 사안을 개별 리츠의 리스크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며, 전체 시장으로 확산되는 시스템 리스크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정부는 관련 시장에 대한 긴급 점검에 착수하는 한편, 필요 시 유동성 지원과 함께 구조 개선을 병행하는 등 시장 안정화 대책을 추진할 방침이다. [AI 그래픽 생성=정영희 기자] ◆ 무너진 해외 부동산 가치…유동성 위기 예견됐나 30일 리츠업계에 따르면 제이알투자운용의 기업회생 절차 돌입으로 인해 투자자들의 긴장감이 시장 전반으로 확산하는 모양새다. 국내 대형 독립계 리츠 자산관리회사인 제이알투자운용이 2020년 국내 최초로 유가증권시장에 안착시킨 해외 부동산 공모 리츠다. 벨기에 브뤼셀 중심부에 위치한 파이낸스타워와 미국 뉴욕 맨해튼의 498세븐스애비뉴 등 대형 상업용 오피스 빌딩을 기초 자산으로 편입해 운용해 왔다. 그러나 금리 상승 등의 영향으로 벨기에 브뤼셀 파이낸스타워 가치가 떨어지면서, 단기사채 400억원을 상환하지 못해 지난 27일 서울회생법원에 회생 절차 개시를 신청했다. 한국거래소는 전일 매매 거래를 정지하고 관리종목으로 지정했다. 이번 사태는 어느 정도 예견된 수순이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제이알글로벌리츠는 지난 1월 12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공시했으나 해외 자산의 감정평가서 수신 지연 등을 이유로 한 달 만인 2월 이를 자진 철회했다. 핵심 자산인 벨기에 파이낸스타워의 감정평가액이 급락하면서 현지 대주단과 약정한 담보인정비율을 초과했다. 임대료 등으로 발생한 현금 흐름을 대출 상환에 우선 충당하도록 묶어두는 캐시트랩(Cash Trap, 현금 동결)이 발동되더니 기업회생으로 이어졌다.  박광식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은 "올 들어 차입 만기 도래에 따른 차환 부담이 지속되는 가운데 환헤지(환율 고정 상품) 정산금 명목으로 약 1000억원의 추가적인 자금 조달이 시급하다"며 "캐시트랩 해소를 위해서는 약 7830만유로(한화 약 1354억원)의 현지 차입금 상환을 위한 추가 재원 조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일제히 꺾인 리츠주…시스템 리스크 확산은 기우? 이 같은 악재에 상장 리츠 전체에 대한 투자 심리가 급격히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고개를 든다. 실제로 한국거래소 거래 동향을 살펴보면 이날 리츠 종목들은 일제히 곤두박질쳤다. 마스턴프리미어리츠가 큰 폭으로 미끄러진 것을 비롯해 한화리츠, 삼성FN리츠, SK리츠, 코람코라이프인프라리츠 등이 급락세를 면치 못하며 시장의 불안감을 드러냈다. 뚜렷한 성장 가도를 달리던 리츠 업계는 발을 동동 구르는 처지가 됐다. 한국리츠협회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종가 기준으로 국내 증시에 상장된 25개 리츠의 시가총액은 9조7778억원을 기록했다. 리츠 시장은 지난해 1월 8조103억원 수준에서 같은 해 9월 9조2048억원을 돌파했고 5개월 만인 지난 2월에는 10조원을 넘어서는 등 몸집을 불려왔다. 그동안 일반 주식에 밀려 상대적으로 소외됐지만, 최근 코스피 강세장 속에서 안정적인 피난처로 주목받은 결과다. 법적으로 배당 가능 이익의 90% 이상을 의무적으로 배당해야 하는 구조적 특성 덕분에 확실한 현금 흐름을 선호하는 투자 자금이 대거 몰린 것도 호재 원인 중 하나로 제시됐다. 그러나 이번 사태의 파장이 전체 금융 시장으로 퍼질 것이란 예측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국내 상장 리츠 22개사 중 해외 자산을 보유한 비중은 14.3%이지만, 전체 자산 기준으로 환산하면 해외 자산 비중은 1.2%에 불과하다. 국내 상장 리츠의 총투자 자산 대비 해외 자산이 차지하는 파이가 극히 작아 전이 가능성이 낮다는 뜻이다. 지난달 말 자산 구성 및 투자 유형별 포트폴리오 비중을 보면 주택이 44.0%로 가장 컸다. 오피스는 35.3%에 머물렀으며 리테일 6.4%, 물류 6.4%, 혼합형 3.6%, 기타 3.2%, 호텔 1.1% 순으로 나타나 이번 위기의 진원지인 해외 오피스 리스크와는 거리를 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수희 LS증권 연구원은 제이알리츠의 최근 기준 발행 잔액이 약 4000억원으로 전체 크레딧 시장 규모와 비교하면 찻잔 속의 태풍 수준이라고 일축했다. 일반 크레딧물과 달리 리츠가 발행한 회사채는 개인 투자자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아 기관 투자자 중심으로 굴러가는 국내 크레딧 시장 심리에 타격을 주기는 구조적으로 어렵다는 판단이다. 김은기 삼성증권 연구원 역시 이번 이벤트가 단기사채 미상환으로 불거진 만큼 단기 자금 시장 경색이 회사채 시장으로 파급될까 우려하는 시각이 존재하지만 최근 풍부한 단기 자금을 바탕으로 기업어음 금리가 안정적으로 낮게 유지되고 있어 과거의 신용 위기와는 양상이 완전히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 국토부 방화벽 구축 총력전…상장리츠, 자산 다각화 과제로 다만 해외 부동산 자산에 직간접적으로 투자하는 리츠 종목들은 당분간 위축된 행보를 보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현재 해외 부동산 자산에 투자하는 상장 리츠는 KB스타리츠, 미래에셋글로벌리츠, 마스턴프리미어리츠, 신한글로벌액티브리츠, 디앤디플랫폼리츠, 이지스레지던스리츠 등이다. 이 중 해외 자산 구성 비중이 100%인 곳이 3개사, 50% 이상이 2개사, 50% 미만이 3개사로 파악됐다. 대표적으로 디앤디플랫폼리츠는 일본 소재 아마존 물류센터에 간접 투자 중이며 이지스레지던스리츠는 미국 소재 임대주택 및 대학 기숙사에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 이은미 나이스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해외 자산의 장부 가치 비중이 각 리츠 총자산의 5~30% 수준에 그쳐 전반적인 쏠림 현상은 없다"면서도 "해외 자산을 보유한 개별 리츠의 경우 현지 대출 약정 위반에 따른 현금 흐름 통제와 국내 채무 차환 부담이라는 이중고를 동시에 겪을 수 있어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글로벌 부동산 시장의 한파도 부담이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주요 도시 상업용 부동산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4.7% 떨어졌다. 고점을 찍었던 2022년과 15%나 증발했다. 런던과 베를린 등 유럽 주요 도시의 상업용 부동산 가격은 30% 넘게 폭락했다. 정부도 사태의 엄중함을 인지하고 발 빠르게 방화벽 구축에 나섰다. 국토교통부는 이날 오후 김이탁 제1차관 주재로 금융위원회, 한국부동산원, 금융감독원 등 관계 부처를 긴급 소집해 점검 회의를 열었다. 리츠 시장 전반의 현황을 점검하는 한편, 투자자 보호를 위한 대응 방향을 집중적으로 논의하기 위한 자리다. 국토부 관계자는 "제이알글로벌리츠의 부실화 과정에서 불거진 각종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전일 합동 검사에 착수했으며, 불법 행위가 적발될 경우 엄정 대응할 방침"이라며 "시장 안정을 위해서 대기업이나 공기업이 최대주주가 되는 앵커리츠를 공급하고, 변동성이 통제 수준을 넘어설 경우 채권 및 자금 시장 안정 프로그램 규모를 즉각적으로 늘릴 수 있도록 비상 대응 체계를 가동하겠다"고 말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사태 수습을 넘어 리츠 시장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과 신뢰 회복이 시급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상장 리츠의 주가를 궤도에 올려놓고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투자자의 신뢰를 되찾는 것이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김필규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정보의 투명성이 담보된 상태에서 시장 상황에 맞게 자금 조달의 유연성을 높여주고, 우량 자산 편입과 리츠 간 합병을 통해 자산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 정책이 뒤따라야 한다"며 "자산관리회사 역시 수동적인 태도에서 벗어나 운용 현황과 배당 전략 등을 공개하고, 적극적으로 소통함으로써 정보 비대칭으로 인한 불신을 거둬내야 한다"고 제언했다. chulsoofriend@newspim.com 2026-04-3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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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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