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부 내부 저항도 만만치 않을 것"
[서울=뉴스핌] 홍석희 기자 = 대법원 법원행정처와 한국인공지능법학회가 공동으로 주관한 '등기제도의 AI 대전환' 학술대회가 3일 열렸다. 사법부의 인공지능 정책을 전담할 '사법인공지능심의관' 보직이 법원행정처에 신설되는 등 법원 내부에 인공지능(AI) 기술을 도입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해지는 모양새다.
박영재 법원행정처장은 이날 오후 서울 서초구 대법원 1층 대강당에서 열린 '등기제도의 AI 대전환' 학술대회에서 "등기제도에 AI 시스템이 도입되면 최근 사회적 문제인 전세사기 피해를 예방하는 강력한 디지털 감시자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AI가 실시간으로 등기 변동 내역 등을 감시하고 복잡한 위험 거래 패턴을 학습해, 권리관계의 이상 징후를 즉각 포착함으로써 전세사기 범죄의 가능성을 선제적으로 차단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박 처장은 "많은 국민들에게 등기 절차는 어렵고 낯설다"며 "AI를 활용한 개별 분석 서비스를 제공해서 자신의 소중한 재산권을 용이하게 지킬 수 있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인공지능법학회장을 맡고 있는 최경진 가천대학교 법학과 교수는 "등기제도는 재산권의 안전을 보장하고, 거래 예측 가능성을 높이고 우리 사회의 경제적 질서를 떠받치는 핵심적인 신뢰 인프라"라며 "등기제도의 변화는 사회 전체 신뢰구조가 어떻게 재편되는가의 문제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권창환 부산회생법원 부장판사는 AI 활용으로 인한 위험성을 사전에 인식하고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 부장판사는 "AI 기술을 공공기관에 적용하는 데 있어서, AI의 특징 등에 따라 리스크를 인식하고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사전에 개발 프로세스로 정립돼야 하고, 예규 형태로 제도화해야 한다"고 했다.
AI 기술을 등기제도에 도입하는 과정에서 정보 소외나 배제 현상이 발생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임서경 법원행정처 사법정책심의관실 법원서기관은 "AI 도입 시에는 방안 못지 않게 설계 과정이 중요하다"며 "포용적 설계를 위해 설계 단계에서부터 디지철 취약계층을 참여시켜야 한다"며 "디지털 동료지원인을 양성하는 것이 디지털 취약계층 교육뿐 아니라, 포용적 설계를 위해서도 유의미한 방안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AI의 제도화 과정에서 사법부 내부의 저항도 있을 거란 주장도 제기됐다. 이광호 과학기술정책연구원 혁신성장실장은 우리나라의 원격 의료 도입이 지지부진한 점을 언급하며 "사법부도 AI 도입을 활성화하려면 법학 커리큘럼에 (AI 리터러시가) 도입돼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사법부 내부 저항도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hong90@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