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틱톡 모기업인 중국 바이트댄스에 엔비디아 H200 인공지능(AI) 칩 판매를 승인하겠단 입장이지만, 정작 엔비디아가 제시된 사용 조건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 정부는 약 2주 전 해당 수출 라이선스를 승인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중국 군의 접근 차단을 위한 '고객확인(KYC)' 요건 등 현재 초안 형태의 조건을 엔비디아가 수용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엔비디아는 중국 기업들에 H200 칩을 공급하기 위한 라이선스 조건 전반을 두고 미국 정부와 협상을 진행 중이다.

회사 측은 성명을 통해 "엔비디아는 미국 정부와 잠재 고객 사이의 중개자일 뿐이며, 제한 준수 의무는 고객에게 있다"며 "KYC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상업적으로 실행 가능한 조건이어야 미국 산업의 판매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조건이 과도할 경우 시장이 외국 대안으로 이동할 수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바이트댄스는 즉각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았고, 미 상무부도 논평 요청에 응답하지 않았다.
이번 사안은 미·중 기술 갈등 속에서 엔비디아와 중국 고객들이 다시 충돌 지점에 놓였음을 보여준다. 중국은 이미 바이트댄스·텐센트·알리바바와 AI 스타트업 딥시크의 H200 수입을 예비 승인했지만, 세부 규제 조건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중국으로의 AI 칩 공급을 허용하면서 매출의 25%를 미국 정부가 가져가는 조건을 제시했으며, 이 구조는 AMD와 인텔 등 유사 칩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미 상무부는 지난 1월 15일 칩 수출 라이선스 규정을 공식 완화하면서도 엄격한 조건을 부과했다. 신청 기업은 고객이 무단 원격 접근을 차단하기 위한 엄격한 KYC 절차를 사용한다는 점을 입증해야 하고, 이란·쿠바·베네수엘라 등 우려 국가와 연계된 원격 사용자 목록도 제출해야 한다.
또 중국 반입 전 미국 제3자 시험기관의 성능 검증을 거쳐야 하며, 이는 미국이 25% 수익을 확보하기 위한 장치로 해석된다는 평가도 나온다.
통상 상무부는 조건을 포함한 라이선스를 국무부·국방부·에너지부 등 관계 부처와 공유해 합의를 거친 뒤 기업에 제시한다. 기업이 수정 의견을 내면 다시 부처 간 협의를 거치는 절차다.
일부 소식통은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4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회담을 계획하고 있는 만큼, 그 이전에 최소 일부 칩이 중국으로 공급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wonjc6@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