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 500, 올해 상승분 모두 반납
비트코인·귀금속 시장 불안도 하락 부채질
[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5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인공지능(AI) 과잉 투자에 대한 공포와 가상자산 등 위험자산 시장의 혼란이 겹치며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빅테크 기업들이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붓고 있지만, 그에 상응하는 수익을 낼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이 시장을 지배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592.58포인트(1.20%) 하락한 4만8908.72에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위주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84.32포인트(1.23%) 내린 6798.40을 기록하며 올해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 역시 363.99포인트(1.59%) 밀린 2만2540.59로 장을 마감해 지난해 11월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다.
전날 구글의 모기업 알파벳은 시장 예상을 웃도는 실적을 발표했음에도 불구하고 올해 설비투자(CAPEX) 규모를 전년 대비 2배 수준인 최대 1850억 달러로 늘리겠다고 밝혀 투자자들을 얼어붙게 했다. 이날 알파벳 주가는 0.54% 하락했다.
장 마감 후 실적을 공개한 아마존 역시 상황은 비슷했다. 아마존은 올해 자본 지출을 전년 대비 50% 늘린 2000억 달러로 예고했다. 4분기 매출은 예상을 상회했으나 주당순이익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며 수익성 우려를 키웠다. 아마존은 시간 외 거래에서 10% 급락했다.
전문가들은 빅테크의 낯선 지출 행보가 시장의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고 진단했다. U.S. 뱅크 웰스 매니지먼트의 톰 헤인린 투자 전략가는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아마존 같은 거대 기술 기업들이 이토록 막대한 규모의 설비투자 사이클에 진입하는 것을 우리는 난생처음 목격하고 있다"며 "현재 우리가 보고 있는 시장의 변동성은 이러한 대규모 투자가 과연 궁극적으로 실적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AI가 모든 기술주를 끌어올리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승자와 패자가 극명히 갈리고 있다. 심코프의 멜리사 브라운 투자 의사결정 연구 전무는 "지난해 증시 상승의 '기폭제' 역할을 했던 AI 트레이딩이 올해는 어쩌면 시장의 열기를 식히는 '소화기'가 되고 있다"고 비유했다. 그는 "사람들이 AI가 특정 기업에는 도움이 되겠지만 반대로 소프트웨어와 같은 다른 기업들에는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기 시작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날 소프트웨어 업체들은 줄줄이 약세를 보였다. 어도비는 3.69% 내렸고, 세일즈포스와 데이터도그도 각각 4.75%, 7.76% 급락했다.
매크로 환경도 불안했다. 금과 은 가격이 급등락을 반복하는 가운데 비트코인은 이날 6만4000달러 선이 붕괴하며 위험자산 회피 심리를 자극했다. '월가의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는 전장 대비 16.79% 급등한 21.77을 기록했다.
다만 기술적 분석상 저점 매수 기회가 다가오고 있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웰스파고 투자연구소의 스콧 렌은 "오늘 S&P 500 지수가 100일 이동평균선을 시험하고 있다"며 "하지만 '진정한 지지선'은 6,550선에서 형성될 것이며, 그다음으로는 오늘 기준으로 6,460선에 위치한 200일 이동평균선이 강력한 지지대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렌은 "만약 당신이 시간적 여유가 있는 장기 투자자라면 이 지지선 부근이야말로 자금을 투입해야 할 가격대"라고 조언했다.
이 밖에 개별 종목으로는 퀄컴이 2분기 실적 전망 실망감에 8.46% 하락했고, 스냅챗의 모기업 스냅은 매출 상회에도 불구하고 13.37% 폭락했다. 화장품 기업 에스티로더는 연간 가이던스 악화로 19.19% 곤두박질쳤다.
mj72284@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