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텐더홀서 4심제 위헌악법 규탄대회
與 주도 본회의 열려…민생법안 60여건 통과
[서울=뉴스핌] 송기욱 기자 = 여야가 합의 처리하기로 했던 민생 법안 본회의가 사법개혁 법안 강행 처리의 여파로 강대강 대치 속에 치러졌다. 국민의힘은 본회의와 대통령 오찬을 전면 보이콧했고, 국회 로텐더홀에서 규탄대회까지 열었다. 더불어민주당 등 범여권은 단독으로 본회의를 개의해 민생 법안들을 순차 처리했다.
민주당이 재판소원법과 대법관 증원법, 법왜곡죄를 포함한 '3대 사법개혁 법안'을 2월 임시국회 내 본회의에서 모두 처리하겠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여야의 강대강 대치가 설 연휴 이후까지 장기화될 조짐이다.
12일 국회에 따르면 이날 오후 열린 본회의는 국민의힘이 불참한 가운데 민주당 등 범여권 의원들만 참석해 진행됐다. 여야가 사전에 합의한 비쟁점 민생 법안 60여 건이 상정, 의결됐다.
이번 충돌은 전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민주당 주도로 재판소원 도입과 대법관 증원, 법왜곡죄 신설 등을 담은 사법개혁 법안이 처리된 데 따른 후폭풍이다. 국민의힘은 이를 '입법 독주'로 규정하며 강하게 반발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힘은 오늘 본회의에 참석하지 않을 것"이라며 보이콧을 선언했다. 대통령과의 오찬 회동도 불참했다. 그는 전날 법사위 처리를 두고 "조희대 대법원장도 그 결과가 국민에게 엄청난 피해가 가는 중대한 문제라고 입장을 밝혔다"며 "정청래가 이재명 대통령을 위해 준비한 설 명절 선물이 국민들께는 재앙이 됐다"고 비판했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열린 의원총회에서 "설날을 앞두고, 민생을 버리고 반헌법적인 '입법 쿠데타'를 선택한 더불어민주당에 강력한 유감을 표하는 바"라고 했다.
여야 충돌은 상임위로도 번졌다. 이날 첫 회의를 연 '한미 전략적 투자 관리 특별법(대미투자특별법)' 처리 특별위원회는 시작 30분 만에 중단됐다. 국민의힘은 사법개혁 법안 강행을 문제 삼으며 특위 논의 역시 일방 처리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고, 회의는 대치 끝에 파행됐다.

정부와 여당은 국민의힘의 오찬, 본회의 보이콧에 즉각 반발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국민과 대통령에 대한 예의는 눈곱만큼도 없다"며 국민의힘을 강하게 비판했다. 홍익표 청와대 정무수석도 브리핑에서 "대통령과 약속된 일정을 국회 상황과 연계해 취소한 데 대해 매우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이날 본회의는 오후 3시 43분께 열렸다. 당초 오후 2시로 예정됐지만 국민의힘이 불참 의사를 밝히면서 개의 시간이 늦춰졌다. 본회의에서는 필수의료 강화 지원법, 소형모듈원자로 특별법,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안 등 주요 민생 법안들이 처리됐다.
국민의힘은 당초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를 위한 무제한토론)도 검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비쟁법 법안이 상정되는 상황을 감안해 실시하지 않기로 했다. 대신 본회의장 밖에서 규탄대회를 진행했다. 현장에는 '이재명 대통령 재판 뒤집기'라고 적힌 현수막과 '헌법 파괴 4심제' 등의 손피켓도 등장했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3심제를 4심제로 바꾸는 것은 명백한 위헌"이라고 주장했고 나경원 의원은 "국민을 소송 지옥으로 몰아넣는 법안"이라고 비판했다. 주진우 의원도 "삼권분립을 무너뜨리는 입법"이라고 밝혔다.
본회의 직후 한병도 원내대표는 "며칠 전 여야가 대미투자특별위원회 구성과 2월 12일 본회의 개의를 합의했고, 어제도 81건의 처리 법안을 선정했다"며 "그러나 법사위 상황을 이유로 합의가 잉크도 마르기 전에 지켜지지 않은 것은 매우 유감"이라고 밝혔다.
이어 "설을 앞두고 민생 회복을 기대하는 국민에게 찬물을 끼얹는 행위"라며 "국정운영의 파트너로서 민생과 경제 회복을 위해 힘을 모아야 할 시기에 국민의힘이 민생을 인질로 삼고 있다. 더 이상 행태를 용납하지 않겠다"고 비판했다.
전날까지 민생 법안 우선 처리에 공감대를 형성했던 여야가 하루 만에 전면 대치 국면으로 돌아서면서 협치 복원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민주당이 3대 사법개혁 법안을 2월 임시국회 내 모두 처리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명절 연휴 이후에도 여야는 강대강 대치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oneway@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