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 토스뱅크가 2021년 출범과 함께 은행권 최초로 도입한 '안심보상제'가 시행 5년 차를 맞았다. 보이스 피싱 등 신종 금융 사기 확산으로 정부도 금융사의 책임을 강화하는 제도 정비에 나선 상황이라 그 역할이 주목된다. 최승락 토스뱅크 CCO(금융소비자보호총괄책임자)를 만나 안심보상제 운영 현황과 최근 금융 사기 동향을 들었다.
◆ "5년간 8600명 보상…年 15억~18억원 수준 안정화"
토스뱅크의 '안심보상제'는 보이스 피싱, 메신저 피싱, 부정 송금 등 금융 사기와 온라인 중고거래 사기로 인한 피해에 대해 실질적인 회복을 지원하는 제도다. 구체적으로 중고거래는 최초 1회에 한해 최대 50만원, 금융 사고는 최대 5000만원까지 보상한다. 피해 발생 15일 이내 토스뱅크 고객센터로 신청하면, 수사기관 신고 증빙 등 필요한 절차를 거쳐 보상금을 지급받을 수 있다.
2021년 10월 첫 도입 후 2025년 11월 말까지 총 8600명, 보상금액은 누적 58억원에 달한다. 연도별 실행 금액은 ▲2021년 800만원 ▲2022년 7억8000만원 ▲2023년 15억2000만원 ▲2024년 18억9000만원 ▲2025년(11월 기준) 15억9000만원 등이다.
최승락 CCO는 "생각보다 거짓 보상, 부당 이익 등을 노리는 남용 사례가 그리 많지 않고, 보상금을 안 갚아도 되는 구조인데도 상환한 피해자들이 꽤 있다"며 "연간 보상금은 15억~18억원 사이에서 안정화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최 CCO는 안심보상제 도입과 운영 등 전 과정을 총괄한 인물이다. SC제일은행, 스탠다드차타드 싱가포르 등에서 리스크 관리 경력을 쌓은 그는 2021년 토스뱅크에 합류했다.

무엇보다 토스식 실행력이 보상제 정착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그는 "토스의 '완벽보다 실행(Execution over perfection)' 문화를 바탕으로 일단 실행하고 수정하는 식으로 운영하다 보니 제도가 빠르게 안착했다"며 "FDS·인증·보안 등 관련 부서가 모두 참여해 운영 시스템을 고도화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 2030 노리는 '셀프 감금' 사기...마음 노린다
금융 사기 패턴은 약 6개월 단위로 변화하는 경향을 보인다. 최근에는 특히 피해자가 스스로 모텔 등으로 이동해 감금·격리되는 '셀프 감금형' 사기가 집중 발생하고 있다.
최 CCO는 "요즘 안심보상제로 많이 접수되는 케이스는 셀프 감금형 사기로 두세 달간 접수된 70%가량이 거의 유사한 패턴을 보인다"며 "금융감독원·검찰을 사칭한 사기범들은 피해자에게 '범죄 연루에 따른 자금 소명·조사를 위해 아무도 모르는 독립된 공간이 필요하다'고 가스라이팅하고 피해자가 직접 대출을 일으켜 송금하도록 유도한다"고 말했다.
해당 유형의 전형적 흐름은 다음과 같다. 사기범들은 '피해자에게 발송된 등기가 반송됐으니 확인해 보겠느냐'는 말로 통화를 유도한다. 이후 가짜 사건 조회 사이트를 제시해 범죄에 연루된 것으로 속인 다음 3, 4명의 일당이 각각 금융감독원·검사·수사관·등기직원 역할을 맡아 시나리오에 따라 지속적으로 가스라이팅하는 식이다. 숙박·식사 등 '비밀 수사 비용'을 피해자가 먼저 결제하도록 유도하고 영수증 제출 시 이후 환급해 주겠다고 속이는 것이 특징이다. 정상적인 수사기관은 이 같은 방식으로 수사를 진행하지 않는다.

최 CCO는 "피해자 절반이 여성이며 직업군인 등 경계심이 높은 사람도 피해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며 "놀랍게도 20대 중반에서 30대 초반 젊은 층이 많이 당하고, 심리적 지배를 바탕으로 대출을 일으키게 해 피해금도 큰 편"이라고 말했다. 그는 "기존의 해킹·악성 앱 등 비자발적 송금은 시스템 보안으로 막기 쉽지만, '심리적 통제' 아래 이뤄지는 자발적 송금이 주를 이루면서 상황이 달라졌다"며 "은행 입장에서도 이런 케이스를 막는 것이 가장 쉽지 않다"고 말했다.
현재 정부는 보이스 피싱 범죄 근절을 위해 금융사가 피해액 일부 또는 전부를 배상하도록 하는 '무과실 배상 책임제' 법제화를 추진 중이다. 일찍이 자발적으로 금융 사기 피해를 고객과 분담한 토스뱅크의 안심보상제가 주목받는 요인 중 하나다. 토스뱅크도 '무과실 배상 책임제' 법제화를 앞두고 금융 사기 피해 예방 프로그램 강화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최 CCO는 "금융 사기 피해 예방을 위해 내부적으로 다양한 논의를 매일같이 진행하고 있다"며 "은행은 차갑다는 인식이 있지만, 적어도 토스뱅크는 고객이 위험할 때 가장 먼저 손을 내미는 조직이 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romeok@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