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선수 부진·세터 염혜선 부재·리시브 불안 겹쳐
[서울=뉴스핌] 남정훈 기자 = 지난 시즌 여자 프로배구 챔피언결정전까지 올랐던 정관장이 불과 한 시즌 만에 최하위로 추락하는 충격적인 결과를 맞았다. 우승 문턱까지 갔던 팀의 급격한 하락세는 올 시즌 내내 이어졌고, 결국 반등 없이 최하위가 확정됐다.
정관장은 18일 광주 페퍼스타디움에서 열린 진에어 2025-2026 V리그 여자부 원정 경기에서 페퍼저축은행과 풀세트 접전을 벌였으나 세트 스코어 2-3(17-25 19-25 25-21 25-22 5-15)으로 패했다. 1, 2세트를 내준 뒤 3, 4세트를 따내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지만, 마지막 5세트에서 무너지며 고개를 숙였다.

이 패배로 정관장은 11연패에 빠졌다. 이는 올 시즌 여자부 최다 연패 기록이다. 연패는 지난달 4일 흥국생명전 0-3 패배를 시작으로 두 달 가까이 이어졌다. 남은 6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최하위가 확정되면서, KGC인삼공사 시절이던 2018-2019시즌 이후 7년 만에 다시 리그 최하위라는 성적표를 받아들게 됐다.
설령 남은 6경기에서 모두 승점 3점씩을 따내 승점 38점을 만든다 해도, 시즌 12승에 그쳐 이미 13승을 거둔 페퍼저축은행을 넘어설 수 없다. 순위를 뒤집을 가능성 자체가 사라진 셈이다.
더욱 충격적인 점은 불과 지난 시즌 정관장이 흥국생명과 챔피언결정전 5차전까지 가는 혈투를 펼치며 우승에 가장 근접했던 팀이었다는 사실이다. 정상 도전을 외치던 팀이 단 한 시즌 만에 리그 최하위로 곤두박질친 것은 쉽게 납득하기 어려운 변화다.

올 시즌 성적은 30경기 6승 24패, 승점 20. 6위 페퍼저축은행과의 승점 차는 무려 18점에 달한다. 패배의 내용도 좋지 않았다. 24패 가운데 절반이 넘는 14경기가 0-3 셧아웃 패배였다. 경기력에서 완전히 밀리는 모습이 반복됐다.
상대 전적 역시 극명하다. 페퍼저축은행을 상대로만 3승 2패로 우위를 보였을 뿐, 나머지 다섯 팀에는 모두 열세였다. 현대건설과 흥국생명에는 5전 전패, 한국도로공사·GS칼텍스·IBK기업은행에는 각각 1승 4패로 밀렸다.
몰락의 가장 큰 원인은 외국인 선수 전력 약화다. 지난 시즌 팀 공격을 책임졌던 부키리치(등록명 부키리치)와 메가왓티 퍼티위(등록명 메가)의 공백이 치명적이었다. 부키리치는 지난 시즌 638점으로 득점 5위, 공격 성공률 40.93%로 공격 종합 4위에 올랐다. 메가는 아시아쿼터임에도 802점으로 득점 3위, 공격 성공률 48.06%로 1위를 기록했다. 오픈·시간차·후위 공격 성공률까지 모두 상위권을 휩쓸며 팀 공격의 중심축 역할을 했다.

그러나 새로 영입한 엘리사 자네테(등록명 자네테)는 472득점에 그치며 외국인 선수 가운데 최하위권에 머물고 있다. 공격 성공률 역시 37.04%로, 리그 상위 외국인 선수들과는 격차가 크다. 여기에 위파위는 무릎 수술 여파로 시즌 중 계약이 해지되며 전력에서 이탈했다. 외국인 전력의 하락은 곧 팀 전체 공격력 저하로 이어졌다.
부상 악재도 겹쳤다. 지난 시즌 세트당 11.21개의 세트를 기록하며 1위를 차지했던 세터 염혜선이 무릎 수술로 전반기에 제대로 출전하지 못했다. 경험이 적은 세터 최서현이 공백을 메웠지만 조직력은 흔들렸고, 위파위의 대체 자원 인쿠시 역시 리시브 불안이라는 약점을 노출했다.
팀 기록은 추락을 그대로 보여준다. 지난 시즌 공격 성공률 41.37%로 1위를 차지했던 정관장은 이번 시즌 36.15%로 최하위로 내려앉았다. 시간차공격 성공률도 56.20%에서 45.31%로 떨어졌고, 리시브 효율 역시 22.45%로 하위권에 머물렀다. 공격과 수비 모두 균형이 무너진 상태다.

배구는 리시브에서 시작된다. 그러나 현재 정관장의 리시브 안정감은 크게 떨어져 있다. 수비가 흔들리니 세트 운영이 매끄럽지 않고, 이는 곧 공격 효율 저하로 이어진다. 악순환의 고리가 시즌 내내 반복됐다.
이미 플레이오프 진출은 좌절됐다. 남은 6경기는 순위 싸움이 아닌 자존심 회복과 다음 시즌을 위한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정관장이 이 추락의 터널에서 언제쯤 벗어날 수 있을지, 팬들의 시선이 마지막까지 향하고 있다.
wcn05002@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