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송비·물류비 보존·정제 시설 변경 등 정부 지원 필요"
[서울=뉴스핌] 정탁윤 기자 = 미국의 이란 공습에 따른 후폭풍이 본격화하는 가운데, 국내 정유사들도 향후 상황을 예의 주시하며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특히 반복되는 중동 리스크를 근본적으로 막기 위해서는 현재 70%인 중동산 원유 도입 비중을 더 줄이고, 미국과 남미 등으로 다변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 총 2억 배럴(221일 분)에 달하는 비축유를 즉각 투입할 준비를 마치고 범정부 차원의 '에너지 수급 비상대응 체계'를 가동중이다. 그러나 200일이라는 비축유는 이론적 수준으로, 실제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장기화할 경우 산업용 연료나 액화천연가스(LNG) 수급 불균형이 심화하면 실제 버틸 수 있는 기간은 대폭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4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과 GS칼텍스, S-Oil, HD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정유사들은 그동안 중동산 원유 도입 비중이 한때 80%가 넘을 정도로 높았다. 2020년대 들어 중동산 비중을 지속 낮추면서 지난해 기준 중동산 비중은 69% 정도로 파악된다.

중동은 다른 지역보다 상대적으로 가까워 운임을 아낄 수 있고 물량 확보도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다. 반면 미국산 원유는 품질이 다소 떨어지고 중동산에 비해 물류 비용이 더 비싸고, 운송 기간이 길다는 단점이 있다.
미국은 지난 2024년 기준으로 사우디아라비아와 더불어 전통적 원유 대량 수입국인 아랍에미리트(UAE)와 이라크를 제치고 한국의 2대 원유 도입국이 됐다. 국내 정유사들이 한미 무역협정(FTA)에 따른 무관세 혜택으로 미국산 원유 도입을 지속 늘려왔다.
단가 측면에서 서부텍사스산 원유와 미국 셰일가스가 중동산보다 싸고, 지정학적 리스크가 있는 중동과 달리 미국은 정치적으로 안정돼 공급 역시 안정적이란 장점도 있다. 미국외 주요 원유 도입국으론 카자스흐탄과 호주, 말레이시아 등이 꼽힌다.
정유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정유사들은 그동안 잔사유 등 중질유를 고부가가치 제품인 휘발유와 경유 등으로 전환하는 고도화 설비에 지속 투자해왔다"며 "중동산외 미국이나 기타 국가의 원유 도입을 확대하려면 물류비나 운송비, 정제시설 변경 등 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가스업계 한 관계자는 "원유와 LNG는 중동 등 주요 고객사들과 장기 도입 계약을 체결한 것이 있어 민간 사업자가 미국산 에너지 수입을 당장 늘리기가 쉽지 않다"며 "특히 LNG의 경우 LNG 발전 비중을 늘리는 전력수급계획 변경 등 제도적 뒷받침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tack@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