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 전 카테고리 구축…현대면, 공항점 연매출 1조원 기대
'흑자 전환' 발판 삼아 3위 신세계 추격…'승자의 저주'는 변수
[서울=뉴스핌] 남라다 기자 = 현대백화점그룹 현대면세점이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사업을 확대하며 공항 면세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화장품·향수 구역(DF2)을 추가 확보하면서 단일 사업자 기준 최대 규모 사업자로 올라섰다. 이를 계기로 공항점 연매출 1조원을 달성하고 라이벌인 신세계면세점을 제치며 업계 3위로 올라설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객단가 감소에 따른 임대료 부담이 변수로 작용하면서 '승자의 저주' 우려도 제기된다.

◆'후발주자' 현대면, 인천공항 최대 사업자로 등극
4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면세점은 지난달 26일 DF2(화장품·향수·주류·담배) 구역 사업자로 최종 선정됐다.
현대면세점이 관세청 특허심사위원회 심사를 거쳐 최종 사업자로 확정되면 오는 7월부터 DF2 운영을 시작한다. 계약 기간은 2033년까지 7년이며, 운영 성과에 따라 최대 10년까지 연장 가능하다.
이번 DF2 확보로 현대면세점은 인천공항 전체 면세 구역의 약 32%에 해당하는 8595㎡(약 2600평)를 운영하게 된다. 단일 사업자로는 최대 면적이다. 경쟁사인 롯데·신라·신세계면세점이 인천공항에서 각각 1구역만 맡아 매장을 운영 중인 것과 대비된다.
실제 신라면세점과 신세계면세점은 DF1·DF2에서 철수하면서 DF5 구역만 운영하게 됐다. 롯데면세점은 이번에 DF1 구역 특허를 획득해 3년 만에 인천공항에 복귀할 예정이다.
상품 포트폴리오도 완성했다. 현대면세점은 기존 패션·부티크 중심에서 화장품·향수·주류·담배까지 전 카테고리를 모두 판매할 수 있는 상품 체제를 갖추게 됐다. 화장품·향수는 면세점 매출 비중이 가장 높은 핵심 품목으로 꼽힌다.

◆공항점 연매출 1조 달성 기대...3위 신세계 따돌리나
현대면세점은 기존 공항 구역 매출 약 4000억원에 DF2 매출 약 6000억원이 더해질 경우 공항점 매출만 연간 1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인천공항 면세 매출 1위 사업자로 올라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지난해를 기점으로 실적 측면에서도 체질 개선이 가시화되고 있다. 현대면세점은 2021년 매출 1조5912억원에서 2022년 2조2571억원으로 41.9% 급증하며 정점을 찍었다. 그러다 2023년에는 9978억원으로 전년 대비 55.8% 급감했고 2024년에도 9721억원으로 2.6% 줄었다. 이 기간 영업이익은 ▲2021년 마이너스(-) 408억원 ▲2022년 -661억원 ▲2023년 -313억원 ▲2024년 -288억원으로 4년 연속 적자를 이어갔다.
하지만 지난해 매출이 1조140억원으로 전년 대비 4.3% 반등했으며, 영업이익 역시 2억원을 기록하며 5년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사업 전략을 보수적으로 접근한 것이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입찰 전략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2023년 DF5 입찰 당시 경쟁사들이 최저수용금액 대비 60% 이상 높은 수수료를 제시한 것과 달리, 현대면세점은 5% 높은 수준으로 사업권을 확보했다. 이번 DF2 입찰에서도 과거 신라·신세계가 제시했던 수수료(8987원, 9020원)보다 낮은 5394원을 써내며 임대료 부담을 최소화했다.
동대문점 폐점과 무역센터점 매장 축소 등 사업 효율화를 추진하는 과정에서도 매출 1조원대를 유지하며 수익성 개선 기반을 마련했다.
면세업계에서는 이번 공항 확대를 계기로 업계 순위 재편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업계 3위인 신세계면세점은 인천공항 DF2 철수로 약 6000억원 규모 매출 감소가 예상된다. 반면 현대면세점은 동일 규모 매출을 신규 확보하게 돼 양사 간 격차가 빠르게 좁혀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승자의 저주' 에 대한 우려는 여전하다. 올해도 시장 환경이 녹록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지난 1월 국내 면세점 매출과 구매 인원이 모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월 면세점 매출은 1조708억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12.2% 증가했다. 같은 기간 구매 인원도 257만5437명으로 12.4% 늘었다.
다만 1인당 구매액은 소폭 감소했다. 지난 1월 1인당 구매액은 41만5811원으로, 지난해 1월(41만6616원)보다 약 0.2% 줄었다. 매출과 방문객 수는 늘었지만, 1인당 객단가는 낮아진 것이다. 향후 수익성도 장담할 수 없는 이유다.
인천공항 면세점의 임대료 구조 역시 수익성에 부담 요인이다. 인천공항 면세점은 여객당 수수료 방식으로 임대료가 책정되는데, 출국자 수가 늘어날수록 사업자가 부담해야 할 임대료도 함께 증가하는 구조다. 이 때문에 매출 증가에도 불구하고 수익성이 악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높은 임대료 부담을 견디지 못한 신라면세점과 신세계면세점이 인천공항 면세점 사업에서 철수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면세점이 화장품·향수 구역을 추가로 확보하며 공항 면세 1위 사업자로 부상했지만, 인천공항 면세점은 여객당 수수료 구조로 비용 부담이 큰 만큼 단기간 내 수익성을 담보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nrd@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