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아랍국들은 20일 미국-이란 협상이 호르무즈 해협 개방에 치중한다고 우려했다.
- 이란 미사일·대리세력 억제는 뒷전으로 밀려 안보 위협이 지속된다고 지적했다.
- 트럼프는 합의 전 이란 봉쇄를 유지하며 시간적 여유를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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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오상용 기자 = 2월말 이란 전쟁이 발발하기 전까지만 해도 호르무즈 해협은 유조선과 컨테이너선이 자유로이 왕래하던 뱃길이었다. 전쟁은 이 뱃길을 두 달 가까이 끊어놓았는데, 세간의 관심은 온통 이 해협이 언제 다시 개방될지에 쏠려 있다.
호르무즈를 둘러싼 미국과 이란의 '봉쇄 vs 봉쇄' 대치가 '개방+개방'으로 전환될 수 있을지에 대한 물음이 다른 많은 이슈를 집어삼키고 있다. 아랍국들이 보기에 특히 그렇다.
현지시간 20일 로이터에 따르면 중동의 아랍국들은 이란을 둘러싼 국제사회의 논의가 이런 구도로 흘러가는 게 마뜩지 않다. 주변 아랍국의 안보를 위협하는 이란의 미사일 프로그램 억제나, 친(親)이란계 무장세력들에 대한 근본 조치는 뒷전으로 밀려나 있어서다.
아랍 사회는 의제가 이렇게 변질되면서, 자신들의 안전보장에 필수적인 중동 전역의 광범위한 긴장 완화와 위협 요소 제거라는 목표에서 점점 멀어지고 있다고 우려한다.
◆ 호르무즈의, 호르무즈에 의한, 호르무즈를 위한
로이터에 따르면 아랍국 관계자들과 역내 분석가들은 이번 주 이슬라마바드에서 열릴 것으로 보이는 미국과 이란의 2차 협상 역시 아랍국의 안보 관심사보다 이란의 우라늄 농축 한도를 어느 수준에서 제한할지,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이란의 영향력을 어떻게 다룰지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고 본다.
이란의 미사일과 드론, 그리고 이란의 대리세력들이 반복적으로 중동 주변국을 공격했음에도, 글로벌 경제(유가와 물류망)에 미치는 영향 때문에 이란 이슈는 호르무즈를 둘러싼 함수 풀이로 채워지고 있다.
핵 이슈와 관련해서도 이란은 '제로 농축'과 자국 내 고농축 우라늄을 해외로 반출하라는 요구를 모두 거부하고 있는데, 아랍국 관리들은 우선순위 자체가 바뀌고 있다는 게 더 걱정이라고 했다. 아랍 정부들과 가까운 한 소식통은 로이터에 "(협상 당사국인 미국과 이란에겐) 결국 호르무즈가 레드라인이 될 것"이라며 "예전에는 문제가 아니었지만 지금은 그렇다. 기준선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아랍국들이 보기에는 호르무즈 일변도로 흘러가는 협상 구도가 자칫 이란의 배포만 키워 놓을 위험, 중동 에너지 공급 루트에 대한 이란의 장악력을 오히려 고착화할 위험성을 지닌다.
이 대목에서 러시아의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이 8일 내놓은 총평은 아랍국들의 뼈를 때리는 말이다 - "미국과 이란의 휴전이 어떻게 전개될지는 불확실하다. 다만 한 가지는 분명하다. 이란은 이미 핵무기를 실험했다(핵무기에 준하는 무기의 파괴력을 실험했다). 그것은 바로 호르무즈 해협(봉쇄)이다. 이는 무한한 잠재력을 지닌다."

◆ 영구적 갈등구조
호르무즈 분쟁의 핵심은 누가 해협의 통제권을 갖느냐보다 누가 통항의 규칙을 정하느냐에 있다. 이는 그간 굳어진 '국제 규범 기반 질서'에서 '힘에 기반한 (상호) 협정 방식'으로 옮겨가는, 보다 광범위한 변화를 반영하는 것이다.
에미리츠 정책센터(Emirates Policy Center)의 엡테삼 알케트비 소장은 "이러한 양상은 규칙을 정하는 주체와 규칙이 깨졌을 때 그 결과를 감당해야 하는 주체 사이에 불균형을 드러낸다"고 지적했다. 이란이 (혹은 그 반대편의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을 쥐고 흔들거나 변덕을 부릴 때마다 뒷감당은 주변 아랍 산유국들이 도맡게 될 것이라는 우려에 해당한다.
그는 오늘날 진행되고 있는 협상은 역사적인 합의를 예정하기보다 "지속적일 수 있는" 갈등을 의도적으로 설계하고 조장하는 과정에 가깝다고 경고했다. 알케트비 소장은 "이란의 미사일과 친이란 무장세력 때문에 고통받는 쪽은 누구인가? 이스라엘, 특히 걸프만의 아랍국들이다. 우리에게 좋은 협상이란 이란의 미사일, 이란의 대리세력, 그리고 호르무즈를 함께 다루는 것이다. 그러나 그들(미국과 이란)은 미사일이나 대리 세력에는 관심이 없는 것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로이터는 중동 분석가들의 말을 빌려 이러한 협상 구도는 역내 긴장을 해소하기보다 관리 가능한 수준으로 안정시키는 데 그칠 것이라고 했다. 또한 이는 미국과 이란에는 유리할지 모르나 미사일 위협에 시달리는 걸프국들의 불안정을 장기적으로 심화시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 '봉쇄vs봉쇄'와 '개방+개방' 사이, 그 어디쯤을 지나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블룸버그와 전화 인터뷰에서 "이란은 해협 개방(미국의 이란해상 봉쇄 해제)을 간절히 원하지만, 합의가 이뤄지기 전까지 나는 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간에 쫓기듯 나쁜 합의에 서명하진 않을 것이다. 우리에게는 충분한 시간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란이 자세를 숙이고 협상장에 들어오지 않으면 이란 경제를 말려 죽일 때까지 해상 봉쇄를 이어갈 수 있다는 자신감의 표출이다.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서도 "합의에 도달할 때까지 우리는 (이란 해상)봉쇄를 풀지 않을 텐데, 아마도 가장 중요한 것은 이것이 이란을 완전히 파괴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들은 매일 5억 달러씩 잃고 있다"고 했다.
미군의 군수물자는 이란과 비교하면 차고 넘칠 테지만 이 게임은 비대칭적이다.
이란 항구를 오가는 선박의 운항을 차단하기 위해(이란에 대한 해상봉쇄를 위해) 미군은 3척의 항공모함과 최소 15척의 군함을 동원했지만 이란은 위협성 경고와 두어 발의 미사일, 드론 몇 대로 호르무즈 뱃길을 계속 끊어놓을 수 있다.
트럼프의 무한정 해상 봉쇄 카드는 홍해 뱃길을 노리는 이란의 추가 도발도 계산에 넣어야 한다. 이란의 중거리 미사일과 예멘 후티 반군의 화력이 홍해의 길목인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위협하면 사우디아라비아의 석유수출 우회로도 막히게 된다. 지난 19일 후티 반군의 대외 창구격인 후세인 알에지는 소셜미디어 엑스(X, 옛 트위터)에 "우리가 바브엘만데브를 봉쇄하기로 마음 먹는다면 누구도 그곳을 다시는 열 수 없을 것"이라고 이란을 거들었다.
이날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드러난 '지구전도 불사하겠다'는 트럼프의 의지만큼이나 "회담이 있을 것이다. 그들(이란)은 회담을 원하고, 또 원해야 한다. 잘 풀릴 수 있다"는 발언 역시 묘한 절실함으로 다가온다.
osy75@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