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기자가 29일 중국 닝보 지커 인텔리전트 팩토리를 방문했다.
- 7200톤 메가 다이캐스팅으로 대형 부품을 1분30초 만에 생산했다.
- 무인 로봇과 5G 기반 혼류 생산으로 연 30만대 양산한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연 30만대 생산 가능한 EV 제조력
1분30초 만에 대형 차체 부품 생산
사람보다 로봇이 먼저 보인 공장
한국 진출 앞둔 지커의 제조 자신감
[닝보=뉴스핌] 이찬우 기자 =공장 안은 고요했다. 천장 가까이 뻗은 배관과 노란 안전 난간, 거대한 흰색 설비가 시야를 가득 채웠지만 사람의 움직임은 많지 않았다.
대신 바닥에서는 주황색 무인 운반 로봇들이 녹색 불빛을 깜빡이며 부품을 실어 날랐다. 자동차 공장이라면 떠올리게 되는 작업자들의 분주한 손놀림보다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일정한 속도로 움직이는 기계와 로봇이었다.

29일 중국 저장성 닝보시 항저우만에 위치한 지커(ZEEKR) 인텔리전트 팩토리를 찾았다. 한국 시장 진출을 앞둔 중국 프리미엄 전기차 브랜드 지커가 어떤 방식으로 차량을 생산하는지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
전시장과 모터쇼에서 본 지커가 디자인과 상품성으로 중국 전기차의 변화를 보여줬다면, 이날 공장은 그 변화가 어디에서 비롯되는지를 보여주는 현장이었다.
공장 초입에는 형광 녹색과 파란색으로 칠해진 대형 차체 부품이 전시돼 있었다. 차량 하부와 후면 구조물이 한 덩어리처럼 이어진 부품이었다. 부품 곳곳에는 작은 라벨과 QR코드가 붙어 있었다. 단순한 전시물이 아니라, 이 공장이 어떤 방식으로 차를 만드는지 보여주는 일종의 예고편처럼 보였다.

지커 인텔리전트 팩토리는 130만㎡ 규모 부지에 조성된 대형 생산 기지다. 축구장 약 154개에 해당하는 면적으로, 연간 30만대 이상의 차량 생산 능력을 갖췄다. 2018년 말 착공해 2021년 3분기 공식 가동을 시작했으며, 5G와 산업용 사물인터넷,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전체 공정을 디지털화한 것이 특징이다.

현장에서 가장 강한 인상을 남긴 곳은 메가 다이캐스팅 공정이었다. 노란 난간 너머로 7200톤급 대형 설비가 자리 잡고 있었다. 지커는 이 설비를 통해 고온의 알루미늄을 금형에 주입해 대형 차체 부품을 한 번에 찍어낸다.
하나의 부품이 만들어지는 데 걸리는 시간은 약 1분 30초다. 기존 방식처럼 수십 개 부품을 따로 만들고 용접하는 대신, 여러 부품을 하나로 통합해 생산하는 구조다.

공장 한쪽에는 다이캐스팅으로 만들어진 차체 부품들이 높은 철제 랙에 빼곡하게 쌓여 있었다. 같은 모양의 금속 부품이 여러 층으로 정리된 모습은 자동차 부품 창고라기보다 거대한 생산 데이터베이스처럼 보였다. 각각의 부품은 생산 이력과 품질 정보를 추적할 수 있도록 관리된다. 속도만 높인 것이 아니라, 생산 이후의 품질 관리까지 염두에 둔 구조다.
품질 검수 과정도 자동화돼 있었다. 메가 다이캐스팅으로 생산된 대형 부품은 곧바로 조립 라인으로 넘어가지 않고 X-ray 검사를 거친다. 외관상 확인하기 어려운 내부 기포나 미세 결함을 장비가 확인하는 방식이다. 검수를 마친 부품에는 고유 QR코드가 부여돼 생산 공정부터 완성차 인도 이후까지 품질 이력을 추적할 수 있다.

조립 라인에서는 지커 001과 지커 009 등 여러 차종이 같은 라인 위에 줄지어 있었다. 일부 차량은 트렁크와 도어가 열린 채 다음 공정을 기다리고 있었고, 상부 레일에는 부품을 옮기는 장치들이 길게 이어져 있었다.
차량 내부에 들어가는 복잡한 전자장치와 대시보드 모듈은 인근 다른 건물에서 사전 조립된 뒤 상단 기계 레일을 타고 생산 라인으로 투입된다. 공장 바닥뿐 아니라 천장 공간까지 생산 과정에 활용하는 방식이다.
하나의 라인에서 여러 차종이 동시에 생산되는 혼류 생산 방식도 인상적이었다. 특히 같은 그룹의 폴스타 4도 생산되고 있었다.
도장 공정을 마친 서로 다른 차체가 같은 조립 라인으로 들어오면 각 차량의 사양에 맞춰 부품이 공급된다. 지커는 150만개가 넘는 맞춤형 설정을 관리하며 다양한 차종을 하나의 라인에서 생산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했다.

이날 현장에서 느낀 중국 전기차 산업의 변화는 단순히 '빠르다'는 말로만 설명하기 어려웠다. 중국 업체들은 이미 가격 경쟁력을 넘어 생산 방식 자체를 바꾸고 있었다.
한국 시장 진출을 준비 중인 지커를 단순히 또 하나의 중국 전기차 브랜드로만 보기 어려운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전시장에서는 고급스러운 디자인과 첨단 사양이 눈길을 끌었다면, 공장에서는 그 상품성을 뒷받침하는 제조 체계가 확인됐다. 중국 전기차의 위협은 더 이상 '싸게 만드는 능력'만이 아니라, '빠르게 바꾸고 안정적으로 찍어내는 능력'으로 확장되고 있었다.

chanw@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