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학교 체육활동이 민원·책임에 위축됐다
- 초등 6189곳 중 199곳이 구기활동 제한했다
- 학교체육 축소가 건강 격차로 번질 우려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비만·스트레스 완화 효과 큰데…민원에 줄어드는 신체활동
전문가 "안전 인력·시설 개선·교원 책임 명확화 필요"
[서울=뉴스핌] 송주원 기자 = 운동회 소음 등 각종 민원과 안전사고 책임 부담에 학교 체육활동이 점점 움츠러들고 있다. 이 같은 추세가 짙어질수록 가정 형편에 따라 아이들의 신체활동 기회가 갈리고 결국 건강 격차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18일 교육부에 따르면 5월 기준 전국 초등학교 6189개교 중 199개교가 축구·야구를 제한하고 있다.

일부 초등학교가 점심, 쉬는 시간에 학교 여건상 안전사고 우려가 있는 축구, 야구 등의 일부 구기 활동을 제한하고 있다는 것이 교육부의 판단이다.
학교에서 체육활동을 줄이는 데에는 학부모 민원과 사고 부담의 영향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학생의 체육활동 환경이나 부상 위험 관련 민원이 많다 보니 학교 입장에서는 체육활동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영남권의 한 초등학교 교사는 "체육활동이 있는 날 날씨를 미리 보고 그날은 너무 덥다, 그날은 비가 올 수도 있는데 위험할 것 같다 등의 민원이 들어온다"며 "체육대회 하나를 준비해도 등수에 따라 상품에 차별을 두지 말아 달라는 요청이 많아 아예 등수가 없는 종목만 진행하고 있다. 다른 학교는 아예 체육대회 규모를 대폭 축소하거나 '운동회'라고 이름붙이기도 애매한 성격의 행사로 대체하기도 한다"라고 전했다.
연례행사인 운동회도 비슷한 이유로 위축되는 모양새다. 천하람 개혁신당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해 운동장 소음 관련 112 신고는 총 350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8년 70건과 비교해 5배 늘어난 수치다. 이 가운데 345건에 대해 경찰이 현장 출동한 것으로 파악됐다. 학교 운동회뿐 아니라 동문회 등 외부 단체가 운동장에서 진행한 행사 소음 관련 신고도 포함됐다.
다만 최근에는 운동회 소음 신고 상당수가 현장 출동 없이 민원 안내로 종결된 것으로 전해졌지만 해당 사실이 알려지며 최교진 교육부 장관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초등학교 인근 주민들에게 "아이들이 마음껏 뛰놀며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운동회 소음 등에 대해 너그러운 이해를 부탁드린다"라고 양해를 구한 바 있다.
이 같은 추세에 과거에는 학교에서 익히는 것이 당연시 됐던 줄넘기, 축구 등까지 사교육 영역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교육부의 '2025년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스포츠를 포함한 예체능 사교육비 지출 증가율은 8.5%로 집계됐다. 국어·영어·수학 등 일반 교과 사교육비 증가율 4.2%의 두 배를 웃도는 수준이다. 금액도 전체 학생 1인당 월평균 일반교과 사교육비는 35만 8000원에서 33만 6000원으로 6.0% 줄어든 반면, 예체능·취미·교양 사교육비는 11만 3000원에서 11만 8000원으로 4.1% 늘었다.
체육활동 몫이 사교육으로 넘어갈수록 소득에 따른 교육 격차 문제가 건강까지 번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사교육이나 외부 스포츠 활동을 이용할 수 있는 학생은 학교 밖에서 신체활동 기회를 보완할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한 학생에게 학교체육은 사실상 유일한 공적 신체활동 통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학교체육 활동은 아동·청소년 비만 예방은 물론 스트레스 완화, 우울감 감소, 생활습관 개선과도 연결된다고 보고 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2024년 발간한 '학교 기반의 청소년 비만예방정책 개선 방향 연구: 신체활동을 중심으로'에서 청소년 생활이 좌식화되고 있으며 학교 기반 신체활동 활성화 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학생들이 가장 안정적으로 신체활동을 접할 수 있는 공간이 학교라는 점에서 학교체육은 선택적 활동이 아니라 건강 정책의 기반이라는 취지다.
해당 기관은 지난해 발표한 '학교 기반의 아동·청소년 신체활동 활성화를 위한 과제'에서도 아동·청소년 신체활동이 비만 관리와 정신건강 증진에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학교가 학생들이 일상의 3분의 1 이상을 보내는 공간인 만큼 정규 체육수업을 넘어 쉬는 시간과 방과 후 활동, 가정·지역사회 연계까지 포함하는 학교 기반 통합 접근이 필요하다고도 제언했다.
학교 체육활동 참여도가 높을수록 신체·정신건강이 좋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질병관리청 국민건강통계플러스에 따르면, 2024년 청소년의 하루 60분 이상, 주 5일 이상 신체활동 실천율은 17.3%에 그쳤다. 질병청은 걷기와 학교 체육활동 등에 적극 참여한 학생이 그렇지 않은 학생보다 학습 목적 이외의 좌식 시간이 짧고 아침 결식과 스트레스 인지 수준이 낮으며 비만율도 낮은 경향을 보였다고 분석했다.
교육계의 한 관계자는 "부모부터 스포츠활동 노출이 적고 공부 중심인 우리나라 아동 양육 환경 특성상 학교체육은 단순히 운동 기능을 익히는 시간이 아니라 학생들이 공적으로 보장받는 최소한의 신체활동 시간"이라며 "학교 안 체육활동이 민원과 책임 부담 때문에 줄어들면 일반교과 공부 외에 스포츠 비용까지 낼 수 있는 학생들만 사교육으로 보완하고 그렇지 못한 학생은 신체활동 기회 자체를 잃게 된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아동·청소년 비만과 정신건강 문제가 커지는 상황에서 학교체육을 축소하는 방식으로 갈등을 피하는 것은 장기적으로 더 큰 사회적 비용을 낳을 수 있다"며 "학교가 안전사고를 우려하지 않고 체육활동을 운영할 수 있도록 안전 인력, 시설 개선, 교원 책임 범위 명확화 등 제도적 지원을 함께 마련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jane94@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