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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혹의 '탐미적 사진'으로 현대사진의 지평 넓힌 메이플소프의 작품 서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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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제갤러리가 9일 한옥 전시장에서 메이플소프 개인전 '형태의 시학'을 개막했다.
  • 이번 전시는 인물·누드·꽃·조각 등과 함께 국내 첫 공개되는 대형 젤라틴 흑백 오버사이즈 연작을 선보인다.
  • 메이플소프는 조각적 형식미와 급진적 섹슈얼리티를 결합한 사진으로 현대사진의 지평을 넓힌 작가로, 전시는 7월 18일까지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국제갤러리 한옥 전시장서 메이플소프의 '형태의 시학'전 개최
인물,누드,정물,풍경 사진과 '모던 오버사이즈' 사진 최초 공개

[서울=뉴스핌]이영란 편집위원/미술전문기자=매우 짧은 작가생활을 영위했지만 미국 현대사진계에 엄청난 논쟁거리와 담론, 그리고 아름다운 작품들을 남기고 떠난 로버프 메이플소프(Robert Mapplethorpe, 1946–1989)의 사진이 우리 곁을 다시 찾았다.

[서울=뉴스핌]이영란 편집위원/미술전문기자=로버트 메이플소프(1946–1989) 'Ken and Tyler' 1985, Silver gelatin, 50.8x40.6cm ©Robert Mapplethorpe Foundation. Used by permission. [이미지 제공: 국제갤러리] 2026.06.08 art29@newspim.com

국제갤러리는 지난 6월 9일 한옥 전시장에서 로버트 메이플소프의 개인전 '형태의 시학(The Poetics of Form)'을 개막했다. 오는 7월 18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는 국제갤러리에서 열리는 두번째 메이플소트 사진전이다.

2021년 국제갤러리 서울과 부산에서 열린 메이플소프의 국내 첫 개인전 'Robert Mapplethorpe: More Life'가 섹슈얼리티를 탐구한 사진에서부터 유명인사의 초상, 탐미적 정물사진까지 다양한 주제를 서사성을 중심으로 소개했다면, 5년 만에 다시 열리는 이번 사진전은 주제나 장르를 떠나 그의 사진을 관통하는 독특한 시각적 언어를 살펴보는 데 촛점을 맞췄다. 특기할 점은 로버트 메이플소프 재단과 협력해, 작가의 실험정신과 현대의 사진기술을 접목한 새 오버사이즈 연작을 국내에서 처음 선보이는 자리이기도 하다. 

메이플소프는 20세기 후반 미국 사진계를 대표하는 아티스트다. 초상화와 정물화, 그리고 누드로 대표되는 전통적인 장르를 그 어떤 사진가보다 탐미적으로 소화해 데뷔하자마자 큰 관심을 모았다. 그는 또한 사디즘과 마조히즘 등 당대 뉴욕의 도발적인 하위문화를 결합해 사진 매체의 경계와 예술적 표현의 자유를 과감히 실험하기도 했다.

[서울=뉴스핌]이영란 편집위원/미술전문기자=로버트 메이플소프(1946–1989) 'Calla Lily' 1986, Silver gelatin, 137.2x137.2cm ©Robert Mapplethorpe Foundation. Used by permission. [이미지 제공: 국제갤러리] 2026.06.08 art29@newspim.com

국제갤러리 한옥의 고요한 공간 안에서 펼쳐지는 '형태의 시학'전은 메이플소프 특유의 연극적 긴장이 우아하고 통제된 실내공간과 멋진 대조를 이룬다. 한옥에 이렇듯 예리하면서도 긴장감 넘치는 서구의 사진이 잘 어우러질 수 있다니 하는 찬사를 머금게 한다.

이번 전시는 주제 면에서 작가가 주로 다루었던 인물, 여성 및 남성의 누드, 고전 조각, 꽃, 풍경 이미지들을 아우른다. 특히 작가의 정제된 형식미가 돋보이는 이미지들이 주를 이룬다.

이번 전시작은 크게 두 개의 작품군으로 짜여졌다. 1970년대 중반부터 1980년대까지 궁극의 스웨덴 프리미엄 플래그십 카메라인 핫셀블라드(Hasselblad 500)로 구현한 대표적인 젤라틴 흑백사진들, 그리고 로버트 메이플소프 재단에서 최근 작가 생전의 염원을 실현하고자 54 x 54인치(137.2 x 137.2cm)의 사이즈로 인쇄한 오버사이즈 젤라틴 흑백사진들로 나뉜다. 국내에서 메이플소프의 오버사이즈 젤라틴 흑백사진이 전시를 통해 공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어서 사진애호가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서울=뉴스핌]이영란 편집위원/미술전문기자= 로버트 메이플소프(1946–1989) 'Thomas' 1987 Silver gelatin,137.2 x 137.2 cm ©Robert Mapplethorpe Foundation. Used by permission. [이미지 제공: 국제갤러리] 2026.06.08 art29@newspim.com

메이플소프는 생전에 "사진은 말하자면 조각을 만드는 완벽한 방법이다"라고 했다. 이 말에는 중요한 의미가 내포돼 있다. 즉 '발견된' 이미지의 연장선에서 인식되던 사진을, 조각이나 회화처럼 '순수예술(fine art)'로 격상시키고자 했던 작가의 의지 뿐만 아니라 그가 사진 매체와 맺고 있던 '관계'를 품은 말이기도 하다.

실제로 메이플소프는 우연의 개입을 허용하는 '찰나의 미학' 대신, 계산된 채광이나 완벽한 구도에 천착하는 '극한의 미학'을 고집스럽게 추구했다. 이에따라 그의 사진은 그리스·로마 조각상의 클래식한 조형미와 완벽한 비례감, 치밀한 구성원리를 보여준다.

그는 빛과 그림자를 혀를 내두를 정도로 치밀하게 통제해 인물, 꽃, 오브제를 마치 고전 조각처럼 보이게 만들었다. 또한 흑백과 그 중간의 여러 회색 톤들이 부여하는 섬세하면서도 강한 콘트라스트 역시 형태를 또렷하고 유려하게 부각시킨다. 결국 그의 사진은 평면 이미지이면서도 하나의 조각처럼 보인다.

메이플소프는 원래 사진학도가 아니었다. 1960년대에 뉴욕주 브루클린의 프랫 인스티튜트(Pratt Institute)에서 회화와 조각, 그래픽 디자인을 전공한 메이플소프는 사진 콜라주를 활용한 오브제 작업을 통해 사진이라는 매체에 깊이 빠져들었다.

그에게 예술이란 매체의 한계를 뛰어넘어 새로운 것을 드러내야 하는 것이었기에, 이후 사진과 조각을 유연하게 오가며 창의적이면서도 혁신적인 세계를 추구했다. 이 '새로움'의 추구는 형식 뿐 아니라 대상이나 주제에도 적용되어, 그는 남성누드 자체가 금기시되던 시대에 흑인 남성누드를 찍고 미지의 영역이던 '죽음과 섹슈얼리티'를 전면에 내세우며 예술과 외설의 경계를 넘나들었다.

그로인해 메이플소프는 사회적 논쟁과 예술검열의 중심에 서기도 했으나, 그는 이러한 파격적 주제를 다룰 때조차도 꽃과 오브제를 카메라 렌즈에 담는 경우와 동일한, 극도로 정제된 형식미와 정교한 질서를 목숨처럼 고수했다.

이로써 그의 흑인 남성의 누드사진에서 꽃병의 아름답고 견고한 형식미가 느껴지고, 카메라를 통해 재현된 꽃이 의인화된 신체처럼 다가온다. 결국 탐미주의와 급진성이 팽팽한 긴장관계를 이루는 양가성은 메이플소프 작업의 핵심적 특징이자 차별점이다.

생전에 메이플소프는 30 x 30 인치(76.2 x 76.2 센티미터)부터 40 x 50 인치(101.6 x 127 센티미터)에 이르는 오버사이즈 젤라틴 흑백사진 에디션을 120여 점 제작했다. 최근 로버트 메이플소프 재단은 사진의 디테일과 퀄리티에 대한 작가의 관심을 오늘날의 기술환경에서 확장하고자, 현재 실버 젤라틴 종이로 인쇄가능한 최대 크기로 제작한 '모던 오버사이즈' 연작을 공개했다. 이번 전시에는 이 모던 오버사이즈 연작 가운데 3점이 국내외 관객들에게 처음 공개되고 있어 의미가 크다. 

[서울=뉴스핌]이영란 편집위원/미술전문기자=국제갤러리 한옥에서 열리고 있는 로버트 메이플소프의 사진전 전시전경. [이미지 제공=국제갤러리] 2026.06.21 art29@newspim.com

▲로버트 메이플소프는 어떤 작가?=1946년 뉴욕 퀸스 플로럴 파크에서 태어났다. 1963년에 브루클린에 위치한 프랫 인스티튜트에 입학해 회화, 조각, 그래픽 디자인을 수학했으나 6년 후 중퇴했다. 1970년에 폴라로이드 카메라를 처음 접하면서 본격적으로 사진작업을 시작한 그는 1973년 뉴욕에 위치한 라이트갤러리에서 첫 개인전을 열었다. 이 전시에서 제시된 주제들은 이후 그의 전 시기에 걸쳐 지속된다. 초반 작업들이 가까운 지인들, 예술가들, 혹은 사교계 인물을 담아냈다면, 1970년대 후반부터 시작된 작업들은 음지의 BDSM및 퀴어 문화를 본격적으로 조명했다. 메이플소프는 이 외에 꽃이나 동물, 어린아이들, 풍경, 혹은 고전 조각과 같은 평범하고도 전통적인 주제들을 섬세하게 다루기도 했다.

1989년, 다소 젊은 나이인 44세에 에이즈로 숨을 거둔 메이플소프는 활동기간은 짧았으나 20세기에 활동한 예술가들 중 현대사진의 지평을 넓히는데 기여한 결정적인 작가로 꼽힌다. 뉴욕 솔로몬 R. 구겐하임미술관(2019, 2005, 1993), 포르투 세랄베스재단(2018), 로스앤젤레스 J. 폴 게티 미술관(2016, 2012), 로스앤젤레스 카운티미술관(2016, 2012), 파리 그랑 팔레(2014, 1988), 런던 테이트 모던(2014), 뉴욕 휘트니미술관(2008, 1988), 그리고 ICA 필라델피아(1988)에 이르기까지 세계 유수의 기관에서 그의 개인전 및 회고전이 개최되었다. 메이플소프의 작품들은 로스앤젤레스 J. 폴 게티 미술관, 바젤 쿤스트할레, 뉴욕 현대미술관, 시카고 현대미술관, 뉴욕 솔로몬 R. 구겐하임 미술관, 그리고 요코하마 미술관 등 세계 각지의 기관에 영구 소장되어 있다.

국제갤러리 한옥에서의 메이플소프 사진전은 오는 7월 18일까지 계속된다. 무료관람.

art2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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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대도 없네"…청계천 자율주행버스로 달린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버스가 스스로 달리는 것도 신기한데, 창밖으로 야경까지 볼 수 있네요."(서울시민 박모(53)씨) 지난 22일 저녁 청계광장 '청계 A01' 정류장. 은색 자율주행버스가 출발을 기다리고 있었다. 정류장에 줄을 서 있던 시민들이 기대에 찬 얼굴로 하나둘씩 버스에 올라탔다. 운행 시작까지 20분가량 남은 시점에 이미 정원 8석이 모두 찼다. 길을 지나다니던 사람들은 신기한 눈빛으로 버스 사진을 찍었다. 버스 내부에는 운전석이 있어야 할 앞자리가 텅 비어 있었다. 운전대와 브레이크도 없었다. 그러나 버스는 일반 차량과 다름없이 도로 위를 달렸다. 옆차선에서 갑작스레 차가 끼어드는 상황에서도 사람이 운전하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속도를 줄였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22일 서울 중구 청계광장 정류장에 '청계 A01'이 정차돼 있다. 2026.10.22 blue99@newspim.com 서울시는 이날부터 청계천 자율주행버스 '청계 A01'의 야간 운행에 돌입했다. 청계 A01은 '청계광장~청계3가(세운상가)~청계5가(광장시장)' 4.8km를 왕복으로 오간다. 지난해 9월 운행을 시작했다. 기존에는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 50분까지 운영됐다. 앞으로는 주간 운행을 중단하고 첫차가 오후 7시, 막차가 밤 11시에 청계광장에서 출발한다. 해당 노선에는 차량 2대가 투입돼 순환 운행한다. 양방향 총 11개의 정류소에 정차한다. 청계광장 기준 30분 간격으로 하루 9회 운영한다. 운영은 오토노머스에이투지가 맡는다. 네이버지도와 카카오맵 등에서 '청계 A01'을 검색하면 정류소 위치와 실시간 운행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버스를 야간 시간대에 정기 운행하는 것은 국내 최초다. 서울시는 청계천이 광화문·종로·을지로 일대의 관광명소와 상권이 이어지는 곳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퇴근 이후에도 산책, 식사, 관광 등을 즐기려는 시민과 관광객의 발길이 많아 심야 교통 확충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청계 A01 노선 인근에는 광화문광장, 보신각 등 명소와 종각·관철동의 음식점 거리, 을지로 상권, 광장시장 등이 위치한다. 서울시는 이번 야간 운행이 청계천을 중심으로 형성된 관광명소와 상권을 하나의 교통축으로 연결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청계 A01' 내부 좌석. 2026.10.22 blue99@newspim.com 이날 현장에서는 야간 시간대 운영을 환영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청계광장에서 버스에 올라 광장시장에서 하차한 김모(29)씨는 "직장인들은 밤에 버스를 운영해야 탈 수 있기 때문에 야간 운영 방식이 반갑다"며 "목적지까지 갈 수 있으면서도 자율주행버스를 체험해볼 수 있어서 좋다. 향후에도 또 탈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 관광객들도 자율주행버스로 서울 야경을 감상할 수 있다는 점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집트에서 여행을 왔다는 30대 마리얌씨는 "지나가다가 우연히 자율주행버스가 운행 준비 중인 것을 보고 궁금해서 타봤는데 색다른 경험이라 좋다"며 "서울의 밤거리를 구경하면서 새로운 기술까지 경험할 수 있어 인상적이었다"고 했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달 18일부터 31일까지 야간 시간대 시범운행을 실시했다. 해당 기간 452명이 버스에 탑승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청계천 일대는 밤 시간대 유동인구가 많아 자율주행버스 야간 운행 수요가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며 "실제 서울시민과 내국인·외국인 관광객 등 다양한 이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청계 A01은 자율주행하다가 돌발상황이 발생하면 안전관리자가 조이스틱으로 수동운전한다. 서울시는 자율주행버스의 운행 시간대를 주간에서 야간으로 전환한 만큼 안전성 확보에 더욱 주력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난 8월 야간 시간대 시범운행을 실시하면서 외부 전문가와 함께 안전성을 미리 검증했다"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자율주행버스의 정규 대중교통수단 정착을 위해 단계적인 유료화를 추진한다. 서울 순환버스 요금(1400원) 수준을 고려 중이다. 우선 야간운행 초기에는 시민들이 부담 없이 체험할 수 있도록 무료로 운영한다. 요금은 부과되지 않지만 탑승 시 교통카드를 태그해야 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시는 밤을 체류와 소비의 시간으로 만드는 '야간경제 활성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번 청계 A01 야간 운행이 시민들의 야간 이동 편의를 높이고 지역 상권에도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blue99@newspim.com 2026-10-23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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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난 佛 시위가 한국에 던지는 경고는? [세종=뉴스핌] 김범주 기자 = 프랑스 주요 도시들이 대규모 시위에 이어 폭력사태로 혼란에 빠졌다. 열악한 교육 환경에 반발한 고등학생들의 시위에 생활비 상승과 공공서비스 축소, 불평등에 불만을 품은 노동자들이 가세하면서 사회적 혼란이 확산하고 있다. 여기에 정부의 긴축 기조에 대한 반발까지 겹쳤다. 그 배경에는 누적된 재정적자가 자리하고 있다. 프랑스 정부가 2027년 예산안에 약 540억 유로 규모의 지출 절감 방안을 담겠다고 밝힌 것이 '저항의 방아쇠'를 당겼다. 그러나 이 같은 조치가 없다면 내년 재정적자가 국내총생산(GDP)의 6.5% 안팎까지 불어날 것이라는 게 프랑스 정부의 추산이다. 한국 경제는 이와 전혀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다.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월간 수출액은 사상 처음 1200억달러를 넘어섰고, 세수는 정부 예상보다 63조원 넘게 더 걷힐 전망이다. 하지만 연초 한국은행 분석에 따르면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부문을 제외한 성장률은 1%대에 그쳤다. 특정 산업의 호황에 기댄 세수 증가를 바탕으로 재정지출을 늘리는 것이 지속 가능한지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생활비와 유가 상승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지는 가운데, 복면을 쓴 한 시위자가 불타는 자전거 앞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실적 따라 출렁이는 법인세…의무지출은 계속 불어나 22일 관세청에 따르면 9월 수출 확정치는 1211억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83.7% 늘었다. 월간 기준 사상 최대 기록이다. 이 가운데 반도체 수출이 605억달러로 전체의 절반을 차지했다. 반도체 호황에 나라 곳간도 두둑해졌다. 올해 국세수입은 추가경정예산 대비 63조2000억원 더 걷힐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세입 전망은 더 낙관적이다. 2027년 국세수입 예산안은 584조4000억원으로 올해 본예산보다 194조2000억원 늘었다. 특히 법인세는 216조7000억원으로 올해 추경 기준보다 115조4000억원 많다. 문제는 법인세가 경기와 기업 실적에 민감한 세목이라는 점이다. 실제 법인세 수입은 2022년 103조6000억원에서 2023년 80조4000억원, 2024년 62조5000억원으로 2년 만에 41조1000억원 줄었다. 반도체를 비롯한 기업 실적 악화와 세제 변화 등이 맞물리며 대규모 세수 결손으로 이어졌다. 반도체 밖으로 눈을 돌리면 성장 동력도 뚜렷하지 않다. 한국은행이 올해 초 제시한 IT 부문 제외 성장률은 1.4%에 그쳤다. 반도체 기업들이 수출 기록을 갈아치우는 동안 청년 취업자는 47개월째 감소했다. 수출과 세수는 호황인데 일자리와 내수는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양극화가 이어지고 있다. 세수는 경기 흐름에 따라 급변할 수 있지만, 한번 늘린 지출은 다시 줄이기 어렵다. 호황기에 늘어난 세입을 토대로 장기간 이어가야 하는 사업을 확대하면, 경기 하강기에 재정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장기 전망도 밝지 않다. 국회예산정책처의 '2025~2072년 장기재정전망'에 따르면 GDP 대비 의무지출 비율은 2025년 13.9%에서 2072년 21.6%로 오를 것으로 추계됐다. 의무지출에는 연금과 복지급여, 지방이전재원, 이자지출 등이 포함된다. 전체 정부 지출에서 의무지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54.4%에서 64.3%로 높아질 전망이다. 정부가 쓰는 돈 100원 가운데 64원 이상을 법률과 기존 제도에 따라 지출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뜻이다. 정부가 지난해 9월 발표한 장기재정전망에서도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2035년 71.5%에서 2055년 126.3%까지 오를 것으로 추계됐다. 현행 제도와 일정한 경제·인구 가정을 전제로 한 전망치지만, 장기적으로 국가채무 부담이 커질 가능성을 보여준다. 다만 한국과 프랑스의 국가채무비율은 통계 범위가 다르다. 한국의 장기전망은 국가채무(D1)를, 프랑스는 일반정부부채(D2)에 해당하는 범위를 쓴다. 숫자만 단순 비교해 한국의 재정 상황이 프랑스보다 나빠질 것이라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시위 현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위기 때 늘린 지출, 끝내 되돌리지 못한 프랑스 재정 측면에서 프랑스 위기를 들여다보면, 경기침체기에 늘린 지출을 이후 충분히 줄이지 못한 구조적 문제가 드러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2026년 프랑스 경제보고서'에 따르면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프랑스와 유로존은 GDP 대비 기초재정지출을 비슷한 폭으로 늘렸다. 하지만 2019년까지 유로존이 증가분의 약 4분의 3을 되돌린 반면, 프랑스는 절반가량을 줄이는 데 그쳤다. 그 결과 2019년 프랑스의 GDP 대비 기초재정지출은 금융위기 이전보다 2.1%포인트(p) 높은 수준에 머물렀다. 여기에 고령화에 따른 사회보장 지출 증가와 코로나19·에너지 위기 대응 과정에서 불어난 재정 부담이 더해졌다. 올해 2분기 말 프랑스 정부부채는 3조5955억유로로 GDP의 119%에 달했다. 전 분기보다 1.5%p 높아진 수치다. 지출을 줄여야 할 필요성은 커졌지만 교육·복지·생활비 지원 등 공공서비스 확대 요구도 계속되고 있다. 긴축을 둘러싼 갈등이 쉽게 풀리기 어려운 배경이다. 장영욱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북미·유럽팀장은 "프랑스 사태는 공공서비스에 대한 불만, 생활비 부담, 사회적 불평등 등 여러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며 "다만 장기간 누적된 재정적자가 정부의 대응 여력을 제약하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제28회 반도체대전(SEDEX 2026)'이 열린 지난 14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삼성전자 부스를 찾은 관람객들이 차세대 고대역폭 메모리(HBM)인 HBM4E(7세대)를 관람하고 있다.[사진=뉴스핌DB] ◆ 반도체가 벌어준 '골든타임' 고령화는 한국에 더 큰 부담이 될 전망이다. OECD에 따르면 생산가능인구(20~64세) 100명당 65세 이상 인구는 2024년 한국이 29.3명으로 프랑스(40.2명)보다 적었다. 그러나 2054년에는 한국 84.5명, 프랑스 53.4명으로 역전된다. 국제통화기금(IMF)도 2025~2030년 한국의 GDP 대비 연금 지출이 0.7%p 늘어 프랑스(0.1%p)의 7배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고령화로 재정 여력이 빠르게 소진될 수 있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한국과 프랑스의 재정 여건과 사회·정치적 환경이 다르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한번 늘린 지출의 지속 가능성과 향후 구조조정에 따르는 사회적 비용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김학수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은 "한번 늘린 지출을 앞으로 들어올 세수로 감당할 수 있느냐가 논의의 핵심"이라며 "정부가 구상 중인 미래대응기금이 대안이 될 수 있지만, 일반회계에서 100조원 적자가 나는 상황에서 그만큼을 기금에 넣는 게 바람직한지는 정부의 설명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경제학자는 "장기적인 재정위기로 가는 길을 택했다기보다는 새로 생긴 세원을 두고 사회적 논의를 시작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며 "되돌릴 수 없는 지출에 세수를 모두 쓰는 것보다는 낫다"고 말했다. 한 정부 관계자는 "반도체가 한국 경제에 시간을 벌어주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그 시간을 미래에 쓸 돈을 마련하는 데 쓸지, 미래에도 계속 돈을 써야 하는 구조를 만드는 데 쓸지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wideopen@newspim.com 2026-10-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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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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