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규격화 비용은 산지에, 이익은 중간에 갔다
- 같은 밭 농산물도 선별·포장·손실로 값 갈렸다
- 해법은 비용 절감과 출하자 이익 귀속이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산지는 부담, 유통은 이익…규격화의 역설
KREI "규격화 이익, 중간 유통에 귀속"
119품목·115치수…보이지 않는 비용 분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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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산물 가격은 산지와 식탁 사이에서 왜 몇 배로 벌어질까. 뉴스핌은 '[AI로 읽는 경제] 산지와 식탁 사이' 12부작을 통해 농산물 유통비용 49.2%의 구조를 해부한다. 산지 선별·규격화·저온유통·도매시장·온라인도매·로컬푸드·협동조합까지 생산자와 소비자 사이에 놓인 비용의 흐름을 추적했다. 이번 시리즈는 단순한 '중간마진' 논쟁을 넘어 장바구니 물가를 낮추기 위한 '유통구조 개혁의 조건과 대안'을 짚는다. [산지와 식탁 사이] 기획시리즈 12편 |
[세종=뉴스핌] 정성훈 경제부장 = 본편 1편과 3편에서 농산물 가격이 규격을 통과하는 순간 두 갈래로 갈라진다는 사실을 짚었다. 같은 밭에서 같은 시기에 수확한 농산물도 크기·모양·상처 여부에 따라 상품과 규격외로 나뉘고, 그 격차가 최종 가격에 녹는다는 것이다.
11편은 그 다음 질문으로 들어간다. 규격화에 들어간 비용은 누가 부담하고, 그 이익은 누가 가져가는가. 이 질문은 본편이 다 다루지 못한 영역이다. 1편이 유통비 4920원의 전체 구조를, 3편이 배추·무·양파의 다섯 겹 비용 구조를 보여줬다면, 11편은 규격이라는 단일 장치 안에서 일어나는 비용과 이익의 분배 문제를 정면으로 짚는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은 이미 오래 전부터 핵심을 지적해 왔다. 표준규격화가 유통비용 감소와 상품성 제고에 도움이 되지만, 그 이익이 실제 규격화 작업을 수행한 생산자보다 중간 유통단계에 귀속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산지에서는 비용을 들여 선별하고 규격을 맞췄는데, 가격 프리미엄은 반드시 생산자에게 돌아가는 구조가 아니라는 진단이다.
11편의 무게중심은 여기에 있다. 규격제도 자체의 일반론이 아니라, 그 제도가 만들어내는 비용·이익의 비대칭이다.

| 규격은 임의 관행이 아니라 제도다 |
먼저 출발점을 명확히 해두자. 우리나라 농산물 유통에서 규격은 임의의 관행이 아니라 제도다.
현행 '농수산물 품질관리법 시행규칙'은 표준규격을 포장규격과 등급규격으로 나누고, 포장규격은 거래단위·포장치수·포장재료·포장방법·표시사항 등을 기준으로 정하도록 한다. 등급규격은 품목·품종별 특성에 따라 고르기·크기·형태·색깔·신선도·건조도·결점·숙도·선별 상태 등에 따라 정해진다. 표준규격품으로 출하하려면 포장 겉면에 '표준규격품' 문구와 함께 품목·산지·품종·등급·무게·생산자 또는 생산자단체 명칭 등을 표시해야 한다.
농산물은 시장에 나오기 전부터 이미 규격 언어로 번역돼야 거래가 쉬운 상품이 된다. KREI의 '글로벌시대 농산물 물류 및 상품 표준화 실태와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기준 표준규격 체계에 119개 품목의 거래단위, 115개 포장치수, 7종의 포장재, 7종의 표시사항이 들어 있고 수송 포장계열 치수도 표준 팰릿 기준으로 세분화돼 있다. 규격경제는 생각보다 정교하고 복잡한 시스템이다.
이 제도는 분명히 필요하다. 규격이 있어야 거래가 투명해지고, 물류 효율도 높아지며, 가격 비교도 쉬워진다. KREI는 농산물 표준규격화를 "전국적으로 통일된 기준에 맞도록 선별·포장해 등급을 분류하고 규격 포장재로 출하하는 것"이라고 설명하며, 상품성과 신용도 향상·공정거래 촉진·수송과 적재 효율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고 본다. 규격은 유통 효율화의 전제조건이다.
문제는 그 효율화의 비용과 이익이 누구에게 돌아가느냐에 있다.

| 비용은 산지에 발생한다…공동선별비 보조사업이 말해주는 것 |
규격과 등급은 '보는 눈'만의 문제가 아니다. 실제 비용이 들어간다.
KREI 보고서는 표준규격화를 위한 대표 정책수단으로 농산물 공동출하확대지원(공동선별비) 사업을 소개한다. 농협 조직·생산자단체·농업법인·공영도매시장 등록 산지유통인 등이 농산물을 공동 선별할 때 일정 비율의 국고를 보조하는 사업이다. 정부가 별도 보조사업까지 두는 이유는 단순하다. 선별과 규격화가 그만큼 노동력·시설·장비·포장비가 많이 드는 작업이라는 사실의 방증이다.
산지에서는 무엇이 부담되는가. 첫째, 선별 인력이다. 둘째, 선별기와 작업장 운영비다. 셋째, 포장재와 표준 포장치수에 맞는 자재 비용이다. 넷째, 표시사항(품목·산지·등급·무게·생산자명)을 기재하는 인쇄·라벨 비용이다. 다섯째, 가장 무거운 부담인 규격에 못 미친 물량을 헐값으로 처리하거나 별도 가공·폐기 경로로 보내는 손실이다.
규격은 무료가 아니다. 돈과 인력이 들어가는 산업적 기준이다. 그리고 그 비용은 거의 전적으로 산지에 발생한다.

| 이익은 어디로 가는가…KREI가 짚은 '비대칭 귀속' 문제 |
KREI의 '농산물 표준규격 출하촉진을 위한 도매시장 관리제도 개선 연구'는 이 11편 전체를 떠받치는 핵심 분석이다.
이 보고서는 표준규격화가 유통비용 감소와 상품성 제고에 도움이 되지만, 그 이익이 실제 규격화 작업을 수행한 생산자보다 중간 유통단계에 귀속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산지에서는 비용을 들여 선별하고 규격을 맞췄는데, 가격 프리미엄은 반드시 생산자에게 돌아가는 구조가 아니라는 의미다.
이 진단의 무게는 가볍지 않다. 같은 보고서는 표준규격 출하 촉진의 핵심 과제를 "중간상인에 귀속되고 있는 이익을 제도적으로 출하자에게 귀속시키는 것"이라고 명시했다. 단순히 규격품을 더 많이 만들자는 차원이 아니라, 규격품이 가져온 이익을 누가 가져갈지의 분배 구조를 손봐야 한다는 정책 제안이다.
이 구조는 농민 입장에서 이중 부담이 된다. 규격을 맞추려면 비용이 들고, 규격외 물량은 손실이 되는데, 규격화의 이익은 충분히 보상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표준규격화는 단순히 "더 예쁘게 출하하라"는 요구가 아니라, 그 비용을 누가 부담하고 그 이익을 누가 가져가느냐의 문제다.

| 같은 밭에서도 가격은 '규격 칼' 앞에서 갈라진다 |
비용·이익의 비대칭은 매대 위 가격으로 돌아온다.
소비자는 상품 등급의 예쁜 농산물만 본다. 그러나 그 뒤에는 규격에 맞추지 못해 밀려난 물량이 있다. 규격외 농산물은 헐값 처리되거나 가공용으로 빠지고, 일부는 폐기에 가까운 낮은 가치로 취급될 수 있다. 진열대에 오른 상품 가격에는 '잘 팔릴 물건'의 값만이 아니라 선별 과정에서 탈락한 물량의 손실과 선별 비용까지 일부 녹아 있다.
문제는 그 비용이 산지에 떨어지고 그 이익이 중간 유통단계로 흘러간다면, 같은 밭에서 수확한 농산물이 규격 칼을 통과하는 순간 가격이 둘로 갈라지는 그 격차가 결국 농가에는 손실로, 유통단계에는 마진으로 분배된다는 점이다. 1편에서 짚은 4920원의 유통비용 가운데 일부는 이 비대칭 위에서 형성된다. 3편에서 본 월동무 78.1%·양파 72.4%의 높은 유통비용률에도 같은 구조가 작동한다.

| 규격은 점점 더 세밀해지고 있다…부담은 누가 떠안나 |
규격 제도는 멈춰 있지 않다. 계속 바뀌고, 점점 더 세밀해지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023년 11월 표준규격 개선 내용을 발표하면서, 가족원 수 감소와 농산물 온라인 판매 증가에 맞춰 사과·딸기 등의 소포장 거래 무게 기준을 새로 추가했다고 밝혔다. 샤인머스켓에 당도 기준을 도입하고, 곡류 14개 품목과 비트의 등급규격을 신설했으며, 참외·수박·단감의 크기 구분은 간소화하고, 참다래·마늘·양파는 품종별 크기 구분을 더 세분화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선택권이 넓어진 것처럼 보인다. 1인 가구·온라인 소비·세밀한 품질 요구에 맞춰 규격이 진화한 결과다. 그러나 공급자 입장에서는 다른 그림이 보인다. 맞춰야 할 기준이 더 늘고 더 정교해졌다는 의미다. 규격이 세밀해질수록 선별과 포장·상품화 부담은 더 커진다. 그리고 그 부담은 다시 산지에 떨어진다.
규격이 진화하는데 비용·이익의 분배 구조는 그대로라면, 규격경제는 점점 더 산지에 무거워진다. KREI가 "출하자에게 이익을 귀속시키는 제도적 장치"를 핵심 과제로 짚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 못난이 농산물은 해법이 아니라 보조수단이다 |
최근 유통업계와 소비시장에선 '못난이 농산물'이 익숙한 키워드가 됐다.
KREI의 2022년 농소모 활동보고서는 못난이 농산물 소비가 "전통적 상품 기준이 서서히 전복되는 현상이 식품업계에도 자리 잡기 시작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정리했다. 2024년 업(리)사이클링 전략 연구는 못난이 제품이 기후변화 대응에 도움이 된다고 인식할수록 구매 의향이 높아지는 경향을 보여줬다. 못난이 농산물은 단순 할인 판매가 아니라 가치소비와 연결되는 흐름도 갖고 있다.
다만 11편의 관점에서 보면 못난이 농산물은 규격경제의 본질을 바꾸지는 못한다. 표준규격은 여전히 거래단위·포장·표시·등급의 기본 언어로 작동하고 있고, 대형 유통과 도매·급식·계약 거래는 이 기준 위에서 움직인다. 더 중요한 점은 못난이 판매가 늘어난다고 해서 규격화 비용이 산지에 쏠리고 이익이 중간 유통단계에 귀속되는 비대칭 자체가 해소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못난이 캠페인은 규격경제의 빈틈을 메우는 보조 경로일 수는 있지만, 비용 귀속의 구조를 바꾸는 대안은 아니다. 본질적 해법은 다른 곳에 있다.

| 핵심은 '예쁜 것만 고른다'가 아니라 '비용을 어디서 떠안느냐' |
규격과 등급이 만든 가격 차별의 본질은 미관의 문제가 아니다. 핵심은 누가 그 차이를 위해 비용을 부담하느냐다.
생산자는 선별·포장·규격외 손실을 부담하고, 유통 단계는 표준화된 상품을 더 쉽게 거래하고, 소비자는 잘 정리된 진열대를 본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생긴 비용과 탈락 물량의 손실은 대개 소비자에게 잘 보이지 않는다. 동시에 규격화로 발생한 이익은 KREI 분석대로 중간 유통단계에 귀속되는 경향이 있다. 비용은 산지에 보이지 않게 떨어지고, 이익은 중간에 보이지 않게 머문다. 이것이 규격경제의 진짜 비대칭이다.
규격을 없애자는 식의 접근은 답이 아니다. 규격은 거래의 기본 언어이고 유통 효율화의 전제조건이다. 오히려 필요한 것은 두 가지 방향의 동시 개혁이다. 하나는 규격화의 비용을 줄이는 것. 공동선별 확대·산지유통센터(APC) 고도화·표준 포장재 보급·물류 표준화. 다른 하나는 규격화의 이익을 산지로 되돌리는 제도적 장치. KREI가 짚은 '출하자에게 이익을 귀속시키는' 제도 설계다.
이 두 방향이 함께 가야만 같은 밭에서 나온 농산물이 규격 한 번에 극단적으로 다른 운명을 맞는 구조가 완화된다. 규격이 가격을 가르는 시대에 필요한 것은 규격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그 규격이 낳는 비용과 손실·이익을 더 공정하게 나누는 시스템이다.
이 문제는 12편에서 다룰 도매시장 안 보이는 비용 구조와도 직접 연결된다. 규격화의 이익이 어느 단계에 어떻게 귀속되는지, 그 흐름이 어디서 보이지 않는지, 두 심화편이 함께 보여주려는 그림이다.
■ 한 줄 요약
규격경제의 진짜 비대칭은 비용은 산지에 떨어지고 이익은 중간 유통단계에 귀속되는 분배 구조에 있으며, 핵심 해법은 규격화 비용 절감과 출하자 이익 귀속 장치를 동시에 설계하는 것이다.
* [AI로 읽는 경제]는 AI 어시스턴트가 분석한 내용을 바탕으로 기자가 정리한 내용입니다. ChatGPT, Google Gemini, Perplexity, Claude AI 모델이 적용됐습니다. 상단의 'AI MY 뉴스' 로그인을 통해 뉴스핌의 차세대 AI 콘텐츠 서비스를 활용해 보기 바랍니다.
jsh@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