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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AI가 재발견한 전문성의 본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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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핵심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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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민회 대표는 AI 확산 속에서 전문가 권위가 정보독점에서 나왔던 한계를 지적했다
  • AI가 절차 안내·판례검색·서면초안 등 정보업무를 대체하자, 법조계는 공급과잉·간보기 상담·주니어 일자리 축소 압박을 겪고 있다
  • 전문가의 가치는 정보가 아니라 맥락과 판단력·경험·윤리에 있으며, AI 서면 검증 기준 마련과 함께 ‘AI 답변’과 실제 법률 판단을 구분해야 한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하민회 이미지21 대표 (미래기술문화연구원장)

"AI가 맞다는데 왜 아니라고 하세요?" 변호사 판단에 일일이 따져가며 맞서는 의뢰인, 서면을 AI에 돌려보고 A4 20장짜리 수정 요청을 보내오는 의뢰인.

서초동에서 펼쳐지고 있는 이상한 풍경들이다. 유튜브에는 '2만원짜리 변호사 고용하는 법' 이라는 제목의 AI 프롬프트 설정 영상이 올라오고 이혼 소송 의뢰인이 "챗GPT에게 물어봤더니 다 해결됐다"며 하루 만에 돌아서기도 한다.

법조계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의사, 회계사, 컨설턴트까지 전문직 전반에서 비슷한 풍경이 연출되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AI가 전문가의 영역을 침범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 현상의 본질은 따로 있다. AI가 전문성을 대체하고 있는 게 아니라 우리가 전문성에 대해 품어온 오해가 드러나고 있는 쪽에 가깝다.

수십 년간 전문가의 권위는 상당 부분 정보 독점에서 나왔다. 의뢰인은 소송 절차를 몰랐고, 환자는 치료 옵션을 몰랐고, 세입자는 임대차 계약의 함정을 몰랐다. 그 무지의 공백을 전문가가 메웠고, 그 대가를 받았다. 곧 정보가 전문성으로 여겨졌다.

하민회 이미지21 대표.

AI는 이 구조를 단숨에 해체했다. 이제 월 2~3만원짜리 AI 구독 서비스를 하면 누구나 소송 절차를 알 수 있고, 계약서 초안을 요청할 수 있고, 법률 용어 해설을 받을 수 있다. 엄두조차 낼 수 없던 전문 지식이 클릭 몇 번에 손 안에 쉽게 들어온다. 의뢰인이 "궁금한 게 다 해결됐다"며 변호사 선임을 포기하는 건 이 구조 붕괴의 자연스러운 결과다. 법률 정보 제공이라는 기능만 놓고 보면, AI는 확실히 변호사보다 빠르고 싸고 친절하다.

문제는 정보를 얻은 사람이 전문가가 된 것처럼 착각하는 데서 발생한다.

2023년 미국 연방법원에서 벌어진 일은 이 착각의 위험을 선명하게 보여준다. 뉴욕의 변호사 스티븐 슈워츠는 항공사를 상대로 한 소송에서 ChatGPT가 생성한 법률 서면을 그대로 제출했다. 서면에는 판례 6건이 인용됐는데, 단 한 건도 실존하지 않는 사건이었다. 판사 명, 사건번호, 인용문까지 그럴듯하게 꾸며진 가짜였다. 담당 판사 P. 케빈 캐스텔은 이를 "전례 없는 상황"이라 표현했고, 해당 변호사들은 5,000달러 제재금을 부과받았다. (Mata v. Avianca, 678 F. Supp. 3d 443, S.D.N.Y. 2023)

무엇보다 충격적인 건 변호사가 당했다는 점이다. 법률 훈련을 받은 전문가조차 AI 출력물의 허구를 걸러내지 못할 정도라면, 법률 지식이 없는 일반인이 AI 서면을 그대로 활용할 때의 위험은 훨씬 커진다. AI는 틀릴 때도 확신에 차 있다. 망설임도, 단서 조항도 없이 그럴듯한 문장으로 오답을 출력한다. 서초동 변호사들이 "AI 가스라이팅"이라고 부르는 현상의 작동 원리다.

LG 클로이드가 식기세척기에 식기를 투입하는 모습 [사진=LG전자]

그렇다면 AI가 대체할 수 없는 전문성은 무엇일까? 바로 '맥락'이다.

법률 지식은 이제 검색할 수 있다. 그렇지만 담당 판사는 증거 능력 판단에서 어떤 성향을 보여왔는지, 상대 변호사 논리의 취약점은 어디에 있는지, 이 의뢰인이 진짜 원하는 게 승소인지, 감정적 해소인지 등에 관한 질문에 AI는 결코 답하지 못한다. 이러한 답은 데이터의 문제가 아니라 판단의 문제이고, 판단은 경험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변호사가 쓰는 서면 하나에는, 수십 건의 유사 사건 경험, 법원 분위기에 대한 감각, 의뢰인 심리 파악, 상대방 전략에 대한 예측이 녹아 있다. AI는 텍스트 패턴을 학습하지만, 변호사는 살아있는 분쟁의 맥락을 읽는다. "AI가 맞다는데 왜 아니라고 하냐"는 질문에 변호사가 끝까지 답해야 하는 이유다.

전 세계 대형 로펌들은 이미 이 구분을 실감하고 있다. AI 도구를 도입하면서도 국제중재, 기업 인수합병, 형사 전략 등 고부가가치 영역의 시니어 변호사 수요는 오히려 늘리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반면 주니어 어소시에이트 채용은 줄이거나 인턴십 규모는 확실히 축소하는 추세다. 반복적 문서 작업에서는 AI가 신입 변호사보다 빠르고 정확하기 때문이다. 영국 대형 로펌 클리퍼드 챈스가 AI 효율화를 이유로 일부 직군을 감원한 것도 이 흐름의 일부다.

한국 법조계는 더 복잡한 압박을 받고 있다. 2009년 로스쿨 도입 이후 매년 1,700명 이상의 변호사가 배출되면서 이미 공급 과잉 상태에 이르렀다. 여기에 AI 대체 압력이 겹쳤다. 서초동에서 이른바 '간보기 상담'이 늘었다는 변호사들의 하소연은 이 이중 충격을 단면으로 보여준다.

하지만 단기 충격과 장기 방향을 혼동하면 안 된다. 다른 산업들과 마찬가지로 법조계 역시 업무의 변화와 역할 배분이 예견된다. 절차 안내, 서면 초안, 판례 검색처럼 표준화 가능한 업무는 AI가 흡수할 것이다. 막을 수도 없고, 막을 필요도 없는 당연한 변화다.

[서울=뉴스핌] 김현우 기자 = 9일 오후 서울 강서구 LG사이언스파크 마곡에서 열린 피지컬 AI 선도기술개발 사업 착수보고회에서 로보티즈의 AI워커(AI Worker) 로봇이 시연을하고 있다. 2026.06.09 khwphoto@newspim.com

핵심 문제는 따로 있다. 검증되지 않은 AI 서면이 법정을 오염시키기 전에, 필요한 제도적 기준이 마련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한국에는 사실상 AI가 작성한 법률 문서에 대한 검증 기준도, 가이드라인도 없다. 미국 일부 법원이 AI 생성 문서 제출 시 별도 고지 의무를 도입하기 시작한 것과 비교하면 뒤처진 상태다. 특히 나홀로 소송을 준비하는 시민이 AI 서면의 오류로 돌이킬 수 없는 절차적 실수를 저지르거나 예상치 못한 피해를 입는 사례가 늘어나기 전에, 법원과 법조계가 함께 기준을 만들어야 할 시점이다.

정보가 전문성이라는 오래된 오해에서 벗어나야 한다.  AI는 전문가를 없애는 게 아니라, 전문가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재정의하고 있다. 정보를 제공하는 사람에서 판단을 제공하는 사람으로, 절차를 아는 사람에서 맥락을 읽는 사람으로 전문가의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

역설적이게도, AI가 법률 정보를 민주화할수록 진짜 전문가의 가치 — 판단력, 경험, 윤리적 책임 — 는 더 선명해질 수 있다. 의뢰인이 AI로 사전 공부를 하고 변호사를 찾아오면, 기초 설명에 낭비하던 시간을 줄이고 핵심 전략 논의에 집중할 수 있다는 이점도 있다.

물론 전제 조건이 있다. 의뢰인이 AI가 '알려주는 것'과 AI가 '판단해주는 것'을 구분할 수 있어야 한다. 전문가 역시 자신의 가치가 정보가 아닌 판단에 있음을 분명히 하고, 그 판단을 설득력 있게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AI가 그렇게 말해도 이 사건에서는 이렇다" — 그 한 문장을 근거와 함께 제시할 수 있는 능력이, AI 시대 전문가 변호사의 핵심 역량이다.

AI시대 서초동의 낯설고 불편한 풍경은 전문가의 재발견에 따르는 진통이다. 그리고 그 진통은, 이미 사회 전 분야에 거쳐 진행 중이다.

◇하민회 이미지21대표(미래기술문화연구원장) =△경영 컨설턴트, AI전략전문가△ ㈜이미지21대표 △경영학 박사 (HRD)△서울과학종합대학원 인공지능전략 석사△핀란드 ALTO 대학 MBA △상명대예술경영대학원 비주얼 저널리즘 석사 △한국외대 및 교육대학원 졸업 △경제지 및 전문지 칼럼니스트 △SERI CEO 이미지리더십 패널 △KBS, TBS, OBS, CBS 등 방송 패널 △YouTube <책사이> 진행 중 △저서: 쏘셜력 날개를 달다 (2016), 위미니지먼트로 경쟁하라(2008), 이미지리더십(2005), 포토에세이 바라나시 (2007) 등

[뉴스핌 베스트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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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이스X, 데뷔 첫날 19% 급등 [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가 12일(현지시간) 나스닥 데뷔에서 급등하며 기업가치 2조 달러를 돌파했다. 사상 최대 기업공개(IPO) 후 로켓과 인터넷 서비스, 인공지능(AI)을 아우르는 머스크의 거대 제국에 올라타려는 투자자들이 몰려든 결과다. 스페이스X 주가는 이날 공모가 135달러 대비 19.34% 급등한 161.1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로써 스페이스X는 미국 시가총액 6위 기업에 올랐다. 거래 개시는 많은 시장 참가자들의 예상보다 순조로웠다. 이날 오전 늦게 거래가 시작된 주가는 세션 대부분 동안 전날 공모가 대비 15~30% 상승 범위에서 움직였으며 변동성은 크지 않았다. 거래량은 5억 주, 금액 기준으로는 약 800억 달러를 넘어섰다. 최근 기술주 급락으로 AI 관련주의 천문학적 상승에 대한 우려가 커진 가운데 거래소가 이번 상장을 감당할 수 있을지에 대한 불안 속에 치러진 데뷔였다. AJ벨의 댄 코츠워스 마켓 책임자는 "스페이스X는 증시 데뷔 조달액 기록을 깬 것뿐 아니라 다른 거물들을 한참 따돌렸다"며 "시작 밸류에이션이 이미 2조 달러에 육박하는 상황에서 손가락 클릭 한 번에 그만큼의 가치를 더한 것은 인상적"이라고 평가했다. 개인 투자자들은 전체 물량의 약 20%를 배정받았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통상적인 IPO보다 훨씬 큰 비중으로 단 1주를 배정받고 축하하는 이들도 있었다. 그윈 숏웰 사장과 브렛 존슨 최고재무책임자(CFO) 등 스페이스X 경영진은 이날 개장벨을 울린 후 뉴욕 타임스스퀘어의 나스닥 마켓사이트에서 자축했다. 머스크는 텍사스에서 직원들을 위한 별도 행사를 열었다. 이날 상장은 머스크를 사상 첫 조만장자(트릴리어네어)로 만들었다. 2025년 매출 187억 달러 기준으로 스페이스X의 시가총액은 매출 대비 약 110배로 다른 초대형주들을 한참 웃돈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이미 긍정적 투자의견을 냈지만 모닝스타 애널리스트들은 이달 적정 가치를 약 7800억 달러로 평가했고 CFRA는 이날 매도 의견으로 커버리지를 개시했다. 12일(현지시간) 나스닥에 상장한 스페이스X 이미지가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어에 나오고 있다.[사진=로이터 뉴스핌] 2026.06.13 mj72284@newspim.com   mj72284@newspim.com 2026-06-13 0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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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32강 진출 확률은 93%" [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경쟁국을 꺾은 값진 결실은 예상보다 달콤했다. 홍명보호가 12일(한국시간) 조별리그 A조 1차전에서 체코를 2-1로 역전승을 거둬 32강 토너먼트 진출의 9부 능선을 넘었다. 체코전 승리는 단순한 승점 3점 이상의 가치를 지닌다. 유력 외신들은 한국의 조별리그 통과 가능성을 매우 높게 점쳤다. 미국 매체 디애슬레틱은 경기 직후 자체 시뮬레이션 결과를 공개하며 "1승을 거둔 한국의 32강 진출 확률은 93%에 달한다"고 분석했다. 대회 전 매체가 예측했던 진출 확률 70.35%에서 무려 20%포인트 이상 급상승했다. [과달라하라 로이터=뉴스핌] 박상욱 기자=손흥민(가운데) 등 한국 대표팀 선수들이 북중미 월드컵 A조 조별리그 체코와의 경기에서 2-1로 승리한 후 기쁨을 나누고 있다. 2026.6.13 psoq1337@newspim.com 이번 대회부터 참가국이 48개국으로 늘어나면서 각 조 1, 2위는 물론, 조 3위 중 성적이 좋은 8개 팀까지 32강에 합류한다. 영국 'BBC'는 "통계상 승점 3점에 골득실이 0 이상이면 32강 진출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 대회는 승점이 같을 때 상대 전적을 가장 먼저 따진다. 한국은 가장 까다로운 조 2위 경쟁자인 체코를 직접 무너뜨리면서 향후 순위 싸움에서 절대적인 우위를 선점했다. 남은 조별리그 일정도 한결 여유로워졌다. 디 애슬레틱은 한국이 오는 19일 멕시코와의 2차전에서 패하더라도 32강 진출 확률은 86%를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마지막 상대인 남아공전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최악의 시나리오인 '남은 2경기 전패'를 당하더라도 한국이 토너먼트에 오를 확률은 55%로 예상했다. psoq1337@newspim.com 2026-06-13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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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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