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촉법소년 연령 하향 논의 속 보호공백 대책을 짚었다.
- 가정 갈등·학업중단·비행또래가 범죄 경로로 나타났다.
- 학교 발굴·가족지원·사례관리 강화가 해법으로 제시됐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재비행 청소년 학업중단율 33%…초비행의 두 배 수준
가정폭력·방임·학업중단 누적…비행 또래가 빈자리 채워
형사미성년자(촉법소년) 연령을 유지할지 낮출지, 낮춘다면 몇 살까지 낮출지를 둘러싼 논란이 수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뉴스핌은 연령(年齡) 논쟁 너머를 들여다본다. 청소년들은 어떤 경로로 비행과 범죄에 빠지는지, 범죄 이후 어떤 삶을 살아가는지, 이들을 수사하고 보호·교화해 다시 사회로 돌려보내야 할 우리 사회의 준비는 충분한지 4편에 걸쳐 살펴본다.
[서울=뉴스핌] 송주원·황혜영 기자 = #. 민수(가명)는 부모의 이혼 뒤 삼촌의 폭력을 견디다 "집에 있으면 맞아 죽겠다"는 생각에 가출했다. 돈이 떨어지자 생활비를 마련하려 차털이를 시작했고 경찰에 붙잡혔지만 별다른 보호조치 없이 훈방됐다. 이후 절도를 반복했지만 1호·6호 처분 과정에서 자신을 믿고 돕는 어른을 만나 자립의 기반을 마련했다.
#. 지훈(가명)은 어머니가 숨지고 아버지에게 방임된 채 사실상 혼자 생활했다. 무단결석이 이어지자 교사들이 집까지 찾아왔지만 지속적인 관리로 이어지지 않았다. 집에 비행 또래와 선배들이 드나들면서 술자리가 열리는 아지트가 됐고 결국 범죄에도 가담했다.
#. 서연(가명)은 중학생 때 이른바 '잘나가는 언니들'과 어울리며 절도와 폭행에 가담했다. 이후 1호 청소년회복지원시설에 들어가 비행 친구들과 연락이 끊기고 자신을 돌봐주는 어른들과 생활하며 폭력을 멈췄다. 그는 이 시설을 자신의 "인생을 바꿔준 곳"이라고 기억했다.
이들 사례는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이 2024년 발간한 '청소년은 어떻게 범죄의 길에 빠지게 되는가'에서 보호처분 이력이 있는 청소년 12명의 심층면접을 재구성한 것이다.
청소년 범죄에는 이같이 가정 갈등과 학업중단, 비행 또래 관계 등 여러 위기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재비행 청소년일수록 가정과 학교 등 보호망 이탈이 많아 처벌 강화만으로는 재범을 막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 재비행 청소년일수록 가정·학교 보호망 이탈 뚜렷
17일 성평등가족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촉법소년 연령 하향 필요성에는 공감대를 모았지만 '13세 조건부 하향'의 법리적 쟁점으로 연령과 적용 범위를 검토 중이다. 성평등부는 법무부에 공론화 경험을 바탕으로 실무 정보를 제공했다.
다만 연령 조정과 함께 소년범죄를 둘러싼 가정·학교의 보호 공백도 살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은 해당 보고서를 통해 소년보호처분 청소년 3250명을 분석한 결과 83.2%가 한 가지 이상의 개인 위기요인을 갖고 있었다고 분석했다. 구체적으로 가정 위기요인은 61.8%, 학교·또래 위기요인은 72.8%였고 비행친구가 있는 청소년은 54.6%, 재판 당시 학업중단 상태는 24.6%였다.
재비행 청소년일수록 위기요인은 더 두드러졌다. 개인 위기요인 경험률은 90.8%로 초비행 청소년 76.9%보다 높았고 가정 위기요인도 70.1% 대 54.8%, 학교·또래 위기요인도 84.6% 대 62.9%로 격차를 보였다. 학업중단율 역시 재비행 청소년이 33.2%로 초비행 청소년 17.5%의 두 배 가까이 됐다.
심층면접에서는 범죄가 갑자기 시작되기보다 가족과 학교, 또래 관계의 문제가 누적되며 심화되는 경로가 확인됐다. 보호자의 폭력이나 갈등을 피해 집을 나가거나 학업 어려움과 따돌림을 겪고도 도움을 받지 못한 청소년들이 있었다. 가정과 학교에서 멀어진 자리는 비행 또래가 채웠고 폭행이나 절도로 이어지기도 했다.
사법 절차에서도 보호 공백은 이어졌다. 일부 참여자는 경찰 단계를 '보호 없는 훈방'으로 기억했다. 퇴소 뒤 다시 비행 친구들과 어울리거나 학교와 연결이 끊겨 재비행한 사례도 있었다. 반대로 자신을 지지하는 성인을 만난 경험은 비행을 멈추는 계기가 됐다.
◆ "학교서 위기 발굴하고 가족까지 장기 사례관리해야"
연구진은 소년범죄 대책의 중심을 처벌 수위에만 두기보다 범죄 경로 곳곳에서 보호망을 복원하는 방향으로 넓혀야 한다고 제안했다. 가정 보호력을 높이기 위해 1호 처분 청소년의 보호자에게 특별교육을 부과하고 조건부 기소유예 청소년의 부모에게도 교육을 병행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학교의 보호 기능도 강화해야 한다고 봤다. 사회복지사 등을 통한 사례관리로 위기 청소년을 조기에 발굴하고 학업중단을 막아야 한다는 것이다. 직업소년원을 대안교육 위탁교육기관으로 확대 지정하고 소년원 퇴원 뒤에도 학업을 이어갈 수 있는 경로를 다양화하는 방안도 제안했다.
범죄 유형에 따른 맞춤형 개입도 필요하다고 봤다. 우범소년에게는 사법적 개입보다 복지를 우선하고 성범죄 청소년에게는 치료·교육을 강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재산범죄 청소년에게는 경제·소비교육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박선영 한세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도 처벌 강화보다 가정과 학교의 보호 기능을 회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범죄학에서는 가정을 1차 안전망, 학교를 2차 안전망으로 본다"며 "가정 개입이 쉽지 않은 만큼 학교에서 위기 청소년을 적극적으로 발굴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학교에서 상담사와 사회복지사, 스쿨폴리스 등이 위기 청소년을 찾아내고 부모까지 장기간 지원하는 체계가 필요하다고 봤다. 학교를 떠난 청소년도 전문가가 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 등으로 직접 인계해 지원이 끊기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여러 기관의 지원을 한 청소년에게 연결해줄 사례관리자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시스템은 잘 만들어져 있지만 이 체계를 꿰어서 관리할 사람이 없다"며 "아이에게 필요한 지원을 책임지고 확인할 담당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한 아이를 둘러싼 부처 사이의 벽이 커 협력이 잘되지 않는다"며 교육·복지·사법기관의 지원을 통합적으로 연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jane94@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