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정부가 24일 미래대응기금 구체안을 내놨다
- 호황세수 적립 후 청년·성장투자와 세입보강에 쓴다
- 아일랜드·매사추세츠보다 한국은 운용 유연성에 무게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한국은 성장투자·위기대응 함께…재정 유연성에 방점
[세종=뉴스핌] 김현구 기자 = 반도체 호황으로 늘어난 세수를 미래에 대비해 쌓아두겠다는 정부의 미래대응기금이 구체화됐다.
24일 기획예산처에 따르면 정부는 세수가 장기 추세를 웃돌 때 재원을 비축하고, 청년·성장동력·지방·교육·인재 등 미래 투자와 세입이 장기 추세를 밑돌거나 세수 결손이 발생할 때 재정 보강에 활용하는 '재정 저수지'를 만들 계획이다.
해외에서도 호황기에 불어난 세입을 평상시 재정과 떼어 관리하는 사례가 있다. 다만 쌓아둔 돈을 언제, 어디에 쓸 수 있도록 할지는 나라마다 다르다.
아일랜드가 장기저축과 경기대응 자금을 나눠 사용조건을 강하게 제한했다면, 미국 매사추세츠주는 변동성이 큰 세수의 초과분이 갈 곳을 미리 정해둔다. 한국은 두 사례보다 당장의 성장투자와 정책 대응에 무게를 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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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일랜드, 미래 돈은 2041년까지 못 쓴다
아일랜드는 2024년 법을 제정해 미래아일랜드기금(FIF)과 인프라·기후·자연기금(ICNF)을 함께 만들었다. 다국적기업을 중심으로 급증한 법인세에 재정이 과도하게 기대는 위험을 덜면서, 장기 재정수요와 경기충격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장기저축용인 FIF는 목적 자체가 '2041년 이후 국가 지출을 지속가능하게 뒷받침하는 것'으로 법에 규정돼 있다.
2024~2035년에는 원칙적으로 매년 '관련 국내총생산(GDP)'의 0.8%를 적립하는데, 관련 GDP는 해당 연도보다 2년 전 GDP를 기준으로 삼는다. 적립한 돈은 2041년 이전에는 국고로 꺼낼 수 없고, 이후에도 인출 규모가 제안 전년도 말 기금 순자산가치의 3%를 넘지 못한다.
당장 닥친 경기충격에 대응할 돈은 ICNF에 따로 둔다. 2025~2030년 매년 20억유로를 쌓아, 경제·재정 상황이 중대하게 나빠졌을 때 국가 지출에 쓸 수 있도록 설계했다.
2026~2030년에는 환경사업에도 활용할 수 있지만, 한 해 인출액은 전년도 말 순자산가치의 22.5%, 누적액은 31억5000만유로를 넘지 못한다. 독립기관인 아일랜드 재정자문위원회가 매년 경제·재정 상황을 평가하는 절차도 뒀다.
미래 재원을 단기 정책 수요로 헐기 어렵게 묶은 만큼 장기 재정여력을 지키는 데 유리하다. 반면 국가적으로 필요한 투자가 생겨도 장기기금에는 손대기 어려운 경직성은 감수해야 한다. 아일랜드가 미래저축용 FIF와 경기대응·환경투자용 ICNF를 굳이 나눈 것도 이런 차이 때문이다.

◆ 매사추세츠는 초과세수 '행선지'부터 정한다
미국 매사추세츠주는 돈을 오래 묶어 두기보다 초과세수의 갈 곳을 미리 정하는 방식이다. 주식시장 상황에 따라 출렁이는 자본이득세가 일정 기준을 넘으면, 그 초과분을 별도로 관리한다.
올해 확정된 2027회계연도 예산에서는 초과 자본이득세 기준을 22억5000만달러로 정했다.
기준 산정 방식도 최근 10개 회계연도의 확정 자본이득세 수입 평균의 95%를 물가에 맞춰 조정하는 구조로 바꿨다. 최근 10년간 내국세 추세로 '추가세수'를 가려내는 한국과 대상 세목은 다르지만, 호황기 세수를 평상시 수준과 나눠 본다는 발상은 닮았다.
기준을 넘는 돈의 행선지도 이미 정해져 있다. 2027회계연도에는 초과분을 주 퇴직자급여신탁기금 58.6%, 안정화기금 20%, 연금부채기금 13.6%, 재난구호·회복력기금 7.8%로 분기마다 나누도록 했다.
최종 예산에 반영된 예상 금액은 각각 1억5000만달러, 5120만달러, 3480만달러, 2000만달러다. 배분 비율은 의회가 예산으로 조정할 수 있지만, 초과세수가 생긴 뒤 행정부가 사업을 골라 임의로 나누는 방식과는 거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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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은 한 기금에 투자·안정화 다 담아
한국 미래대응기금은 하나의 기금에 더 많은 역할을 담았다. 최근 10년 평균 추세를 웃도는 내국세 '추가세수'와 당해연도 초과세수 등을 적립한 뒤, 총괄계정을 거쳐 청년·성장동력·지방·교육·인재 등 4개 사업계정에 배분한다.
세입이 장기 추세를 밑돌거나 세수 결손이 나면 재정여력을 보강하는 기능도 함께 맡는다.
아일랜드처럼 장기저축과 경기대응 재원을 별개 기금으로 떼거나 매사추세츠처럼 배분비율을 미리 고정하기보다, 현재의 전략투자와 미래 위기대응을 한 기금에서 동시에 수행하는 형태다.
정부가 인공지능(AI)·소형모듈원자로(SMR)·우주항공과 청년 일자리·주거, 지역 성장거점 등을 두루 투자처로 제시한 것도 이런 성격을 보여준다.
특히 지금까지 공개된 정부안에는 아일랜드의 '2041년·3%'처럼 적립재원의 사용 시점과 규모를 미리 묶는 정량 기준이 없다. 매사추세츠처럼 세수가 들어올 때부터 고정 비율로 특정 기금에 배분하는 방식도 아니다.
정부는 이런 유연성을 미래대응기금의 강점으로 내세운다. 회계연도 중 새 정책 수요가 생기면 매번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하는 대신, 쌓아둔 기금 재원으로 신속히 대응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정부는 '상시 추경'과 같다는 평가에는 선을 그으면서도, 적립재원으로 대응 속도를 높일 수 있다는 점은 인정했다.

◆ 왜 '쌈짓돈' 논란 나오나
미래대응기금도 매년 국회의 기금운용계획 심사를 받는다. 정부가 국회 통제 밖에서 마음대로 쓸 수 있는 돈은 아니라는 게 정부의 입장이다. 논란은 국회가 기금운용계획을 확정한 뒤, 정부가 회계연도 중 돈을 움직일 수 있는 범위에서 나온다.
현행 국가재정법상 기금관리주체는 주요항목 지출금액 범위 안에서 세부항목 금액을 바꿀 수 있다. 주요항목 자체도 금융성 기금 외에는 20%, 금융성 기금은 30% 이내라면 기금운용계획변경안을 국회에 내지 않고 조정할 수 있다.
국회예산정책처도 올해 발간한 '2026 대한민국 재정'에서 이를 일반·특별회계보다 기금에 자율성과 탄력성을 더 인정한 제도로 설명한다.
20%와 30%는 정액이 아니라 주요 항목 지출금액에 붙는 비율이다. 프로그램 규모가 커질수록 별도의 국회 의결 없이 바꿀 수 있는 금액의 절대 규모도 함께 커진다.
다만 이런 변경이 국회 감시에서 완전히 벗어나는 것은 아니다. 국가재정법은 주요·세부항목을 변경하면 그 내역을 분기별로 소관 상임위원회와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 제출하도록 하고 있다.
미래대응기금은 이런 기금의 탄력성을 정책 대응에 적극 활용하려는 성격이 강하다. 정부는 청년·성장동력·지방·교육·인재라는 폭넓은 투자 분야를 두고, 회계연도 중 '예측하기 어려운 정책 수요'가 생기면 추경보다 빠르게 적립재원을 쓸 수 있다고 설명했다.
빠른 대응을 가능하게 하는 바로 그 장치가, 거꾸로 정부가 국회의 당초 심의와 달리 연중 재정 운용을 바꿀 여지를 넓힌다는 우려로 이어지는 셈이다.
아일랜드는 미래자금을 강하게 잠그는 대신 현재의 선택지를 줄였고, 매사추세츠는 초과세수의 행선지를 미리 정하되 의회가 필요에 따라 배분규칙을 손질한다.
한국은 현재와 미래의 정책 수요에 더 탄력적으로 대응하는 길을 택했다. 호황기에 생긴 재원을 지키는 규율과 필요한 순간 쓸 수 있는 유연성 사이에서, 저마다 다른 답을 고른 셈이다.
hyun9@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