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사헌 기자] 영국 정부가 8일 우리시간 오후 3시에 대규모 은행 구제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유럽 전역이 금융 위기 대책을 위해 공조 방안을 논의하는 가운데, 이번 위기에 가장 취약한 지역으로 꼽히는 영국과 스페인은 독자적인 구제 대책을 먼저 들고 나왔다.

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영국 정부가 곧 발표할 구제 대책에는 정부가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그룹(RBS), 바클레이즈(Barclays PLC), HBOS-로이즈TSB그룹 등 주요 은행의 지분을 매입하는 것을 포함해 총 500억 파운드(880억 美달러 상당)를 투입하는 방안이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스페인은 미국과 마찬가지 방식으로 500억 유로의 공적 자금을 투입해 부실자산을 매입한다는 계ㅤㅅㅚㄱ이다.

영국 정부의 구제 대책은 월요일 긴급 고위 정부당국 회동을 통해 급조되었으며 은행권에도 간단하게 설명을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알리스테어 달링(Alistair Darling) 영국 재무장관은 수요일 런던 금융시장 개장 전에 성명서를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영국 정부의 움직임이 고든 브라운(Gordon Brown) 영국 총리가 지난해 한 세기 만에 처음 '뱅크런' 사태를 맞이하는 등 조기 위기 대처에 서툴렀다는 비판에 직면, 과감한 돌파구를 마련하는 과정에서 나온 '과감한 도박'으로 보인다.

물론 이번주 글로벌 증시 패닉 양상 속에서 영국 은행들의 주가가 폭락하면서 발빠른 조치가 필요하다는 인식이 강화됐다.

화요일 런던시장에서 RBS그룹의 주가는 39% 급락했고, HBOS의 주가는 42%나 폭락했다. 바클레이즈도 9% 하락했으며 로이즈TSB의 주가는 13% 내렸다.

전문가들은 영국 정부의 구제대책이 현재 위기의 배경이 되는 기초 문제점들나 은행간 자금대출 기피에 대한 발본적인 해결책은 되지 못할 것이라는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런던시장 은행간 제시금리인 리보(Libor) 콜 금리는 화요일 5.84%로 0.76%포인트나 급등했다.

또한 전문가들은 영국과 스페인 등이 독자적인 행보에 나서면서 유로존 당국의 입지가 사라지고 있다면서 정책 공조에 대한 기대가 후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 두 나라가 앞서서 대책을 내놓으면 다른 나라들이 같은 정책을 반복하며 따라가기 힘든 여건이 된다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