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사헌 기자] 미국 경제의 번영을 이끌어 온 지난 25년간 신용 호황이 끝장나고 있는 지금, 과연 새로운 시대의 성장동력은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지가 관건으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이 같은 질문에 아직 제대로 된 답이 없다는 것이 우려를 더하고 있다. 금융 위기가 일단 미봉되더라도 진짜 큰 대불황이 도래할 것이란 비관론 조차 고개를 들고 있다.
과거 경험을 통해 교훈을 얻고자 하는 월가의 시각은 갈수록 '솔직담백'해지고 있다는 점도 흥미롭다.
최근 미국 증시나 금융시장은 혹시 오마바-민주당 정부가 금융 불안과 경기침체를 극복하고 새로운 모멘텀을 이끌 수 있지 않을까 샅샅이 찾는 분위기지만, 진짜 문제는 바로 이 같은 장기 성장동력을 어디에서 찾을 것인가에 있다는 점은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로버트 그린(Robert Green) 미국 브리핑닷컴(Briefing.com)의 투자전략가는 7일자 칼럼을 통해 자신도 역사적 경험을 통해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을 찾으려고 했으나, 결국 그 해답은 "모호하다"는 우려할만한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해답을 찾았는지 여부를 떠나 그린이 제시한 과거 미국 경제의 성장동력 분석은 눈여겨볼 만하다.
◆ 대공황의 해결사는 '세계대전': 無경쟁이 경쟁력
그린은 1920년대말부터 시작된 사상 최악의 미국 경기침체는 '제2차 세계대전'을 통해 해결됐다고 주장했다.
세계대전 이전에 미국 경제는 실업률이 25%에 이를 정도였고 국내총생산(GDP)가 위축되는 것은 평범한 일에 속했다. 당파적인 분석가들은 이런 대공황이 뉴딜 정책(New Deal) 덕분에 해결되었다고 하지만, 진짜 동력은 바로 '세계대전'이었다는 것이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에 인프라가 크게 손상을 입지 않은 나라는 미국이 유일했다. 다른 모든 선진국들은 연합국(Allied)이든 추축국(Axis)이든 전화로 황폐해졌다.
결국 큰 산업프로젝트는 모두 미국 회사가 수주했다. 새 발전소를 세우려면 제너럴일렉트릭(GE)과 계약할 수 밖에 없었고, 다리를 놓으려면 유에스스틸(US Steel)에서 강철을 구입하는 것 외에는 도리가 없는 지경이었다.
사실 전후 미국의 경쟁력은 바로 '경쟁(할 상대)의 부재'에 있었다. 모든 세계가 재건을 필요로 할 때 미국 기업들이 유일한 계약자가 되었고, 경제는 믿을 수 없을 정도의 속도로 성장했다.
정복된 나라들이 속국이 아닌 고객이 되도록 만든 마샬플랜(Marshall Plan)은 전후 시기의 가장 중대한 정책적 의사결정이었는데, 사실 그 정책의 가장 큰 성과는 바로 미국 산업서비스의 고객기반을 넓힌 것이었다.
비록 종전 직후의 경세성장세는 느렸지만, 유럽과 아시아가 재건되면서 미국의 건실한 고객기반이 되었다. 이후 교역 상대국이 될만큼 회복된 이후에는 미국이 이들 국가가 생산한 저가 생산품의 주된 수혜국이 되었다.
미국이 1965년부터 1970년 사이 강력한 성장세를 구가한 것은 결국 제2차 세계대전에 미국 산업기반이 큰 타격이 없이 온전했다는 점에 기반하는 셈이다.
◆ 1970년대 위기와 스태그플레이션, 그리고 이어진 '좋은 시절'
1970년대 미국은 베트남 전쟁에서 패퇴하고 성장 동력을 잃은 채 불안 상태에 빠졌다.
무엇보다 80년대 중반까지 부진한 경제 성장과 열악한 경제 여건은 바로 미국이 앞서 본 전후 '경쟁력'을 상실했기 때문이라고 그린은 분석했다.
이 때는 대체할만한 새로운 경제의 성장 동력이 부재했다. 결국 해외에서 생산된 석유에 의존하게 되면서 미국 경제는 약해져갔다.
미국 정부의 이 같은 상황에 대한 대응은 인플레이션을 유발, 처음으로 진짜 '스태그플레이션'의 시대가 도래했다.
그런데 80년대 초반 이후 25년간 미국 경제는 다시 놀랄만큰 강력한 성장세를 구가하게 된다.
그 같은 변화의 주된 요인은 ▲ 인구학적 변화, 즉 베이비붐 세대의 본격적인 소비시대의 도래 ▲ 컴퓨터와 같은 미국 첨단기술의 극도로 강력한 경쟁력 ▲ 레이건시대를 통해 자본이득세를 중심으로 한 급격한 세율 하락 ▲ 미국 재무증권과 모기지금리가 15% 부근에서 5% 아래까지 내려선 20년간의 장기 금리 하락세 등으로 요약된다.
이런 요인들이 결합되면서 미국 경제의 성장 동력이 되었으며, 그 결과 주식시장의 장기 번성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이 시기에 경제적 '파이(Pie)'가 제대로 분배되었는지 여부에 대한 정치적 논란은 있을 수 있지만, 모든 경제 주체의 파이가 커진 것은 부인할 수 없다.
그런데 바로 이 같은 최근 25년간 경제 호황을 이끈 모든 동력들이 흔들리고 있다.
◆ 25년간 번영을 이끈 동력의 쇠퇴
베이비붐 세대의 본격적인 아메리칸드림의 구가는 지나갔다. 이런 변화를 가장 정확하게 예측한 사람은 바로 '버블붐'의 저자 해리 덴트(Harry Dent)다. 10년 전에 2008년 시작된 경기침체가 2010년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본 그의 예측은 으시시할 정도로 정확했다.
첨단기술이 제공했던 경쟁력은 2000년 인터넷 거품을 유발했으나 고통스럽게 붕괴됐다. 첨단기술에 대한 과잉 투자가 손실로 전환되면서 새로운 투자에 대한 경계심은 새 기술의 발전 속도를 느려지게 했다. 게다가 주요 정보화기술 부문의 전반적인 포화로 인해 고객사들의 신기술 투자도 더뎌졌다.
이런 요인들이 결합되면서 첨단기술이 미국 경제의 성장 동력으로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게 됐다.
1980년대 중반 부양책으로 제시된 감세 정책 이후 세율은 점진적을 상승해왔다. 아버지 부시와 클린턴 대통령은 레이건시대의 급격한 감세 이후 세율을 약간 인상했다. 아들 부시 대통령의 감세로 인해 그 영향이 상쇄되기는 했지만, 앞으로도 세율은 점차 높아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최근 3년간 미국 경제의 진짜 동력은 바로 '신용' 부문이었지만, 이것도 이제는 끝장났다.
모든 경제활동을 위해서는 신용이 필수적이지만, '레버리지'라는 것은 최근 20년 사이 지속적인 금리하락으로 인해 형성된 새로운 금융 문화라고 할 수 있다.
레버리지의 수혜는 바로 지금 발생한 부채가, 만기가 도래하기 전에도 더 낮은 이자가 붙는 새 채권으로 상환될 수 있다는 점에 있다. 현재 현금흐름에는 전혀 영향을 주지 않고서 말이다.
주택 모기지의 예를 보자면, 소유자가 기존 모기지를 재융자할 경우 동일한 월 상환액으로도 원금 비중이 더 높아질 수 있게 되었다. 이런 식으로 현금을 추출하는 방식이 최소한 15년 동안 미국 소비경제의 활황을 이끈 원동력이었다.
레버리지는 기업권에서도 작동됐다. 빌린 자금으로 새로운 수익 원천에 투자하고 있는 기업이 더 낮은 금리로 재융자가 가능할 경우 수익이 개선되거나 신규 투자자본이 더 많아진다는 것을 의미했다. 20년 동안 기업들은 언제든지 낮은 금리로 재융자하는 방식으로 부채를 관리할 수 있었다.
이런 재융자를 통한 추출된 '현금'은 곧 소비되거나 투자되는 식으로 경제의 성장을 이끌어냈다. 결국 레버리지는 소비자나 기업들 양쪽 모두에게 깊이 스며든 낙인이 되었다. 어찌나 그 스며든 정도가 강했는지 이에 대한 비판은 모두 구식이라고 비난 받았다. 대공황을 경험한 세대나 이런 문화를 제대로 비판할 수 있었다.
그린은 신용 붐이 경제를 추동한 규모는 상상을 초월한 것으로, 모기지관련 증권의 발행잔고는 미국 재무부의 국채발행 잔고를 앞지를 정도였다는 점을 강조했다.
미국은 기축통화 발행국으로 손쉽게 적자를 보전하는 능력을 가진 나라였지만, 이번 심각한 금융시장의 위기로 인해 레버리지 문화는 사실상 끝장났다. 모기지시장은 극도로 강력한 대출기준에 직면하게 되었으며, 이 시장의 혁신자였던 워싱턴뮤추얼(WaMu)은 담보비율을 70%나 요구하는 실정이다.
이제는 기존 부채를 더낮은 이자의 새로운 채권으로 전환하는 것은 불가능해졌다. 결국 좀비와 같은 이 신용 문제는 경제 성장의 동력은 커녕 성장력을 좀먹는 존재가 됐다.
◆ 오바마 시대의 성장 동력은?
이로서 앞서 제시했던 지난 25년간의 성장동력은 모두 사라졌다. 그렇다면 앞으로 새로운 경제성장의 동력은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
그린은 이 질문에 대해 일단 "불확실하다"는 대답 밖에 할 수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오마바의 당선으로 상당한 기대가 형성되고는 있지만, 어떤 대통령이든 경제성장의 주요한 동력을 손쉽게 만들기는 힘들며, 심지어 의회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는 대통령이라도 쉽게 수요을 창출할 수 있는 것은 아니며 기존 수요를 진작하거나 억제할 수 있을 뿐이라고 그는 지적했다.
그린은 월가의 투자전략가 답게 세율 인하가 필요하다는 주장을 내놓았으나, 이것이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것이라고는 하지 않았다.
다만 새 대통령이 진짜 영향력을 발휘하려면 세율을 낮추는 정책이 필요하지만 오바마가 당선되면서 이런 기대도 사라졌고, 이 때문에 미국 대선 다음 날부터 급격한 주가 하락으로 이어졌다고 그는 주장했다.
이런 상황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은 어디에서 찾아야 할까라는 질문에 당장은 해답이 없으며, 이런 판단은 금융시장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그린은 우려했다.
특히 이 같은 질문에 아직 제대로 된 답이 없다는 것이 우려를 더하고 있다. 금융 위기가 일단 미봉되더라도 진짜 큰 대불황이 도래할 것이란 비관론 조차 고개를 들고 있다.
과거 경험을 통해 교훈을 얻고자 하는 월가의 시각은 갈수록 '솔직담백'해지고 있다는 점도 흥미롭다.
최근 미국 증시나 금융시장은 혹시 오마바-민주당 정부가 금융 불안과 경기침체를 극복하고 새로운 모멘텀을 이끌 수 있지 않을까 샅샅이 찾는 분위기지만, 진짜 문제는 바로 이 같은 장기 성장동력을 어디에서 찾을 것인가에 있다는 점은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로버트 그린(Robert Green) 미국 브리핑닷컴(Briefing.com)의 투자전략가는 7일자 칼럼을 통해 자신도 역사적 경험을 통해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을 찾으려고 했으나, 결국 그 해답은 "모호하다"는 우려할만한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해답을 찾았는지 여부를 떠나 그린이 제시한 과거 미국 경제의 성장동력 분석은 눈여겨볼 만하다.
◆ 대공황의 해결사는 '세계대전': 無경쟁이 경쟁력
그린은 1920년대말부터 시작된 사상 최악의 미국 경기침체는 '제2차 세계대전'을 통해 해결됐다고 주장했다.
세계대전 이전에 미국 경제는 실업률이 25%에 이를 정도였고 국내총생산(GDP)가 위축되는 것은 평범한 일에 속했다. 당파적인 분석가들은 이런 대공황이 뉴딜 정책(New Deal) 덕분에 해결되었다고 하지만, 진짜 동력은 바로 '세계대전'이었다는 것이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에 인프라가 크게 손상을 입지 않은 나라는 미국이 유일했다. 다른 모든 선진국들은 연합국(Allied)이든 추축국(Axis)이든 전화로 황폐해졌다.
결국 큰 산업프로젝트는 모두 미국 회사가 수주했다. 새 발전소를 세우려면 제너럴일렉트릭(GE)과 계약할 수 밖에 없었고, 다리를 놓으려면 유에스스틸(US Steel)에서 강철을 구입하는 것 외에는 도리가 없는 지경이었다.
사실 전후 미국의 경쟁력은 바로 '경쟁(할 상대)의 부재'에 있었다. 모든 세계가 재건을 필요로 할 때 미국 기업들이 유일한 계약자가 되었고, 경제는 믿을 수 없을 정도의 속도로 성장했다.
정복된 나라들이 속국이 아닌 고객이 되도록 만든 마샬플랜(Marshall Plan)은 전후 시기의 가장 중대한 정책적 의사결정이었는데, 사실 그 정책의 가장 큰 성과는 바로 미국 산업서비스의 고객기반을 넓힌 것이었다.
비록 종전 직후의 경세성장세는 느렸지만, 유럽과 아시아가 재건되면서 미국의 건실한 고객기반이 되었다. 이후 교역 상대국이 될만큼 회복된 이후에는 미국이 이들 국가가 생산한 저가 생산품의 주된 수혜국이 되었다.
미국이 1965년부터 1970년 사이 강력한 성장세를 구가한 것은 결국 제2차 세계대전에 미국 산업기반이 큰 타격이 없이 온전했다는 점에 기반하는 셈이다.
◆ 1970년대 위기와 스태그플레이션, 그리고 이어진 '좋은 시절'
1970년대 미국은 베트남 전쟁에서 패퇴하고 성장 동력을 잃은 채 불안 상태에 빠졌다.
무엇보다 80년대 중반까지 부진한 경제 성장과 열악한 경제 여건은 바로 미국이 앞서 본 전후 '경쟁력'을 상실했기 때문이라고 그린은 분석했다.
이 때는 대체할만한 새로운 경제의 성장 동력이 부재했다. 결국 해외에서 생산된 석유에 의존하게 되면서 미국 경제는 약해져갔다.
미국 정부의 이 같은 상황에 대한 대응은 인플레이션을 유발, 처음으로 진짜 '스태그플레이션'의 시대가 도래했다.
그런데 80년대 초반 이후 25년간 미국 경제는 다시 놀랄만큰 강력한 성장세를 구가하게 된다.
그 같은 변화의 주된 요인은 ▲ 인구학적 변화, 즉 베이비붐 세대의 본격적인 소비시대의 도래 ▲ 컴퓨터와 같은 미국 첨단기술의 극도로 강력한 경쟁력 ▲ 레이건시대를 통해 자본이득세를 중심으로 한 급격한 세율 하락 ▲ 미국 재무증권과 모기지금리가 15% 부근에서 5% 아래까지 내려선 20년간의 장기 금리 하락세 등으로 요약된다.
이런 요인들이 결합되면서 미국 경제의 성장 동력이 되었으며, 그 결과 주식시장의 장기 번성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이 시기에 경제적 '파이(Pie)'가 제대로 분배되었는지 여부에 대한 정치적 논란은 있을 수 있지만, 모든 경제 주체의 파이가 커진 것은 부인할 수 없다.
그런데 바로 이 같은 최근 25년간 경제 호황을 이끈 모든 동력들이 흔들리고 있다.
◆ 25년간 번영을 이끈 동력의 쇠퇴
베이비붐 세대의 본격적인 아메리칸드림의 구가는 지나갔다. 이런 변화를 가장 정확하게 예측한 사람은 바로 '버블붐'의 저자 해리 덴트(Harry Dent)다. 10년 전에 2008년 시작된 경기침체가 2010년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본 그의 예측은 으시시할 정도로 정확했다.
첨단기술이 제공했던 경쟁력은 2000년 인터넷 거품을 유발했으나 고통스럽게 붕괴됐다. 첨단기술에 대한 과잉 투자가 손실로 전환되면서 새로운 투자에 대한 경계심은 새 기술의 발전 속도를 느려지게 했다. 게다가 주요 정보화기술 부문의 전반적인 포화로 인해 고객사들의 신기술 투자도 더뎌졌다.
이런 요인들이 결합되면서 첨단기술이 미국 경제의 성장 동력으로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게 됐다.
1980년대 중반 부양책으로 제시된 감세 정책 이후 세율은 점진적을 상승해왔다. 아버지 부시와 클린턴 대통령은 레이건시대의 급격한 감세 이후 세율을 약간 인상했다. 아들 부시 대통령의 감세로 인해 그 영향이 상쇄되기는 했지만, 앞으로도 세율은 점차 높아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최근 3년간 미국 경제의 진짜 동력은 바로 '신용' 부문이었지만, 이것도 이제는 끝장났다.
모든 경제활동을 위해서는 신용이 필수적이지만, '레버리지'라는 것은 최근 20년 사이 지속적인 금리하락으로 인해 형성된 새로운 금융 문화라고 할 수 있다.
레버리지의 수혜는 바로 지금 발생한 부채가, 만기가 도래하기 전에도 더 낮은 이자가 붙는 새 채권으로 상환될 수 있다는 점에 있다. 현재 현금흐름에는 전혀 영향을 주지 않고서 말이다.
주택 모기지의 예를 보자면, 소유자가 기존 모기지를 재융자할 경우 동일한 월 상환액으로도 원금 비중이 더 높아질 수 있게 되었다. 이런 식으로 현금을 추출하는 방식이 최소한 15년 동안 미국 소비경제의 활황을 이끈 원동력이었다.
레버리지는 기업권에서도 작동됐다. 빌린 자금으로 새로운 수익 원천에 투자하고 있는 기업이 더 낮은 금리로 재융자가 가능할 경우 수익이 개선되거나 신규 투자자본이 더 많아진다는 것을 의미했다. 20년 동안 기업들은 언제든지 낮은 금리로 재융자하는 방식으로 부채를 관리할 수 있었다.
이런 재융자를 통한 추출된 '현금'은 곧 소비되거나 투자되는 식으로 경제의 성장을 이끌어냈다. 결국 레버리지는 소비자나 기업들 양쪽 모두에게 깊이 스며든 낙인이 되었다. 어찌나 그 스며든 정도가 강했는지 이에 대한 비판은 모두 구식이라고 비난 받았다. 대공황을 경험한 세대나 이런 문화를 제대로 비판할 수 있었다.
그린은 신용 붐이 경제를 추동한 규모는 상상을 초월한 것으로, 모기지관련 증권의 발행잔고는 미국 재무부의 국채발행 잔고를 앞지를 정도였다는 점을 강조했다.
미국은 기축통화 발행국으로 손쉽게 적자를 보전하는 능력을 가진 나라였지만, 이번 심각한 금융시장의 위기로 인해 레버리지 문화는 사실상 끝장났다. 모기지시장은 극도로 강력한 대출기준에 직면하게 되었으며, 이 시장의 혁신자였던 워싱턴뮤추얼(WaMu)은 담보비율을 70%나 요구하는 실정이다.
이제는 기존 부채를 더낮은 이자의 새로운 채권으로 전환하는 것은 불가능해졌다. 결국 좀비와 같은 이 신용 문제는 경제 성장의 동력은 커녕 성장력을 좀먹는 존재가 됐다.
◆ 오바마 시대의 성장 동력은?
이로서 앞서 제시했던 지난 25년간의 성장동력은 모두 사라졌다. 그렇다면 앞으로 새로운 경제성장의 동력은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
그린은 이 질문에 대해 일단 "불확실하다"는 대답 밖에 할 수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오마바의 당선으로 상당한 기대가 형성되고는 있지만, 어떤 대통령이든 경제성장의 주요한 동력을 손쉽게 만들기는 힘들며, 심지어 의회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는 대통령이라도 쉽게 수요을 창출할 수 있는 것은 아니며 기존 수요를 진작하거나 억제할 수 있을 뿐이라고 그는 지적했다.
그린은 월가의 투자전략가 답게 세율 인하가 필요하다는 주장을 내놓았으나, 이것이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것이라고는 하지 않았다.
다만 새 대통령이 진짜 영향력을 발휘하려면 세율을 낮추는 정책이 필요하지만 오바마가 당선되면서 이런 기대도 사라졌고, 이 때문에 미국 대선 다음 날부터 급격한 주가 하락으로 이어졌다고 그는 주장했다.
이런 상황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은 어디에서 찾아야 할까라는 질문에 당장은 해답이 없으며, 이런 판단은 금융시장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그린은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