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송협 기자] 장기간 침체된 부동산 거래시장 활성화를 위해 정부가 DTI규제 완화를 골자로 한 8.29대책을 발표하고 나섰지만 정작 부동산 거래시장은 여전히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과거 집값 상승을 주도했던 서울 수도권 버블세븐 지역의 부동산 거래시장 역시 매수세가 꽁꽁 얼어붙어 집값은 연일 바닥으로 곤두박질 치고 있어 명성에 걸맞지 않는 굴욕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정비사업 개발을 비롯해 특화사업 개발이 추진될 경우 인근 주택시장이 요동치며 연일 고공상승세를 보였던 2~3년전과 달리 현재 부동산 시장은 각종 개발 호재에도 불구하고 도무지 움직일 생각을 하지않고 있는 분위기다.
최근 2014년 아시안게임 주 경기장 건립이 확정된 인천광역시 서구 지역을 대표적인 사례로 꼽을 수 있다.
인천 서구지역은 지난 2000년대 초반 검단 토지구획정리사업과 2006년 검단신도시 결정에도 난개발 지역으로 지목되며 별다른 후광효과를 얻지 못했다.
그러다 인천시의 AG 주경기장 건립 대상 지역으로 거론되면서 인근 청라, 영종, 검단신도시에 이어 최대 수혜지로 물망에 오르며 늦깍기 개발 호재 기대감에 부풀어 올랐다.
하지만 올해 인천시장으로 당선된 송영길 시장이 10조원대 재정난을 이유로 아시안게임 주 경기장 건립 재검토를 시사하면서 기대에 부풀었던 부동산시장 심리는 삽시간에 가라앉았고 여기에 장기간 지속되고 있는 거래시장 침체로 개발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게 전문가들의 전언이다.
실제 송영길 인천시장이 극심한 시 재정난을 내세워 주 경기장 건립 재검토를 시사했다가 지역주민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쳐 결국 당초 계획보다 축소한다는 조건으로 경기장 개발을 추진키로 했지만 거래시장 민심은 여전히 싸늘한 냉기만이 흐르고 있다.
당초 이지역 부동산 시장은 인천지역 최대 낙후 지역이던 서구가 경기장 건립 추진이 본격화 될 경우 바닥까지 가라앉았던 거래시장이 활기를 되찾을 것이라는 조심스런 기대감도 나왔다.
이같은 기대감은 인천도시철도 2호선을 비롯한 제2외곽순환도로 등 계획된 교통 인프라들이 완공될 경우 서구 지역은 송도 신도시에 이어 투자수요의 관심이 집중될 수 있기 때문이라는 판단에서다.
한 시장 전문가는"인천 서구는 오랫동안 낙후됐던 지역이었던 만큼 작은 개발호재에도 시장에 미치는 여파는 클 수 밖에 없다"며"주 경기장고 같은 매머드급 호재가 발생할 경우 주변 짒값 상승 기대치는 높아질 수 있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하지만 정작 현실은 서구지역 주민들 또는 몇몇 전문가들이 생각하는 화려한 청사진과는 거리가 멀 것으로 보인다.
가장 큰 과제는 AG게임 주 경기장이라는 매머드급 개발 호재가 침체된 시장 분위기를 과연 얼마만큼 반전시킬 수 있는 약발로 작용될 수 있냐는 것이다.
문제는 서구와 맞물려 있는 영종, 청라, 검단신도시 등에 적체된 미분양 물량이 고스란히 서구지역 부동산 시장에까지 적지않은 타격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기본 1억원선 밑으로 추락한 기존 주택 가격과 입주에 나서고 있는 대규모 신규 아파트 미분양 해소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해소할 수 있느냐가 서구지역 부동산시장 거래 촉진의 가장 큰 과제로 남아있다.
부동산써브 함영진 실장은"주택시장 침체가 워낙 심화되서 경기장 하나 칫는다고 해당 지역 주택 가격 변동이 플러스로 작용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며"청라 및 영종신도시가 마이너스 프리미엄으로 고정중이기 때문에 경기장 하나 짓는 것 보다 차라리 교통망 하나 뚫는게 오히려 집값 상승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 서구 석남동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아시안게임 주 경기장 건립 호재에도 이렇다할 반응이 없다"면서"청라, 영종 미분양이 넘쳐 마이너스 프리미엄이 1억2000만원까지 속축하다 보니 매수세는 기대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AG게임 주 경기장 개발 건립에 따른 호재에도 이 지역 거래시장이 냉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가장 큰 요인중 하나는 송영길 시장이 기존 계획된 정비사업 개발 축소 또는 취소를 연일 시사하면서 외부 투자수요가 급감했기 때문으로 해석되고 있다.
석남동 인근 A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안상수 전 시장이 추진했던 개발 사업에 대해 송 시장이 부정적인 시각을 지속적으로 표출하다보니 불안심리만 높아지고 있다"며"투자수요가 없다보니 매매의 경우 급매물이 나와도 매수가 없어 거래는 종적을 감췄다"고 토로했다.
한편, 이 지역 기존 주택 가격은 연일 바닥을 치고 있다. 올해로 준공 3~4년된 월드 메르디앙 아파트 33평형의 경우 당초 3억2000만~3억3000만에 거래됐지만 현재 2억5000만원대 급매물이 나오고 있지만 매수 문의조차 오지 않고 있다.
아울러 인근 신현 주공 아파트를 재건축한 신현동 코오롱 하늘채 아파트와 대림아파트(3330가구)가 현재 입주에 나서고 있지만 입주율은 녹록치 않고 있다.
신현동 B공인 중개업소 관계자는"신현 코오롱 하늘채와 대림아파트의 경우 현재 입주율이 50%대를 간신히 넘기고 있다"며"50~60평형대 중대형의 경우 미분양이 대다수 발생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이 아파트는 당초 분양가 대비 마이너스 프리미엄이 상당히 높다"며"특히 잔금을 치루지 못해 몇 천만원씩 다운시켜 분양권 매물을 돌리고 있지만 매수세가 없어 향후 가격은 더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