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동훈기자] 내년에도 여전히 부동산 경기는 큰 폭의 개선이 힘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건설사들의 자금 확보를 위한 노력이 가속화 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건설사들은 회사채를 발행하거나 또는 보유 자산 매각을 통해 현금 확보에 나서고 있는 상태다.
이처럼 건설사들이 확보하려는 자금의 용도는 과거처럼 사업 추진을 위한 용도가 아니다. 대형건설사들이나 중견 건설사들이나 모두 만기 도래가 다가오는 차입금을 갚는 등 '생계형 자금' 성격이 강하다.
우선 신용 위험성평가에서 좋은 등급을 받은 건설사들은 회사채 발행에 나서고 있다. 코오롱건설은 지난달 15일 발행금리 8.10%로 1년만기 5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비교적 발행금리가 높지만 지난해 10위권 건설사들도 10%에 살짝 못미치는 발행금리가 적용된 것을 감안하면 나쁘지 않은 금리 조건인셈이다.
코오롱건설은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발행한지 불과 두 달 만에 다시 외부 자금조달에 나선 것인데 이는 내년초 만기가 도래하는 차입금 상환을 위해서 추진되는 것이다.
회사채 발행 시장의 단골인 롯데건설도 같은 달 29일 발행금리 5.09%로 2000억원 규모의 3년 만기 회사채를 발행했다. 올들어서만 벌써 여덟번째 회사채를 발행하는 롯데건설 역시 자금 마련 이유는 내년 1월 만기가 도래하는 1500억원 규모의 회사채 상환을 위해서다.
이달 들어서는 한화건설이 회사채 발행에 나선다. 금융권에 따르면 한화건설은 오는 14일 발행금리 5.50% 3년 만기 1000억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할 예정이다. 올들어 5차례에 걸쳐 회사채를 발행했던 한화건설은 이번 회사채로 조달하는 자금은 대부분 지급어음 결제용 등 주로 운영자금을 확보하는 목적으로 알려졌다.
한화건설은 지난 9월16일 3년 만기 2100억원 어치 회사채를 발행하는 등 올해에만 총 5건, 3600억원 어치의 회사채를 발행한 바 있다.
이보다 앞서 10월22일에는 계룡건설이 6.50%의 발행금리로 3년 만기 500억원 어치 회사채를 운영자금 마련을 위해 발행한 바 있다.
보유 자산 매각을 통해 자금 확보에 나서고 있는 건설사들도 있다. 지난 9월 원효로에 주상복합 용산 더프라임을 분양한 동아건설은 최근 건설 중장비용 볼트 생산업체인 동아볼트 창원공장을 640억원에 아시아중공업과 현대메카텍에 매각키로 했다.
동아건설은 재무구조 개선과 현금유동성 확보를 위해 알짜 회사로 꼽히는 동아볼트 매각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산건설은 부산과 거제를 연결하는 거가대교가 완공됨에 따라 건설·운영을 맡은 사회간접자본(SOC) 출자법인인 GK해상도로(주)의 출자지분을 전량을 매각할 방침이다. 두산건설에 따르면 GK해상도로의 두산건설 지분금액은 584억8000만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정이 더 나쁜 중견건설사들과 워크아웃 건설사들은 사옥을 팔아 자금을 확보하려고 하고 있다. 우선 지난해 1차 신용위험성평가에서 C등급으로 분류돼 워크아웃을 진행 중인 월드건설은 강남 사옥을 시장에 내놓았다. 월드건설에 따르면 이번 사옥 매각은 지난해 494억원대의 추가 자금지원을 받는 댓가로 결정된 만큼 만약 월드건설이 팔지 못하면 채권단이 공매를 진행하게 될 예정이다.
올들어 극심한 실적부진에 시달렸던 코오롱건설도 500억원대의 회사채를 발행한데 이어 사옥 매각에 나섰다. 코오롱건설은 이달초 과천시 코오롱타워 본관지분 20%를 180억4000만원에 처분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서울 강남에 토지와 건물 등을 보유하고 있는 신일건업도 자산 재평가를 실시하는 등 부동산 매각 카드를 '만지작' 거리고 있는 상태다.
이처럼 건설사들의 '생계형' 자금 확보가 이어지면서 업계의 불안감도 커져가고 있다. 현재와 같은 부동산 불황이 장기화될 경우 내년 이후 또 한차례 건설사들의 자금난이 발생할 것이란 우려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대부분의 건설사들이 자금 마련에 나서고 있는 이유는 '버티기' 위해서인 셈"이라며 "이대로라면 건설업계의 자금난이 닥치는 것은 시간 문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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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이동훈 기자 (dong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