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자문형랩 수수료 적정성 논란으로 촉발된 금투업계 수수료 분쟁. 공급과 수요의 논리속에 증권사들의 제각각 속내와 경쟁양상, 선의의 경쟁구도로 가기 위한 요건, 이로 인한 소비자 선택의 향방 등 수수료를 둘러싼 업계내 역학관계를 짚어봤다. <편집자주>
[뉴스핌=박민선 기자] 펀드 시장은 국내 간접투자시장이 열린 이후 10여년동안 다양한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어느덧 안정기에 들어섰다.
지난 2007년 한차례 '펀드붐'이 일어난 이후 현재 펀드 시장에는 국내주식형펀드만도 1000여개에 달한다. 그야말로 '없는 게 없는' 대형마트가 된 것이다.
때문에 비슷한 성격을 갖고 있는 펀드들도 쉽사리 찾을 수 있다. 또 펀드투자자들 역시 펀드에 대한 기본 상식이나 투자방식 등에 대해 어느 정도 인식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펀드투자가 일반화되는 과정에서도 수수료 논쟁은 빼놓을 수 없는 통과의례였다. 초기에 250bp수준이었던 펀드의 보수가 최근 150bp 안팎까지 낮아지는 데에는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됐다.
여기에는 금융당국의 역할이 적지 않았다. 펀드가 일반적 투자상품으로 확산되면서 금융당국은 펀드 수수료에 대한 인하 압박을 꾸준히 이어왔고 올해부터 실시되는 장기투자자에 대해 보수 인하 정책도 당국 정책에 따른 변화인 것이다.
이에 이제 펀드 투자자들은 수수료에 대한 '셈법'보다는 수익률에 따라 투자를 결정짓는 문화로 바뀌어가고 있다.
◆ 펀드 보수, 세월에 다듬어지다
실제 같은 콘셉트의 펀드들 사이에서 수수료 차이는 거의 미미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 당신을위한코리아대표그룹펀드', '하이 3대그룹 플러스증권자투자신탁', '한국투자 한국의 힘 증권펀드', 'KB 한국대표그룹주 증권펀드' 등은 모두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국내 대표그룹 주식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대형주 위주의 장세가 지속되면서 꾸준한 인기를 누리고 있는 테마이기도 하다.
이 펀드들은 대부분 삼성, LG, 포스코, 현대중공업을 포함한 주요 그룹들과 KB금융, 하이닉스, 하나금융지주 등에 투자하는 대형성장주 위주의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있다.
4개 상품 사이의 총보수(선취수수료 1%는 동일)간의 차이는 최대 0.64% 정도로 나타났다. '한국투자 한국의 힘 증권펀드'가 1.8815%의 보수인 반면 '하이 3대그룹플러스 증권자투자신탁'이 1.24%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이미 펀드보수의 경우 시장의 평균치라는 것이 정해져있기 때문에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상품판단의 기준으로 작용할 만큼 차이를 보이지 않고 있다"며 "최근에는 특히 CDSC(체감식 인하)까지 일괄적용되면서 고려대상에서 많이 제외되고 있다"고 전했다.
◆ 투자자는 '수익률'이라는 과실을 본다
그런가하면 투자자들은 신상품, 혹은 보수가 저렴한 펀드보다는 각 운용사가 '대표펀드'로 내세운 상품들에 대해 더 강한 선호도를 보이고 있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14일 기준) '한국투자한국의힘펀드', 'KB코리아스타증권펀드', 'KB밸류포커스펀드', '한국투자네비게이터펀드' 등으로 900억원 이상의 자금이 순유입된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은 모두 적게는 3000억원~5000억원 이상의 잔고를 보유한 대형급 상품들이다.
특히 지난 2009년 11월 설정된 'KB밸류포커스펀드'의 경우 저평가된 주식에 장기투자하는 콘셉트로 각광을 받으면서 기존에 운용되던 가치주펀드 '형님'들을 가뿐히 이기는 수익률로 인기몰이를 지속 중이다. 이 펀드는 1년간 45.98%의 수익률을 올림으로써 투자자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KB코리아스타증권펀드'도 설정액 4000억원이 달하는 대형 펀드로 1년간 31%의 튼튼한 수익률을 기록 중이며 '한국투자네비게이터펀드' 역시 지난 2005년말 설정 이후 110%에 육박하는 성과로 한국투자신탁운용의 대표펀드 중 하나로 자리잡았다.
한편 한 증권사 관계자는 "어떤 시장이든 마찬가지지만 펀드 시장이 거쳐간 과정을 랩 시장 역시 밟게 된다고 보면 틀리지 않을 것"이라며 "수수료든 서비스든 시간이 지남에 따라 결국 시장이 자리잡고 수익률로 성과의 차이가 나타나면서 안정화되고 대중화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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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박민선 기자 (pms071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