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연춘 기자] 정유업계의 선두주자인 SK이노베이션이 기름값인하 방침을 내놓으면서 설탕·밀가루 등 생활물가도 우하향으로 방향을 잡을지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하지만 제당·제분업계 등 유통가의 입장은 '인상'쪽에 무게를 싣고 있다. 정부의 약발(?)은 먹히지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분위기다. 실제 당장 내일부터 밀가루는 새로 인상된다.
4일 제당·제분업계에 따르면 설탕값과 밀가루값이 잇따라 가격 인상에 나서고 있다.
동아원은 5일부터 밀가루 출고가를 평균 8.6% 인상한다. 이에 따라 업소용 포장제품 20kg을 기준으로 중력1등급은 1만5300원에서 1만6620원으로, 강력1등급은 1만6800원에서 1만8250원으로, 박력1등급은 1만4600원에서 1만5860원으로 오르게 된다.
동아원 관계자는 "지난해 7월 러시아의 수출금지조치를 시작으로 주요 생산국들이 기상악화에 따른 수급불안 등의 이유로 생산량을 감소하며, 국제 원맥가격이 동년대비 평균 50% 이상 급등하고 국내 통관가격 역시 큰 폭의 상승세가 지속돼 기업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다"고 설명했다.
동아원은 국제 원맥가격의 급등에 따라 매출은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줄어드는 악순환을 겪고 있다. 동아원의 2008년부터 2010년까지의 매출은 2437억원, 3988억원, 4087억원이었으나 영업이익은 42억2000만원, 24억6000만원, 23억5000만원으로 꾸준히 감소했다.
대한제분이나 CJ제일제당도 밀가루 값 인상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달 설탕값 인상이 먼저 시작됐다. CJ제일제당은 설탕 출고가를 평균 9.8% 인상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2008년 이후 국내 도입 원당가격은 210% 넘게 급등했지만, 정부 물가 안정정책에 적극 협조하면서 감내해온 손실로 인해 비상경영에 돌입할 정도로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에 경쟁업체 삼양사도 설탕값을 평균 9.9% 올렸다. 할인마트 공급가 기준으로 1kg의 경우 1440원에서 1690원으로, 15kg은 1만8820원에서 2만680원으로 각각 오른 것이다.
삼양사는 "원당 가격 급등으로 인한 원가상승 요인은 20%이상 이지만 정부 물가안정 정책에 적극 협조하고 시장 충격 완화를 위해 한 자리수 비율로 인상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상황이 이렇자 설탕과 밀가루를 주원료로 쓰는 빵, 과자, 라면 등 등 가공식품의 도미노 가격 인상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업계 일각에선 "원가부담이 가중돼 가격인상이 불가피하다"며 "결국 관련 가공식품 가격이 연쇄적으로 오를 것"이라고 전망하는 분위기가 우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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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이연춘 기자 (lyc@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