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이강규 특파원] 그리스가 유럽연합(EU)과 국제통화기금(IMF)로부터 제공받은 구제금융의 만기연장은 다른 채무국들의 문제를 유발할 수 있으며, 앞으로의 지원 패키지를 약화시킬 수 있다고 독일 중앙은행인 분데스방크 신임 총재겸 유럽중앙은행(ECB) 정책이사인 옌스 바이트만이 25일(유럽시간) 지적했다.
이달 초 악셀 베버의 후임으로 분데스방크의 수장직에 오른 바이트만은 이날 독일 일간지 프랑크프루터 알게마이네 자이퉁과의 인터뷰에서, 독일중앙은행은 원칙적으로 그리스 부채조정에 반대하지 않으나 이같은 조치는 중대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부채만기연장은 제한적인 도움만을 제공할 뿐"이라며 "사후(after-the-fact)에 강요된 만기연장은 디폴트(채무불이행)에 해당하며 그 영향이 다른 국가들로 전염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이어 "추가 지원 프로그램의 신뢰성이 의심을 받고 있는 시점에서 만기연장은 다른 유로존 국가들의 은행시스템에 문제를 불러올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바이트만은 부채국이 지불불능상태에 이를 경우 채권자들이 손실을 감수해야한다는 독일정부의 주장과 부채 구조조정에 강력히 반대하는 ECB의 틈새에 끼어 양쪽 모두로부터 압력을 받고 있다.
ECB가 부채 구조조정에 극력반대하는 이유중 하나는 바이트만의 전임자인 웨버가 공개적으로 비난한 국채매입 프로그램(Securities Markets Program)에 따라 지난해 400억~450억 유로 상당의 그리스 국채를 매입했기 때문이다.
바이트만은 그리스 부채 구조조정은 ECB에 타격을 가하고 통화동맹(monetary union)의 규칙을 짓밟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원칙적으로 재정 정책 실패의 결과가 중앙은행에 전가되어선 안된다"며 "이는 궁극적으로 (돈을 찍어 부채를 갚는) 부채의 화폐화로 직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소프트 리스럭처링(만기연장)의 위험성은 채무국가들에 대한 경제적 조정압력이 감소한다는 점이라고 지적하고 "이는 잘못된 신호로 유로존 공공재정에 대한 신뢰를 손상한다"고 강조했다.
부채조정을 둘러싼 논란이 격화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ECB는 지난 4월 금리인상을 단행, 2년간의 기록적인 초저금리를 마감한데 이어 오는 7월 또다시 유로존 금리를 1.5%로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 바이트만은 "ECB 정책위원회의 결정을 예단하지 않을 것이며 단지 현재 팽창적 통화정책 기조가 지속되고 있다는 사실만을 지적할 것"이라고 운을 뗀 후 "우리의 앞에는 비표준적 조치의 정상화와 금리의 정상화라는 두가지 과제가 놓여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에너지와 상품 가격 상승이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여향에 우려를 표명했다.
바이트만은 "원자재가격 상승이 소비자가격에 나타나고 있으며 2차 효과가 뒤따를 수 있기 때문에 대단히 우려스러운 일"이라며 "그렇게 되면 물가안정에 심각한 위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두려워하는 것은 기대 인플레이션"이라면서 "장기 인플레 기대심리가 다소 상승했다. 아직도 통제된 상태이긴 하지만 우리는 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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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Pim]이강규 기자 (kangk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