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기능 우위 불구, 3D 논쟁 휘말리며 부각 못시켜
"아무도 스마트 기능에 주목하지 않는다"
[뉴스핌=박영국 기자] 길을 걷다 자동차 사고 장면을 목격한 우리의 톱스타 원빈. 처음 두터운 셔터글라스였던 그의 안경은 심플한 편광안경으로 바뀌며 깜빡임 현상을 없애주고 시야도 밝게 해준다. 이상의 LG 시네마 3D TV 광고에서 그의 대사는 한 마디도 없다.
반면, 삼성 스마트 TV 광고모델로 등장하는 또 다른 톱스타 현빈은 광고주를 대변해 할 말이 많다. 드라마 '시크릿 가든'에서 자신의 비서로 나왔던 배우에게 핀잔을 줘가며 '삼성전자의 3D 방식이 풀HD를 구현하고', '초슬림 베젤 디자인을 채택했으며', 'TV를 보면서 실시간 SNS와 검색도 가능하다'는 점을 무려 3편의 광고를 통해 설명한다.
최근 삼성전자와 LG전자의 TV 광고는 TV 시장에 대응하는 양사의 입장을 그대로 대변해주고 있다.
LG전자는 자사가 새롭게 들고 나온 이른바 '차세대 3D 방식(FPR, 필름패턴편광안경)'이 '기존 방식(SG, 셔터안경)'보다 우월하다는 점을 강조하는 데 중점을 두는 반면, 삼성전자는 TV의 스마트 기능을 강조하면서도 이미 자사가 앞섰다고 확신했던 3D 분야에서 새로 불거진 논쟁에도 대응해야 한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2011년형 TV 신제품 모델의 공식 명칭은 각각 '삼성 풀HD 3D 스마트 TV'와 'LG 시네마 3D 스마트 TV'다. 양사의 주력 모델들이 모두 '3D' 기능과 '스마트' 기능을 동시에 갖추고 있음을 의미하는 대목이다.
하지만, 광고 등에서 약칭으로 사용할 때는 삼성의 경우 '삼성 스마트 TV', LG는 'LG 시네마 3D TV'로 부른다. 부각시키려는 포인트가 다르다는 의미다.
삼성전자 입장에서 현재 TV 시장의 이슈는 '스마트'여야 한다. 이미 지난해 승리를 선언했던 3D 분야에서 또 다시 승패를 판정받아야 하는 상황이 달가울 리 없다.
삼성이나 LG 모두 SG 방식이 대세였던 지난해의 경우 3D TV 시장의 승자는 확실히 삼성전자였다. 2008년 LED TV 시장을 개척한 게 삼성전자였던 것처럼 지난해 3D TV 시장에서 첫 스타트를 끊은 것도 삼성전자였고, 판매량에서도 경쟁사들을 압도했다.
여기에, 올해 기존 3D TV에 그동안 어느 정도 콘텐츠를 확보한 '스마트' 기능까지 더하면 올해는 삼성전자가 스마트 TV 시장을 개척한 원년으로 자리 잡을 수도 있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3월부터 ´삼성 스마트 TV 앱스´를 런칭하는 등 스마트TV 시장에 대한 준비작업을 착실히 진행해 온 만큼, 올 초 들어서야 스마트 TV 및 앱스토어를 내놓은 LG전자에 확실한 우위를 보일 수 있었다.
그러나, LG디스플레이와 LG전자가 FPR 3D란 기술을 내놓으면서 삼성전자의 계획은 꼬이기 시작했다. '찻잔 속 태풍' 정도로 치부했던 FPR 진영은 저렴한 가격과 가벼운 안경을 앞세워 SG 진영에 맞설 만한 세를 갖추게 됐다.
더구나 연초부터 SG와 FPR 기술간 상호 우위를 주장하던 논쟁이 상호 비방전까지 확대되면서 '스마트'는 뒷전으로 밀리고 3D가 TV 시장의 중점 이슈로 재부각됐다.
소비자들도 양사의 3D 기술 우위에 관심을 가질 뿐, '스마트' 기능을 주목하는 이는 많지 않다.
이미 LG 진영과의 3D 논쟁에 휘말려 버린 삼성전자로서는 계속해서 '스마트' 기능만 강조하기도 힘든 상황이다. 3D 이슈를 경시했다가는 "3D 기술에서 자신이 없으니 스마트 기능만 부각시킨다"는 평가가 나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삼성의 현빈이 LG의 원빈보다 TV 광고에서 더 많은 대사를 읊어야 했던 배경에는 이런 속사정이 있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그동안 TV 시장에서 점유율 상으로 1위 기업일 뿐 아니라 트렌드를 이끌어온 선도 기업이기도 했다"며, "하지만 최근 상황은 삼성전자가 그려 놓은 '게임의 법칙'이 무시되고, 오히려 의도하지 않은 쪽(3D 논쟁)으로 끌려가는 모양새"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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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박영국 기자 (24py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