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곽도흔 기자] “지난 2년 4개월 동안 한시도 벗을 수가 없었던 마음의 갑옷을 이제는 벗고 싶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이 2년 4개월간의 장관 임기를 마치고 1일 이임식을 마지막으로 퇴임했다.
윤증현 장관은 이임사에서 자신의 재임기간을 뒤돌아보며 잘했던 일과 아쉬웠던 일을 진솔하게 얘기하며 마지막 서운함을 달랬다.
윤 장관은 경제위기가 한참이던 2009년초에 기획재정부 장관으로 취임해 사상 최대규모인 30조원에 달하는 추경예산을 편성하는 등 과감하고 선제적인 정책을 폈다.
그 결과 금융외환시장을 정상화시켜 2010년에는 6.2% 성장, 2.9% 물가, 32만개 일자리 창출로 외신들로부터 교과서적 경기회복이라는 평가를 듣기도 했다.
또 G20 정상회의를 성공적으로 개최했다. 윤 장관은 G20 정상회의 개최에 대해 “과거 언제나 변방에 머물렀던 대한민국이 어느새 세계의 중심국가로 도약한 것을 깨닫게 된 역사적 전환점이었다”고 평가했다.
윤 장관은 지난 5월 26일에 있었던 송별 기자간담회에서도 언급했듯이 물가와 일자리, 성장동력 등 몇 가지 미흡한 과제도 있었다고 솔직하게 고백했다.
윤 장관은 “물가는 국제 원자재값 상승과 기후변화 등 통제 불가능한 변수에서 촉발된 측면이 있지만 서민들의 살림살이를 더욱 팍팍하게 만든다는 점에서 송구한 마음이 크다”고 말했다.
또 “일자리를 충분히 만들지 못한 것, 경제체질 개선과 신성장동력 분야, 그리고 서비스산업 선진화 부문에서도 뚜렷한 결과물을 창출하지 못해 아쉬운 대목”이라고 강조했다.
윤증현 장관은 “떠나가는 장관으로 여러분께 마지막으로 몇 가지 당부를 드려야겠다”며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성장’, ‘재정건전성’, ‘시장과의 소통’, ‘전문성과 도덕성, 그리고 글로벌 마인드’를 언급했다.
윤 장관은 “경제가 나아졌다고 하면 지표뿐 아니라 국민들의 삶이 나아져야 한다”며 “국민이 현장에서 느끼는 체감경기가 지표경기와 다르면 우리가 더 분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최근 유행처럼 번져가는 무상이라는 주술에 맞서다가 재정부가 사방에서 고립될 수 있지만 그 고립을 두려워하지 말고 재정의 마지막 방파제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장에 대해서는 “국가경제가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시장원리에 대한 확고한 믿음이 있어야 한다”며 “시장이 해야 할 일에 정부가 나서서 성공한 사례는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긍지와 자부심을 가져 마땅한 나라, 개도국에 희망의 증거가 된 이 특별한 나라에서 경제관료로 일했다는 것은 큰 행운”이었다며 “외신들이 미러클이라고 표현하는 우리나라 경제발전에 제 40년 공직생활이 미력이나마 기여한 게 있다면 그 자체가 큰 보상”이라고 밝혔다.
윤증현 장관은 ‘침과대단(枕戈待旦; 창을 베고 누운 채 아침을 맞는다)’이라는 사자성어를 언급하며 항상 갑옷을 입은 채 전장에서 살던 공직을 떠나 한시도 벗을 수 없었다던 마음의 갑옷을 벗고 야인으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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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곽도흔 기자 (sogoo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