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노종빈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6월말 추가 양적완화 종료시점을 앞두고 시장 일각에서는 3차 양적완화(QE3)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현재까지는 3차 양적완화의 가능성에 대해서는 낮게 평가하는 모습이지만, 또한 이를 촉발시킬 재료들도 많은 것으로 관측된다.
무엇보다 개인업종 고용 급락과 제조업 지표의 하락 등에서 나타난 경제 취약성이 추가 양적완화 가능성의 뇌관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또한 중국과 유럽 지역의 불안감과 맞물려 주가가 2%대 급락하는 등 타격을 입어 연준의 초강경 완화정책의 효과가 조금씩 상쇄되고 있는 모습이다.
특히 1일(현지시간) 미국 증시의 S&P500 지수는 지난해 8월 이래 가장 큰 단일 낙폭을 기록했다.
MF 글로벌의 짐 오설리번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대단히 가능성은 낮지만 어떤 상황도 배제할 수는 없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연준은 기존 추가 양적완화 단행으로 인한 정치권과 국제 사회의 비난을 회피하길 원하고 있으며, 당국자들이 이를 직접 인정하지는 않더라고 이미 정책 결정에 다소간 영향을 미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해 연준이 6000억 달러의 추가 양적완화에 나섰을 때 공화당과 일부 이코노미스트들, 그리고 연준 당국자들에 이르기까지 이를 경계하는 목소리를 내놨다.
당시 이들은 추가양적완화 정책이 시중 금리를 낮춰서 경기를 활성화하려는 목적을 달성하는 데 실패한다면 인플레이션 위험만 높게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신흥국 경제 당국자들 역시 미국 연준의 달러화 가치 하락을 통한 미국 수출경쟁력 확보 전략에 대해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놓았다. 신흥국들은 미국 달러화 자본의 유입 등으로 인해 통화가치가 상승하며 고충을 겪었다.
퍼시픽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PIMCO)의 엘-에리안 최고경영자(CEO)는 경제 및 정치적요인들이 추가 완화에 유리하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QE3는 그다지 좋은 선택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부정적 여건에 따라 의도하지 않았던 부정적 결과와 피해를 초래할 수 있다고도 지적했다.
그는 최근 미국 경제가 일시적인 약세(soft patch)를 나타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또다시 경기침체에 빠질 것으로는 예상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JP모간의 마이클 페롤리 수석 이코노미스트 역시 "연준이 추가적인 자산 매입에 나설 경우 정치적인 부담에 따른 압력도 적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준이 당국자들은 더 강력한 경기부양이 지속돼 금리가 지속적으로 낮게 유지되고 수익도 낮아질 경우 시장에서의 연준 정책에 대한 신뢰도를 훼손할 수 있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현재 2조 7600억 달러 수준으로 급팽창된 연준의 자산 규모에 대한 우려의 시각도 계속 나오고 있다.
또한 이 같은 엄청난 규모의 자금을 연준이 적절히 회수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시장은 다소간 우려하고 있는 모습이다.
연준 내 인플레이션 강경론자를 뜻하는 이른바 '매파(hawk)'로 분류되는 리처드 피셔 달라스 연방은행 총재는 "유동성 빈곤 상태에서 급격히 유동성 과잉 상태로 넘어갔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최근의 실망스런 경제 지표가 이어지면서 시장에서는 출구전략에 대한 논의조차 사라진 모습이다.
따라서 피셔 총재와 같은 강경론자가 연준 정책위원들에게 미국 경제상황이 개선되지 않을 경우 완화정책을 중단하고 출구전략을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을 제시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채권시장은 이미 이같은 정책 우려에 대한 영향권의 중심부에 놓여있다.
전일 미국 채권시장에서는 추가적인 자금 공급이 이뤄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부각하면서 미국 국채 기준물인 10년물은 거의 6개월만에 수익률이 3%대 아래로 떨어졌다.
파로스트레이딩의 더글라스 보쓰위크 책임자는 "최근 미국 경제의 부진은 연준에게는 가장 적절하지 않은 타이밍인 셈"이라며 "추가 양적완화가 마무리 되면 미국 경제는 유일한 자금줄이 끊어지는 상황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