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박영국 기자] CJ그룹이 대한통운 인수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되며 SI(시스템통합) 기업들간 희비가 엇갈리게 됐다.
표면적으로 가장 타격이 큰 기업은 삼성SDS라고 할 수 있다. 이번 인수전에서 포스코와 구성한 컨소시엄이 승리했을 경우 삼성SDS는 물류IT(정보기술) 및 IT서비스 솔루션 분야에서 대형 고객을 확보할 수 있었다.
물론, 그동안 대한통운과 진행 중인 사업이 없었던 만큼 실질적인 손실이 발생하는 것은 아니지만, 해외 IT 서비스 사업 진출 파트너로서 적임자로 꼽혔던 대한통운과 손잡을 기회를 놓쳤다는 점에서는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다.
LG CNS 역시 다소의 아쉬움을 삼키게 됐다. 대한통운이 고정적인 고객사는 아니지만 그동안 이 회사의 SI관련 사업을 가장 많이 진행했기 때문이다. 2003년 모바일 운송시스템, 2005년 통합콜센터 구축 프로젝트 등을 대한통운으로부터 수주했고, 지난해에는 아시아나 IDT, 한국IBM과 함께 대한통운의 글로벌 통합물류시스템 구축 프로젝트에 참여하기도 했다.
그룹 계열의 SI기업이 그룹 내 IT서비스를 전담하는 업계 관례상 CJ그룹으로 편입된 대한통운의 IT서비스 관련 사업이 CJ시스템즈 외의 SI기업에 맡겨질 가능성은 희박하다.
다만, LG CNS 측은 "지속적으로 시스템 운영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로열티를 받는 방식이 아니라 구축 용역을 단일 사업으로 제공하는 식이었던 만큼 대한통운이 CJ그룹으로 넘어가도 직접적인 타격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유일한 수혜 기업은 CJ그룹 계열 SI기업인 CJ시스템즈라고 할 수 있다. 삼성SDS가 기대했던 사업 기회를 고스란히 가져갈 수 있기 때문이다.
통상 물류기업에서 SI(시스템통합) 기업으로 발주가 이뤄지는 분야는 수출입통관, 물류·물품관리, ERP(기업자원관리) 등이다.
현재 CJ시스템즈의 사업 규모는 SI업계 빅3와 비교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연매출 규모가 삼성SDS는 4조원대, LG CNS는 2조원대, SK C&C는 1조원인데 반해 CJ시스템즈는 2000억원에도 못 미친다.
하지만, 대한통운이 고객사 명단에 포함될 경우 CJ시스템즈는 비약적인 성장을 기대할 수 있다.
SI업계 관계자는 "경영 프로세스혁신(PI) 등 일반 기업에 적용되는 사업만 해도 규모가 수백억원에 이른다"며, "최근 글로벌 물류기업들이 IT적인 시스템 설계를 중시하고 있는 만큼대한통운의 물류시스템 전반을 IT화하는 대규모 프로젝트가 이뤄질 경우 CJ시스템즈의 매출이 크게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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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박영국 기자 (24py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