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전기요금 인상 발표 앞둔 여론 관심끌기 '성공'
[뉴스핌=노종빈 기자]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이 22일 과천청사에서 '최근 전력수급 상황과 관련하여 국민여러분께 드리는 말씀'이라는 내용의 담화문을 발표하고 올 여름 전력 수급을 비롯한 에너지 문제 대책을 제시했다.
최 장관은 "지난 18일 최대 전력수요가 전년도 여름철 최대치인 6989만kW를 넘어선 이후, 최근 수일간 전력수요가 7000만kW를 넘어섰다"고 지적하고 "현재와 같은 무더위가 계속될 경우 지난 1월 17일 겨울 한파로 인한 사상 최대 전력수요치인 7314만kW를 경신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고 말했다.
최 장관은 또한 "경제성장으로 인한 전력수요의 증가는 불가피한 현상이지만 최근 이상기온의 영향으로 모든 에너지 소비가 급속히 증가하며, 특히 에너지 소비 증가의 절반이 전력에서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 장관은 "최근 전력수요 급증의 주요 요인은 가정과 건물에서 사용하는 냉방수요의 급증"이라며 "에어컨, 선풍기와 같은 냉방기 사용량을 20%만 줄이더라도 약 300만kW의 전기를 절약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 장관은 이에 따른 대책으로 ▲적정 실내 냉방온도를 26℃ 이상 유지하기 ▲전력 피크시간대에 냉방기 사용 줄이기 ▲자동차 5부제 적극 실천하기 ▲지하철 등 대중교통 가급적 많이 이용하기 ▲대규모 옥외 야간 조명 끄기 등을 제안했다.
최 장관의 담화문 발표 내용 자체에는 별다른 내용은 없었다. 또한 담화문 내용은 충분히 예상이 된 내용이었고 5대 시행 대책 부분도 예년의 대책 내용과 거의 비슷한 내용이었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최 장관의 이번 담화는 내용 자체보다는 최근 전기수급 상황의 긴박성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26일로 다가온 지식경제부의 전기요금 인상 결정 발표를 앞두고 여론의 관심을 환기하는 효과를 거둔 것으로 풀이된다.
최 장관도 이날 담화문 발표 자리에서 논의된 주제인 여름철 전력수요 피크를 제외한 전기요금 인상과 관련한 질의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언급을 피하는 모습이었다.
최 장관은 한 때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과 전기요금 현실화 방안을 놓고 대립각을 세운 것으로 비쳐지기도 했다.
최 장관은 당초 주장보다는 한 발 물러나긴 했지만 무엇보다 5%대 전후 수준의 전기요금 인상을 사실상 기정사실화 함으로써 일단 절반의 성공을 확보한 것으로 평가된다.
최 장관은 지난 19일 청와대 서별관에서 열린 전기료 인상에 관련한 부처간 논의에서 전기 요금이 전력 생산 원가의 86.1% 수준에 불과하다는 점을 지속 부각시키면서 이명박 대통령으로부터 전기요금 현실화 장기 로드맵 제시에 대한 교감을 이끌어 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편 최 장관은 전일에도 이명박 대통령의 시흥시 정왕동 시화국가산업단지의 근로여건 개선사업(QWL) 현장 시찰을 주무장관 자격으로 직접 수행해 관심을 끌기도 했다.
따라서 이번 전기요금 인상 발표는 최 장관 취임 이후 가장 큰 관심을 끄는 정책 발표로 기록될 전망이다.
동시에 이번 발표를 전후해 최 장관의 부처간 정책적 이견을 조율하는 능력을 평가받는 가장 중대한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전기요금 인상 건이 어떤 식으로 잡음없이 마무리되느냐에 따라서 향후 최 장관에 대한 여권 내부의 평가도 크게 좌우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