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수하단 예측 무의미...철저하게 종목 중심으로
- 불안할수록 독과점기업 + 내수주 유리
[뉴스핌=노희준 기자] 한동안 박스권 장세를 보이던 코스피지수 하단 1700포인트가 무너지면서 국내증시가 중대 고비를 맞고 있다.
그간 지수 하단을 지지해주던 정책적 기대감이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회의 결과에 실망감으로 바뀌었다. 미국 경기둔화 우려가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를 통해서도 확인됐다. 지난 23~24일 이틀간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 연차 총회도 한 마디로 '별게 없었다'.
26일 증시전문가들은 개인투자자에게 지금 상황에서는 섣부른 투자는 위험하다고 전했다. 신중론자뿐만 아니다. 낙관론자도 이번엔 신중론과 가까웠다. 특히 지수 하단 등 지수 예측에 근거한 투자 접근에 대해서는 대부분 부정적이었다. 철처하게 변동성 장세에세 견딜만한 종목 중심의 투자 접근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이종우 솔로몬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장중저점이 1690인 것을 감안하면 박스권 하단이 완전히 깨진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박스권이 지지되면서 올라갈 것으로 보이지도 않는다"며 "이번주에 1700선 초중반을 회복할 가능성은 있지만, 시간이 좀더 흐르면 박스권이 한단계 더 내려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그는 "박스권을 밀고 내려간다면 (주식을) 사서는 안 되는 국면이다. 주식을 갖고 있는 사람도 일정부분 덜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종우 센터장은 미국의 경기둔화를 가장 중요하게 봤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4470억 달러 규모의 경기부양책이 나온 이후와 FOMC회의 직후의 상황을 종합해보면, 미국의 행정부와 중앙은행이 경기둔화 우려를 막기 위해 모든 것을 동원('풀베팅')했지만, 결국에는 별다른 게 없었다는 것이다.
이런 입장은 비단 신중론자의 입장에서만 나오는 게 아니다. 대표적인 낙관론자인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개인들이 섣불리 적극적으로 투자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전했다.
낙관론자마저 투자에 신중을 기하라는 이유는 뭘까. 그는 현재 상황이 지난 2008년 이후 2년 반 정도 이어졌던 상승추세가 꺾일 수도 있는 점을 우려했다. 경기둔화 우려보다는 유럽 금융기관의 파산 위험이 크다고 봤다. 의미있는 지지선인 1700선이 깨지면서 지수가 더 낮아질 수 있는 데다 조정 기간(6개월~1년)도 길어질 수 있다는 게 그가 우려하는 바다.
물론 긍정적인 부분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강 팀장은 "이번주는 9월말이라 윈도 드레싱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며 "경기는 미국이나 우리쪽은 바닥을 찍은 듯하고 수급상황도 나쁘지는 않다"고 전했다. 하지만 유럽 금융 회사의 신용경색과 파산 위험은 한번은 더 체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바이사이드 쪽의 의견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익명을 요구한 한 자산운용사 펀드매니저는 "시장을 잊어버리는 게 낫다. 시장을 예측하지 마라"며 "반등의 기회나 낙폭을 맞추려고 하면 끝없이 실수할 수 있다. 1/2의 가능성으로 투기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강조했다.
1750정도의 심리적 지지선이 무너졌기 때문에 향후 그 하락폭을 가늠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때문에 그는 "이정도 빠졌을 때 어떤 기업이 변동성을 더 견뎌낼 수 있고, 변동성이 지났을 때 어떤 기업이 더 잘 살아날 수 있는지 생각해야 한다"며 "다른 고민은 안 하는 것만 못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업종과 관련해선, "상황이 좋지 않을수록 독점적이고 과점적인 회사가 유리할 것"이라며 "환율, 금리에 덜 민감한 회사, 수출보다는 내수주가 버티기 편한 종목이고 향후 반등을 하더라도 나을 것"이라고 귀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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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노희준 기자 (gurazi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