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노희준 기자] 금융투자협회(금투협)가 추진 중인 애널리스트 시험 면제 기관 확대 방안에 대해 업계는 환영의 입장을 보이면서도 애널리스트 충원 문제를 해소하는 데는 부족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투자자 보호 필요성에서 엄격한 애널리스트 자격 요건을 요구하는 것에는 동의하지만, 현실을 고려할 때 좀더 전향적인 애널리스트 등록 요건 완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최근 금투협은 자본시장연구원과 금융연구원 2곳으로만 규정돼 있는 애널리스트 '시험면제' 기관 관련 규정을 '포괄주의'로 개정하는 작업을 추진 중이다.
25일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은 증권사 입장에서 수요가 가장 큰 각 분야 현업으로부터의 섹터 애널리스트 수혈 문제가 개선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애널리스트 확보 문제에 큰 도움은 되지 않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종우 솔로몬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포괄주의 대상 기관을 어디까지 넓혀줄 것인지가 관건인데, 민간 경제연구소까지 넓혀준다고 해도 이코노미스트라는 한 섹터 애널리스트를 충원하는 문제에 불과하다"며 "경제연구소 출신의 애널리스트는 많지도 않다"고 말했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크게 보면 기업분석 애널리스트와 여타(경제, 투자전략, 퀀트) 애널리스트로 분류할 수 있다. 이 가운데 증권가 수요가 가장 많은 것은 해당 산업 기업 출신의 자동차나 IT 등을 맡는 기업분석 애널리스트다. 협회의 추진 방안은 핵심이 아닌 변죽을 울리고 있다는 얘기다.
때문에 증권업계에서는 'RA(애널리스트 보조)경력 1년 이상'의 시험 면제 조항을 개정하지 않을 경우, 포괄주의 대상 기관을 민간 경제연구소뿐만 아니라 산업과 관련된 연구소까지 확대해야한다는 입장이다.
조익재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경제, 투자전략, 퀀트 애널리스 부문은 웬만한 경제연구소와 크게 다르지 않아 민간 경제연구소로 (포괄주의) 범위를 넓혀도 된다" 며 "기업 분석 부분은 산업 관련 연구소(예: 기아차 연구소)나 업계 유관 산업 분야(예: 부동산 분야는 적정한 컨설팅 업체)까지 생각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대형사, 중형사 구별 없이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이 기업분석 애널리스트 충원 문제를 보다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유는 증권사 간 '인력 빼가기'로 인한 인력유출 문제 때문만은 아니다.
급변하는 산업의 변화 속도와 전문화되는 새로운 산업의 등장은 점점 더 전문화된 애널리스트를 요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조익재 센터장은 "제약 같은 분야는 점점 더 경영학과만 나와서는 도저히 알 수 없는 분야가 돼가고 있는 데다 바이오 등 기술적인 측면에서도 전문가를 요구하는 상황"이라며 "기술 변화와 신산업 등장으로 인한 업계 현실과 규정과의 괴리를 좁힐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원선 토러스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도 "시장에서는 업종의 실제 전문가와 현업의 실무적인 경험을 필요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발 더 나가 'RA 경력 1년 이상' 이라는 시험 면제 조항에 대해서도 개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흘러 나온다. 증권사 자체적으로도 RA는 평균 3년의 기간이 소요되는 데다 경쟁이 치열한 애널리스트의 세계에서 애널리스트의 능력 여부는 기간과 상관없이 증권사에서 가장 잘 판단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한편, 금투협의 시험 면제 인증 기관 확대 추진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포괄주의 대상 기관을 완전히 개방하면 조문이 사실상 사문화될 것이기 때문이다. 반면 시험 면제 기관의 폭이 지나치게 작을 경우 이전처럼 특혜논란이나 형평성 문제가 다시 제기될 수 있다.
2009년 자본시장법 시행으로 증권사 애널리스로 활동하기 위해서는 '금융투자분석사' 시험에 합격하는 등 자격 요건을 갖춰야 한다.
시험을 보지 않는 경우 ▲ RA(애널리스트 보조) 경력 1년 이상 ▲금융투자교육원에서 실시하는 교육과정 이수 ▲경제학, 경영학 등 증권관련분야 석사 학위 이상자로서 금융연구기관(자본시장연구원, 금융연구원)에서 2년이상 종사 등 3가지 요건 가운데 한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금투협은 이 가운데 세번째 조항의 '시험 면제 기관'을 기존 2곳에서 포괄주의 방식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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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노희준 기자 (gurazi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