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이머징마켓의 투기등급 회사채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 주목된다.
지난달 3일 이후 이머징마켓의 달러화 표시 투기등급 회사채는 50억달러에 이르는 발행 실적을 올렸다.
이는 6~10월 발행 총액과 맞먹는 수치다. 특히 8~9월 정크 등급의 이머징 회사채 발행 실적이 전무했던 것과 극명한 대조를 이뤘다.
지난달 뭉칫돈이 몰리면서 연초 이후 이머징마켓 정크본드의 발행 실적은 이미 지난해 발랭액을 넘어섰다. 딜로직에 따르면 올 들어 최근까지 발행 규모는 467억달러로 집계, 2010년 물량인 436억달러르 웃돌았다.
이번 주 남미의 휴대폰 네트워크 업체인 NII 홀딩스는 정크 등급의 회사채 발행에 대규모 자금이 몰리면서 당초 계획보다 발행 규모를 확대했다.
콜롬비아의 한 석유 대기업은 최근 10년 만기 투기등급 회사채를 7.25%의 금리에 발행했다. 이는 미국 정크본드 발행 금리와 맞먹는 수준이다.
이들 정크본드는 환율 급등락에 따른 투자 리스크를 피하면서 고수익을 올릴 기회를 제공, 투자자들 사이에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과 유럽의 성장 전망이 어두운 가운데 투자자들은 여전히 고성장 잠재력을 지닌 것으로 평가받는 이머징마켓의 회사채 시장에 적극 ‘입질’을 하고 있다.
특히 투기등급의 달러화 표시 채권 인기가 높다. 최근 달러화 강세 흐름에 따라 해당 지역 통화 표시 채권을 매입했다가는 환차손을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스탠디시의 알렉스 코제미아킨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유로존 위기의 해결이 요원한 가운데 높은 수익률을 추구하는 투자자들이 이머징마켓 정크본드를 사들이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실적과 재무건전성이 지속적으로 향상, 투자등급으로 승격될 가능성이 있는 기업이 인기몰이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투자심리가 지난 8월 유로존 부채위기가 본격 부상했을 때처럼 급랭할 수도 있다고 시장 전문가는 지적했다. 특히 브라질과 중국 등 주요 이머징마켓의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하향 조정되는 만큼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부각될 수 있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