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연춘 기자] 새해 코스피 밴드 평균치는 1709~2280선. 2012년 국내 증시는 '상저하고'(상반기 하락, 하반기 상승) 장세의 형태를 띨 것이라고 증권사들은 전망했다.
상반기에는 유럽위기가 주식시장을 뒤흔들 수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약세장이 펼쳐지며 바닥을 칠 것으로 예상했다. 하반기로 갈수록 정책적 대응이 뒷받침되며 회복국면에 힘을 받으며 반등할 것으로 대부분의 증권사 리서치센터가 예상했다.
뉴스핌이 국내 23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이하 센터장)를 대상으로 내년 주식시장 전망을 취합한 결과, 평균 코스피지수의 저점과 고점은 각각 1709과 2280이 될 것으로 분석됐다.
◆ "변수 많고 변동성 크다"
최저치와 최고치의 차이가 비교적 큰 편이다. 그만큼 내년도 증시에 영향을 미칠만한 변수가 많고, 변동성이 큰 주식시장이 예상된다는 의미다.
또 주식시장의 케케묵은 악재로 자리잡았던 유럽국가들의 재정위기가 1분기까지 영향을 미치면서, 국내 증시도 1분기에 저점을 형성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실제 2012년 2월 PIIGS 국채만기가 대규모로 도래하는 등 여전히 변동성을 키울 만한 일정이 1분기 내 대거 예정돼 있다. 2011년 코스피 지수가 1825.74로 마감한데다 23개 증권사가 전망한 내년도 코스피 하단치가 1550선인 만큼 내년 1분기까지 추가로 200~300포인트 가량 하락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송재학 우리투자증권 센터장은 현재로서는 유로존 문제의 해결 시점을 전망하기 어렵다고 관측했다.
그는 "유로존은 역내 채무위기가 유럽 전역으로 확산되면서 유로존이 붕괴되거나, 아니면 정반대로 느슨한 통화동맹을 넘어 재정동맹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다"며 "유로존의 위험도가 가중될 것으로 보이는 2월 이전에 유럽 금융위기 확산을 막기 위한 글로벌 공조와 자금지원책이 대규모로 시행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준재 한국투자증권 센터장도 "2012년 이후부터 아시아 내수가 주도하는 흐름이 점차적으로 열릴 것으로 예상하지만 복지정책, 부동산 경기정책에도 불구하고 한국 내수 회복이 수출 부진으로 인해 지연될 경우 한국 부동산 경기 침체 지속, 원달러 환율 불안정성 확대 등이 코스피 상승을 제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조윤만 대신증권 센터장 역시 "유럽 재정 리스크와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 외 리스크 요인으로는 프랑스, 미국, 한국 등 주요국들의 대통령선거에 따른 레임덕 가속화 가능성도 점쳐진다"며 "예측 불가한 기상이변 발생 가능성이 산재해 있다"고 내다봤다.
◆ 한화·하이·키움‥상단 2400 "하반기 강세장"
한화증권은 23개 증권사 중 최고점인 2430을 제시했다. 코스피는 저평가에서 벗어나 적정가치를 받는 시장으로 이동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하반기에 2430까지 오를 것이라는 것.
최석원 한화증권 센터장은 "상반기까지는 변동성이 지속되며 박스권 장세가 될 전망이지만, 하반기에는 강세장을 보일 것"이라면서 " 코스피가 저평가에서 벗어나 적정가치를 받으면서 자산배분의 중심축이 채권, 부동산에서 주식으로 이동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채권 및 부동산에서 주식으로 중심축이 이동하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며 "간헐적 조정 국면에 진입하면 적극적인 주식 비중 확대할 것"이라며 "유럽 재정위기 우려는 2분기까지는 해결될 것으로 중국의 경기부양책과 미국의 투자모멘텀 강화로 내년 하반기에는 강세장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불확실성의 장기화에 대비해 1730포인트선 아래에서 주식비중의 확대를 권했다.
하이투자증권과 키움증권 역시 상단 전망치를 2400으로 내놓았다.
조익재 하이투자증권 센터장은 "경기는 하반기에 반등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일반적으로 경기가 반등할 것으로 기대되는 것은 미리 반영되는 특성이 있으나, 유럽 사태의 영향이 내년 상반기까지는 지겹도록 세를 보일 것으로 하반기에 본격적으로 상승 할 것"이라고 말했다.
즉 코스피는 'N'자형을 보이며 진행할 것으로 그는 예상했다. 최대 2400의 범위 내에서 움직이는 가운데 최저는 연초, 최고치는 후반기에 도달할 것으로 관측했다.
박연채 키움증권 센터장도 "유럽 재정위기는 재정통합 형태로 해소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를 위해서는 주요국의 긴축정책과 ECB의 통화공급, 그리고 주요국 은행의 자본확충 등이 진행되어야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결국 2분기까지 어느 정도의 윤곽이 뚜렷해질 것으로 유럽발 리스크가 해소되는 시점 역시 2분기 말 정도에 가능할 것으로 판단했다.
◆ 선진국 재정위기 악재에 경기둔화
가장 낮은 하단 전망치는 대우증권과 동부증권이 각각 1550를 내놓았다. 리스크가 공존하는 가운데 유동성과 안도랠리를 기대할 수 있지만 본격적인 추세전환은 어려울 것으로 예측했다.
결국 글로벌 경기의 불확실성에다 국내 지정학적 리스크까지 겹쳐 주식시장이 좀처럼 회복국면에 들어가기 힘들 것이라고 두 회사는 내다봤다.
선진국의 재정위기라는 아주 확실한 악재가 눈에 보이기 때문이다. 재정위기로 인해 미국과 유럽은 긴축재정에 들어가야 한다. 이 경우 경기둔화는 불을 보듯 뻔하다. 주가가 오를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구자용 대우증권 센터장은 "1550선은 PBR 0.9배 수준으로 과거 약세장(bear market)에서 주가는 장부가치(book value)를 하회하는 수준까지 떨어졌었다"며 "극심한 시스템 리스크 발생 국면에서 PBR은 0.8배 내외까지 떨어졌고, 시스템 리스크 발생 없는 경기 하강 국면에서는 0.9배까지 떨어졌다"고 분석했다. 대우증권의 리서처센터 뷰는 PBR 0.9배까지의 하락을 염두에 두고 산정된 수치인 셈이다.
용대인 동부증권 센터장은 "새해 증시에 지정학적인 리스크는 여전히 높다"며 "이란 핵문제 등으로 ▲ 국제유가 급등, 주요국 선거 등 ▲ 정치적인 불확실성 등으로 글로벌 공조를 저해와 국내 부동산 시장 붕괴에 따른 가계부채 문제도 확산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1분기와 2분기에는 유럽위기 확산과 중국 경제성장률 둔화로 하락추세 지속하겠지만 3분기 이후에는 글로벌 경기선행지수 반등과 금융불안 완화로 반등국면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이번 증시전망에 참여한 증권사 센터장은 교보증권 송상훈, 대신증권 조윤남, 대우증권 구자용, 동부증권 용대인, 동양증권 신남석, 미래에셋증권 황상연, 삼성증권 윤 석, 솔로몬투자증권 이종우, 신한금융투자 양기인, 우리투자증권 송재학, 유진투자증권 조병문, 키움증권 박연채, 토러스투자증권 이원선, 하나대투증권 김지환, 하이투자증권 조익재, 한국투자증권 이준재, 한화증권 최석원, 현대증권 오성진, HMC투자증권 우병무, IBK투자증권 임진균, KB투자증권 김철범, KTB투자증권 박희운, SK증권 이동섭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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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이연춘 기자 (lyc@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