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브렌트유·WTI 스프레드, 연초대비 2배
[뉴욕=뉴스핌 박민선 특파원] 국제유가가 호전된 경제지표와 이란발 변수의 영향으로 상승세를 연출했다.
16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3월물은 전거래일보다 51센트, 0.5% 오른 배럴당 102.31달러에 마감해 7주래 최고치를 찍었다. 올해 들어 WTI는 3.5% 가량 상승한 상황.
또 브렌트유도 1.18달러 상승한 배럴당 120.11달러선에 거래선을 형성하면서 지난 6월 중순 이후 최고 수준까지 올랐다.
다만 이들 사이에 스프레드는 이날 종가 기준으로 약 18달러 수준까지 벌어지면서 연초 대비 2배 가까이 확대됐다. 스프레드가 가장 크게 벌어졌던 것은 지난해 8월 26달러가 최고치였다.
IEA의 매튜페리 수석 원유시장 애널리스트는 "WTI가 확실히 국제 가격 벤치마크로서의 매력을 일부 잃었지만 이는 대부분 공급 문제가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WTI가 걸프만의 정제소와 송유관으로 연결되지 않은 만큼 실제 벤치마크로서 움직이는 역할을 하기는 힘들다는 것이다.
WTRG 이코노믹스의 제임스 윌리암 에너지 이코노미스트는 "브렌트유 거래가 WTI의 시장 점유율의 일부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 美지표 개선 + 이란 긴장감 지속
이날 발표된 미국 경제지표는 증시 상승은 물론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며 유가 상승에도 긍정적인 역할을 했다.
미 상무부는 지난달 신규주택착공건수가 월간 1.5% 증가한 69만 9000호를 기록했다고 밝혀 시장 전망치인 67만 5000호를 상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2월 수정치인 68만 9000호보다도 증가한 셈이다.
또 지난해 4분기 미국 모기지대출 연체율이 7.58%을 기록해 전분기 7.99%보다 하락, 최근 3년만에 가장 낮아졌다는 소식도 긍정적이었으며 지난주 신규실업수당 청구건수는 약 4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며 개선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주 신규실업수당 청구건수는 계정조정수치로 34만 8000건을 기록해 직전주 36만 1000건에 비해 1만 3000건 감소했다.
실업수당 청구자수 역시 342만 6000명으로 전주 352만 6000명보다 10만건이 줄어들어 지난 2008년 8월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다.
아울러 미국 필라델피아 지역의 제조업 경기 흐름을 나타내는 필라델피아 연준 2월 제조업지수도 전월보다 크게 개선된 10.2를 기록해 시장 전망치를 상회했다.
어게인캐피탈LLC의 존 킬더프 분석가는 "시장의 모든 요소가 분명해지고 최근 그리스 소식도 긍정적"이라며 "구제금융은 더 안정적이고 유로존 경제 전반을 강화함으로써 공포감을 희석시킬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전일 이란이 핵 프로그램과 관련해 공개적으로 성과를 내보인 데 대해 이스라엘은 과대포장한 것 뿐이라면서 냉담한 반응을 내놓았다.
이스라엘 에후드 바락 국방부장관은 "이란이 핵개발을 지속하고 있으나 어제 발표는 '쇼'에 불과하다"고 단언했다.
미국 역시 "협상을 겨냥한 과장"이라고 일축하며 "새로운 내용이 없고 큰 뉴스거리도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미 국방부 빅토리아 눌런드 대변인은 "분명한 것은 이란이 고립에 대해 압박을 느낀다는 점"이라면서 "이번 주장은 이란 국민들을 겨냥한 계산된 행위일 뿐"이라고 평가절하했다.
이런 가운데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란이 지난 10월 이슬람 공화국과의 핵 프로그램에 대한 회담을 재개하기 위해 EU 정책대표가 보낸 서한에 답장을 보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