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박민선 특파원] 국제유가가 그리스발 호재와 이란의 원유 수출 중단 소식 등의 여파로 다시 9개월래 최고치를 경신했다.
21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3월물은 전거래일보다 2.5%, 2.60달러 오른 배럴당 105.84달러에 거래를 마무리했다.
이는 지난 5월 4일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장중 106달러대를 돌파하기도 했다. 4월물은 2.6% 오르며 배럴당 106.25달러를 기록했다.
브렌트유도 상승 흐름에 동참하면서 전거래일보다 0.9% 오른 배럴당 121.13달러선에 거래선을 형성, 역시 9개월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날 시장은 그리스 소식에 대한 반응과 더불어 장 막판까지 크게 오르는 등 평소보다 예민한 모습을 보였다.
이는 이란과 서방국가들 사이의 긴장 고조에 따른 여파로 이스라엘, 혹은 미국과 이슬람 공화국 사이에 갈등 양상이 더 심화되고 있다는 평가에 따른 것이다.
BRG 브로커리지의 제프리 그로스만 대표는 "모두가 이란에 대해 두려워하고 있다"며 "문제의 진실은 원유 가격이 여기까지 오를 이유가 없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주말, 이란은 프랑스와 영국에 대한 수출 중단을 선언하는 등 강경 대응을 늦추지 않는 양상이다. 20일에는 그리스, 독일, 이탈리아 등 유럽연합(EU) 회원국에 대한 추가적 수출 중단 가능성에 대해 언급하기도 했다.
아울러 그리스가 2차 구제금융안 승인을 받는 데 성공했다는 소식은 안도감을 제공하면서 유가 상승 재료로 작용했다.
20일 유럽연합(EU) 재무장관들이 13시간 가까운 회의 끝에 1300억 유로 규모의 구차 구제금융을 제공하기도 했으며 민간채권단 역시 그리스의 디폴트를 막기 위해 국채 손실률을 53.5%로 확대했다. 이들 민간채권단은 오는 12일까지 국채교환을 완료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그리스는 오는 2020년까지 부채 비율은 국내총생산(GDP)의 120% 선까지 낮춰야 하는 상황이다. 향후 이를 이행하는 데 있어 많은 난관이 예상되고 있지만 일단 원유시장은 당장 디폴트 위기를 넘은 데 대해 낙관하는 모습을 보였다.
IAF 어드바이저스의 카일 쿠퍼 분석가는 "그리스 상황에 대한 안도감과 이란 관련 요소들이 시장에 더 많은 잡음을 만들어낼 것이라는 믿음이 유가 상승의 원동력이 됐다"며 "그리스의 구제금융안 승인은 경제에 대한 긍정적 관점을 확대시켰다"고 평가했다.
BNP파리바의 톰 벤츠 분석가도 "이란의 수출 중단 선언이 유가 상승에 한 축을 담당했다"면서 "여전히 상승 여력은 남은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