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엔화와 영국 파운드화가 동반 약세를 나타냈다. 중앙은행의 양적완화 움직임이 하락 압력을 가했다. 특히 엔은 달러에 대해 7개월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유로화는 그리스에 대한 불확실성이 다시 고개를 들면서 미국 달러화에 대해 약세 흐름을 나타냈다. 유로존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예상 밖으로 하락한 것도 유로화를 끌어내리는 데 한 몫 했다.
22일(현지시간) 뉴욕 외환시장에서 유로/달러는 1.3243달러를 기록해 0.07% 상승했다. 유로는 엔에 대해 상승했다. 이날 유로/엔은 106.34엔으로 0.76% 올랐다.
엔은 달러에 대해서도 내림세를 보였다. 달러/엔은 80.30엔으로 0.7% 오름세를 나타냈다. 달러 인덱스는 79.23으로 0.14포인트 올랐다.
미국 단기물 국채 수익률 상승에 따른 엔화 약세 기조의 초기 국면이라는 의견이 제시됐다. 엔화가 달러화에 대해 내림세를 지속하는 것은 일본은행(BOJ)의 채권 매입에 따른 영향도 있지만 이보다 미국 국채 수익률 상승의 힘이 더 크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엔화 등락이 미국 2년물 국채 수익률과 높은 상관관계를 가진다고 외환시장 전문가는 강조했다. 2년물 국채 수익률은 장중 0.30%를 기록, 지난해 10월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TD증권의 리처드 질훌리 채권 전략가는 “미국 국채 수익률이 오르면서 엔화가 하락 압력을 받는 것으로 보인다”며 “여기에 일본 무역수지가 적자로 전환한 것도 엔화에 악재”라고 설명했다.
유로존 2월 PMI는 49.7로 하락, 전문가 예상치인 50.5를 하회한 동시에 경기 수축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경제 펀더멘털에 대한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었다. 고강도 긴축안으로 인해 유로존 경제가 전반적으로 침체를 겪을 것이라는 관측이 고조됐고, 이는 유로화를 끌어내리는 악재로 작용했다.
CIBC의 제러미 스트렉 외환 전략가는 “그리스 구제금융 시행을 둘러싼 리스크가 유로화의 상승에 지속적으로 제동을 걸 전망”이라고 말했다. 그는 유로/달러가 1.3180~1.3280의 좁은 박스권에서 당분간 벗어나기 힘들 것으로 내다봤다.
영국 파운드화도 상당폭 약세를 보였다. 일부 영란은행(BOE) 정책자들이 양적완화 확대를 주장했다는 사실이 전날 의사록을 통해 공개된 가운데 외환시장으로 파장이 지속됐다. 파운드/달러는 1.5668달러로 0.70%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