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미국 국채가 4일 만에 상승했다. 5년물 국채 발행이 순조롭게 이뤄진 데다 유로존의 그리스 구제금융이 부채위기를 해소하지 못할 것이라는 회의적인 시각이 번지면서 안전자산 선호 심리를 부추겼다.
최근 금리 움직임과 인플레이션을 감안할 때 미국 국채의 손실 리스크가 높다는 주장이 연이어 제기되고 있지만 안전자산 입지를 흔들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유럽에서는 2월 유로존 구매관리자지수(PMI)가 50을 하회, 경기 수축 국면으로 빠져들면서 독일 국채가 상승했다.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가 그리스의 신용등급을 CCC에서 C로 하향 조정하고, 디폴트 가능성이 높다고 밝히면서 투자심리를 냉각시켰다.
22일(현지시간)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5bp 하락한 2.01%를 나타냈다. 30년물 수익률 역시 6bp 떨어진 3.15%에 거래됐고, 2년물은 1bp 하락한 0.29%를 나타냈다.
이날 미 재무부는 350억 달러 규모의 5년물 국채를 0.90%의 금리에 발행했다. 이는 프라이머리 딜러의 예상치(0.901%)와 거의 일치하는 수준이다. 응찰률 역시 2.89배로 최근 10건의 평균치인 2.9배와 흡사했다. 이어 23일 재무부는 7년 만기 국채를 290억 달러 규모로 발행할 예정이다.
제프리스의 토마스 시몬스 이코노미스트는 “5년물 국채 발행은 상당히 만족스러운 결과물을 내놓았다”고 평가했다.
미쓰비시 UFJ 증권의 토마스 로스 트레이더는 “낙관적인 시각이 종적을 감췄고, 이는 국채 입찰에 자금이 몰릴만한 이유”라며 “그리스에 대한 구제금융은 또 다른 난관에 부딪힐 것이라는 관측이 번지면서 호재가 희석됐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독일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9bp 대폭 하락한 1.89%를 기록했다. 지난 4일간 상승폭인 12bp를 대부분 반납한 셈이다.
최근 연일 내림세를 보였던 이탈리아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8bp 상승한 5.51%를 나타냈고, 독일 국채와 스프레드 역시 17bp 오른 362bp를 기록했다.
포르투갈 10년물 수익률 역시 12bp 상승한 12.45%에 거래됐고, 스페인 10년물은 5.09%로 보합을 나타냈다.
2월 PMI 지수가 전월 50.4에서 49.7로 하락, 전문가 예상치인 50.5를 밑돈 데다가 경기 수축 신호를 보냈다. 이는 유로존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를 고조시키면서 안전자산으로 자금을 몰아갔다.
BNP 파리바의 마테오 리제스타 채권 전략가는 “낮은 수익률에도 독일 국채 매입 수요가 높은 것은 리스크 회피 심리가 강하게 깔려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단면”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