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유로존 부채위기와 글로벌 경제 성장 둔화에 대한 경계감에 투자 자금이 안전자산으로 몰려드는 가운데, 유럽에서 저가 매수 사냥에 나설 때라는 주장이 나왔다. 또 러시아와 미국에 관심을 두는 한편 아시아의 비중을 줄여야 한다는 의견이다.
대표적인 글로벌 가치투자가인 에버모어 글로벌 밸류 펀드의 데이비드 마커스는 7일(현지시간) 마켓워치 칼럼을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특히 그는 최근 유럽에서 나타난 자금 썰물로 인해 글로벌 블루칩이 크게 저평가된 상태라고 진단했다. 상당수의 유럽 기업이 급성장하는 이머징마켓에서 금맥을 캐고 있지만 유럽에 속해 있다는 이유만으로 극심한 매도 압박을 받고 있다는 얘기다.
농업 설비와 호텔업에 주력하는 런던의 론호가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주력 비즈니스 지역이 아프리카이지만 투자자들은 이 사실을 보지 못하고 있다고 마커스는 주장했다. 이밖에 심해 유전 탐사 업체인 노르웨이의 세반 드릴링 ASA의 주요 고객층은 유럽이 아닌 남미에 집중돼 있다.
그는 “유럽 기업을 주의 깊게 살펴보면 놀라울 만큼 저평가된 종목이 적지 않다”고 전했다.
마커스가 눈여겨보는 또 하나의 시장은 러시아다. 성장 잠재력이 높다는 것. 하지만 공격적인 주식 매입에 나서기는 아직 이르다고 그는 판단했다. 국제 유가에 대한 노출이 지나치게 크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중국의 상대적인 고성장을 기대한다면 러시아 주식에 관심을 둘 만하다고 그는 강조했다. 중국이 성장하면 러시아가 반사이익을 얻을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다만, 기업별로 신중하게 선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마커스는 강조했다. 그는 러시아 최대 통신업체인 시스테마 JSFC와 헬스케어 및 보험, 유통 사업 부문을 보유한 바슈네프트 등을 보유하고 있다.
반면 아시아 증시는 투자 매력이 떨어진다고 마커스는 판단했다. 중국 증시가 최근 조정을 받았지만 밸류에이션은 여전히 부담스러운 수준이고, 일본의 경우 저가 매력을 지니고 있지만 상승 촉매제 역시 찾기 힘들다는 지적이다.
이밖에 미국의 개별 종목 가운데 모기지 보험사인 젠워스 파이낸셜도 그의 관심 종목이다. 모기지 비즈니스에서 출혈이 발생하고 있지만 손해보험과 생명보험의 강점이 상당하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