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가격 놓고 팽뱅한 '핑퐁戰' 결국 '포기'
[뉴스핌=이동훈 기자] 금융업 강화를 위해 그린손해보험 M&A를 시도했던 신안그룹(회장 박순석)의 인수계획이 사실상 물건너 갔다.
27일 금융당국과 업계에 따르면 신안그룹은 그린손보 인수를 위해 금융당국에 제출한 대주주 적격성 승인 신청서를 철회했다.
철회의 가장 큰 이유는 인수가격을 둘러싼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실사작업을 마무리한 후 가격 협상에 나섰으나 양측이 제시한 가격 차이가 수백억원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안그룹의 이번 인수는 처음부터 '무리수'라는 반응이 우세했다. 신안저축은행, 바로투자증권, 신안캐피탈 등 금융회사를 자회사로 두고 있지만, 이들 회사는 주력인 건설부문에 안정적인 자금을 조달하는 수준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때문에 보험회사를 전문적으로 경영하기에는 적절하지 않다는 의견이 줄곧 제기됐다.
자금력도 의문시됐다. 신안그룹은 앞서 지난해 10월 현대시멘트로부터 성우리조트를 인수하면서 상당한 자금을 풀었다. 인수금액이 4000억원 규모이며, 현대시멘트로부터 승계할 부채를 빼면 실질 인수대금은 1200억원대 안팎이다. 인수대금 마련을 위해 신안그룹은 농협 400억원과 한국증권금융 100억원 등 총 500억원을 차입했고, 신안그룹 계열사가 684억원을 부담했을 정도로 자금 유출이 심했다.
이영두 그린손보 회장의 지분 매각가는 800억원대로 유상증자 실권주 인수를 포함할 경우 신안그룹 측의 인수가격은 약 1400억원대에 달한다.
금융권 관계자는 "신안그룹이 대주주 적격성 승인 신청서를 철회하면서 그린손보 인수에서 발을 뺐다"며 "전문성 및 자금 유동성 등을 고려할 때 무리하게 인수에 뛰어든 경향이 있다"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그린손보 매각은 당분간 표류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금융당국은 그린손보가 자체적으로 정상화할 여력이 없다고 판단하면 경영개선명령 조치를 내린다. 또 다시 경영개선계획이 승인되지 않을 경우 금융당국은 관리인을 선임하고 제3자 매각 절차 등을 추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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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이동훈 기자 (leed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