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홍승훈 기자] 당장의 실적이 문제가 아니다. 미래 금융환경 변화에 얼마나 적절한 대응전략을 세워 안정적인 수익원을 만들어내느냐가 시중은행 미래전략 담당자들의 최대 고민이다.
지금까지 일부 보험사와 증권사 중심으로 운영되던 은퇴연구소가 올해들어 전 은행권으로 확산되는 추세다. 새로운 먹거리산업으로 은퇴시장을 공략하겠다는 것이다. 이 시장은 지금도 200조원 수준이지만 불과 7~8년뒤엔 600조원을 훌쩍 뛰어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통계청 집계에 따르면 2010년 기준 베이비붐 세대(1955년~63년 출생)는 712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15%에 달한다. 향후 3년간 50대 이상 퇴직자는 150만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은행권 역시 은퇴이후의 노후설계상품이 향후 주요 수입원이 될 것으로 판단하고 각개전투에 나서는 형국이다.
은행권에서 은퇴시장 공략을 가장 먼저 뛰어든 곳은 하나은행이다. 지난해 태스크포스팀을 시작으로 올해 1월 은퇴설계팀을 리테일사업부내에 신설해 은퇴설계와 관련된 지원을 전담하고 있다.
관련부문 시장점유율도 선두에 올라와 있다. 월지급식펀드 판매에선 전 금융권을 통틀어 시장점유율 1위고, 연금펀드 역시 시중은행 중에선 점유율 10%로 선두를 유지한다.
유일하게 은퇴설계시스템을 만든 곳도 하나은행이다. 하나은행 고객이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이 은퇴설계시스템은 간단한 설문 작성을 통해 은퇴준비를 위한 부족자금과 재무상황을 진단받고 각 연령대에 적합한 은퇴 포트폴리오를 제공받을 수 있다.
하나은행은 올 상반기중에 은퇴설계마스터제도를 시행, 연간 100명의 은퇴설계전문가를 선발할 복안도 갖고 있다.
리테일사업부 관계자는 "최근들어 고령화와 기대수명 연장으로 은퇴설계에 대한 관심이 증가추세에 있다"며 "또한 은행권에선 관련시장을 이끌어가고 있는 만큼 자부심을 갖고 시장을 리드해나가겠다"고 밝혔다.
비슷한 시기에 신한은행도 시장 공략에 나섰다. 지난 1월 은퇴연구팀을 신설한 신한은행은 총 4명으로 구성된 직원들이 관련업무를 해나가고 있다.
신한은행측은 저출산 고령화 문제로 인해 2020년~2030년쯤에는 은행고객의 연령구조가 달라져 50대 이상의 고객이 많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은퇴이후에 대한 고민이 증가할 것으로 판단하고 은퇴전부터 고객과 미래를 함께 준비하자는 취지에서 팀을 신설했다고 전해왔다.
신한은행 은퇴연구팀 관계자는 "미래에셋이나 삼성생명 등에서 운영하는 은퇴관련 연구소는 주로 연구에 집중하는 조직이지만 신한은 규모는 작지만 사업 위주로 해나갈 계획"이라며 "영업점에서 고객상담시 실질적인 맞춤형 은퇴설계를 해줄 수 있는 시스템도 구축중"이라고 설명했다.
하나와 신한은행과는 달리 지주사 차원의 접근을 시도하는 곳도 있다.
KB금융은 오는 8월 지주사로선 처음으로 KB은퇴설계 연구센터(가칭)를 만들 계획이다. 6개팀으로 구성된 KB경영연구소 산하에 이 연구센터를 두고 고령화와 은퇴 가속화에 따른 사회 경제적 변화에 대한 연구를 제대로 해보겠다는 것.
이를 위해 상반기내에 국민은행과 KB생명에 각각 '은퇴설계팀'을 신설하고 이들과의 협업을 통해 은퇴설계패키지 상품개발 등을 계획중이라는 설명이다.
KB금융그룹 관계자는 "100세 시대의 자산관리 중심테마는 은퇴관리"라며 "당장은 팀 단위 수준의 연구센터지만 이를 시작으로 고령화에 대비한 국가 시스템 구축에 기여하고 획기적인 은퇴 금융상품 개발을 지속적으로 해나갈 방침"이라고 전해왔다.
이와는 달리 우리금융은 은행보다는 우리투자증권의 '100세 시대 연구소'를 통해 은퇴시장 공략을 이어가겠다는 전략이다.
이같은 은행들의 은퇴연구소 설립 붐에 따라 증권과 보험에 국한됐던 금융소비자들의 충족도 역시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신한은행 서봉균 마케팅부 부부장은 "금융상품 측면에서 장기보험만이 노후대비가 되는 것은 아니다"며 "정기예금 가입에서부터 다양한 자금결제서비즈, 퇴직후 자영업 추진시 대출 등 다양한 고객니즈를 충족시켜줄 수 있는 은행 특성상 지금까지 보험과 증권 중심의 은퇴설계 및 연구에서 한발 더 나아갈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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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홍승훈 기자 (deerbear@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