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장수 제품…박카스 신화 창조
스토리텔링(Storytelling)이 현대 경영활동의 핵심 수단으로 뿌리를 내리고 있다. 마켓팅은 물론 기업 핵심가치를 꾸며 경쟁력을 향상시키는 영역으로까지 확장되는 추세다. 진정성이 담겨있는 스토리텔링 기법 및 경영관은 궁극적으로 비전기업을 만드는 데에 큰 몫을 한다. 뉴스핌은 창간 9주년 기획물로 스토리텔링 경영의 중요성과 국내 주요 기업들의 해당 성과물을 소개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편집자 주>
[뉴스핌=서영준 기자] 제약업계에는 장수 약품들이 많다. 소비자들은 이들 약품 이름만 들어도 관련 제품은 물론 광고, 해당기업까지 자연스레 떠올릴 정도다.
이런 가운데 40여년 가까이 제약업계에서 신화를 써내려온 박카스는 소비자들로부터 국민 피로회복제로 확실히 자리매김하고 있다.
지난 1961년 정제 형태로 첫 출시된 박카스는 1963년 현재와 같은 드링크 형태로 바뀐 뒤, 지난 2월까지 약 173억병이 판매됐다. 이 같은 수치는 병 길이로 환산해 계산하면 지구 52바퀴를 돌고도 남는 엄청난 양이다.
◆파격적 상품명 '박카스'
박카스는 로마신화에 나오는 술의 신이다. 신화 속 박카스는 포도를 이용해 술을 만드는 방법을 사람들에게 전파하고, 주당들을 지켜줌과 동시에 풍년이 들도록 돕는다.
이에 강신호 동아제약 회장은 신제품 출시를 앞두고 간장을 보호한다는 이미지를 줄 수 있는 제품명 선정에 고민을 거듭하던 중 독일 유학 시절 본 박카스 신상을 떠올리게 된다.
신제품이 술로 인한 간장보호에 중점을 두기 때문에 술을 관장하는 박카스 신에서 제품명을 따오면 충분히 승산이 있으리라 판단한 것이다.
이에 따라 박카스로 결정된 제품명은 당시 의약품 이름이 회사명이나 성분명을 활용해 정했던 것과 달리 로마신화 속 신의 이름을 차용했다는 점에서 파격적 시도로 꼽히고 있다.
이렇게 출시된 박카스-정은 초기 종합강간영양제(綜合强肝營養劑)라는 표지를 내걸고 셀링포인트 역시 술에 맞춰 간장보호에 중점을 뒀다.
특히 출시 초기 진행한 샘플공세 작전은 박카스를 알리는데 톡톡한 역할을 했다.
박카스는 거래처는 물론 사원들의 가정과 친구들에까지 음주전후에 박카스를 먹으면 간이 손상되지 않는다는 계몽과 함께 대대적 샘플링을 전개하며 월간 매출(100정 포장단위)이 1만개에 이르기도 했다.
◆대량생산, 대량광고, 대량판매
박카스-정은 이 같이 승승장구하며 인기를 얻었지만, 예기치 못한 사태에 봉착하며 제품 개량을 단행할 수밖에 없었다. 제제 기술 및 소비자들의 엠플 용기 사용 미숙이 부른 결과였다.
결국, 박카스는 지금의 형태와 같은 드링크 타입 박카스D를 발매하며 대대적 공세에 나섰다. 이른바 '3M 전략'으로 불리는 대량생산(Mass Production), 대량광고(Mass Communication), 대량판매(Mass Sale) 전략이었다.
반응은 곧바로 나타났다. 박카스D는 1963년 월평균 판매량 35만병을 상회하는 획기적인 기록을 보였고, 그 이듬해에는 월평균 56만병으로 급증했다. 박카스 신화가 시작되는 순간이었다.
동아제약 관계자는 "박카스는 드링크제로 발매한지 1년만인 1964년 드링크제 시장에서 1위를 차지했다"며 "차별화 된 크리에이티브 전략과 대대적인 광고 물량작전이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박카스의 이 같은 성장세에도 시련은 있었다. 지난 1976년 7월 정부가 오남용을 일으킬 수 있다며 자양강장 드링크류의 일반 대중 광고를 금지한 것이다.
이에 따라 박카스는 성장 정체기에 접어들고, 광고가 가능했던 식품 드링크는 시장을 잠식해 왔다. 지난 1993년 광고가 재개되기까지 박카스는 출시 이후 최대의 위기를 겪어야 했다 .
광고 해금과 동시에 박카스는 기존 드링크제 광고와는 차별화된 휴머니티 광고를 전개한다. 그렇게 탄생한 광고들은 '새한국인 시리즈', '그날의 피로는 그날에 푼다', '젊음 지킬 것은 지킨다', '피로회복제는 약국에 있습니다' 등으로 소비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다.
◆세계를 무대로 쓰는 박카스 신화
대한민국 국민드링크 불리는 박카스는 세계시장에서도 신화창조를 위한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박카스는 현재 미국, 중국, 필리핀, 러시아 등을 비롯한 전 세계 40여 개국에 수출되고 있다. 지난해에는 캄보디아를 기점으로 이머징마켓으로 수출국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지난 2007년부터는 필리핀을 박카스 수출의 동남아 전초기지로 개척하겠다는 계획 아래 현지화 전략을 펴고 있다. 동아제약은 이를 통해 박카스가 필리핀 시장 1위 제품이 되게할 방침이다.
동아제약 관계자는 "전세계 에너지드링크 시장은 약 7조원 정도의 규모로 연평균 10~15% 이상의 고성장을 거듭하고 있다"며 "향후 거점국가 성공전략을 기본으로 마케팅 역량을 집중해 박카스가 전세계인의 사랑을 받을 수 있도록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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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서영준 기자 (wind090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