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맥쿼리 등 대박 조짐에 표정관리
[뉴스핌=노종빈 기자] 최근 기업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나온 교보생명 지분을 확보하기 위한 국내외 펀드들의 왕성한 입질이 들어오고 있어 주목된다.
19일 국내 IB업계에 따르면 최근 대우인터내셔널과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가 각각 보유한 교보생명 지분 24%와 9.9%의 매각과 관련 국내외 펀드가 무더기로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 매각가 주당 30만원 가뿐히 넘길 듯
이에 따라 이번 인수전은 벌써부터 대박조짐을 보이고 있는 모습이다. 이 때문에 매각 자문을 맡고 있는 맥쿼리와 우리투자증권 측은 일단 '입단속"과 '표정관리'에 들어간 상태다.
캠코 관계자에 따르면 교보생명 지분(9.9%)을 매각하기 위한 예비입찰을 마감한 결과 칼라일 등 국내외 펀드 6곳이 참여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날 매각에 참가한 투자자들의 대부분은 지난 주말에 마감된 대우인터내셔널의 교보생명 보유지분 매각(24%)에도 참여한 것으로 알려져 향후 M&A의 불씨를 남겨놓고 있다.
이 때문에 무엇보다 교보생명 지분의 매각가 자체도 기존 시장의 예상보다 높아질 전망이다. 최근 1년간 장외시장 거래 주가의 상단인 주당 30만원은 가뿐히 넘어설 것이라는 관측이 대부분이다.
교보생명 측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시장 관계자들은 이번에 지분 인수에 나서고 있는 4~5곳의 펀드들로 현 교보생명 4대 주주인 코세어를 포함, 어피니티와 칼라일, MBK파트너스, IMM 등을 지목하고 있다.
이들은 대부분 외국계 사모펀드이지만 일부 국내 사모펀드도 함께 LOI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 교보 4대주주 코세어, 우호지분 성격에 주목
일단 단일 투자주체가 대우인터내셔널의과 캠코의 지분을 모두 사들일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관측된다. 하지만 그렇게 될 충분한 개연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만약 두 곳의 매각 물량을 한 쪽에서 싹쓸이할 경우 총 33.9%를 보유하게 되는 셈이어서 현 최대주주 신창재 회장(사진)의 지분 33.6%을 넘어서게 된다.
이런 가운데 교보생명 주식 9.8%대를 보유한 현 4대주주인 외국계 사모펀드 코세어코리아의 움직임이 주목되고 있다.
즉 코세어가 교보생명 신창재 회장 측의 우호지분이냐 아니냐에 따라 또한 현재 매각 중인 교보생명의 지분가치와도 직결될 수 있는 중대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는 모습이다.
일단 회사측 관계자는 코세어가 당연히 현 경영진의 우호지분일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 근거로 그동안 사외이사로 경영에 참여하면서 신회장 측과 협력해 왔다는 점을 들고 있다.
또한 지난해 11월 코세어는 자신들의 지분을 매각 추진할 것이라는 시장 루머에 대해 정면 부인했다는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그렇다고해서 반드시 코세어가 신창재 회장 측의 우호지분이라는 보장은 없는 상황이다. 이는 코세어와 함께 교보생명 지분 인수에 나선 다른 펀드들도 마찬가지다.
◆ 코세어, 캐스팅 보트만 쥐어도 '쏠쏠'
교보생명 지분을 직접 보유하고 있는 코세어코리아는 미국에 본사를 둔 사모펀드로, 그 일거수 일투족은 사실상 베일속에 가려진 상황이다.
코세어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교보생명 주주들 가운데 크게 돋보이지 않는 단순 전략적 투자자에 불과했다.
지난해 하반기 시장 일각에서는 코세어가 자신들의 지분을 올해 말까지 '엑시트(매각하고 떠나는 것)'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았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말 코세어가 투자은행들에 교보생명 지분 매각과 관련 매각제안서(RFP)를 전달했다는 소문이 돌아 시끄러웠다"며 "당시 시장 정보에 따르면 코세어는 신 회장 측과 5년간 투자하기로 계약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교보생명 측은 이같은 이면 계약 내용의 존재를 시장 루머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코세어 측이 추가지분 확보에 나설 경우, 교보생명의 M&A 가능성과 관련해 결코 가볍게 넘길만한 사안이 아니라고 분석한다.
게다가 코세어 측은 굳이 지분 전량 매수에 나설 이유는 없다.
교보생명 측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코세어가 어떤 형태로든 추가 지분인수에 나설 경우 향후 교보생명의 M&A에도 최소한 캐스팅 보트를 쥘 수 있게 될 것이 유력하기 때문이다.
이번 매각에서 반드시 전량을 인수하지 않더라도, 예컨대 5~10%만 더 갖고 있으면 향후 신 회장을 제외한 외국계 주주들의 회동에서 가장 강력한 주도권을 쥘 수 있게 된다.
한 M&A 업계 전문가는 "코세어가 반드시 교보생명에 우호적이거나 비우호적일 필요는 없다"며 "긴급한 상황이 발생하기 전까지는 얼마든지 느긋하게 현 경영진에 우호적인 입장을 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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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노종빈 기자 (unti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