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금융시장의 투자가들 사이에 기정사실화된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가 점차 공식화되는 움직임이다.
유럽중앙은행(ECB)과 EU 등 정책자들 사이에서 그리스의 유로존 잔존에 대한 강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설상가상, 유로존 정책자들이 그리스에 대한 52억유로의 자금 지원을 연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시장 불안감을 더욱 고조시켰다.
9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2차 구제금융 지원 여부가 불확실했던 지난 2월만 해도 ‘터부’로 여겨졌던 그리스 유로존 탈퇴 문제가 정책자들 입에 오르내리기 시작했다.
독일 재무장관 울프강 쇼이블레는 이날 독일 방송사와 가진 회견에서 “그리스가 유로존을 탈퇴하기로 결정한다면 독일이 이를 막을 수는 없다”며 “탈퇴 여부는 그리스가 결정해야 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헤르만 반 롬파위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현재 세계는 유로존 역사상 가장 중차대한 위기 상황을 목격하고 있다”고 말했다.
룩셈부르크의 장 아셀보른 외무장관 역시 “그리스 국민의 80%가 유로존에 남기를 원한다면 이에 상응하는 정책 기조를 추구하는 정당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그리스는 불행한 상황에 처하게 될 것이며, 이는 국민들에게 커다란 고통을 안겨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주요 외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유로존 정책자들이 구제금융 협상안에 비우호적인 선거 결과를 이유로 그리스에 대한 52억유로 지원을 연기할 움직임이라고 보도했다.
이는 지난 3월 승인된 1300억유로 규모의 구제금융 지원의 일환으로, 오는 10일까지 지급돼야 하는 지원금이다.
그리스는 오는 18일 만기가 도래하는 33억유로 규모의 채권 상환을 위해 자금 지원이 필수적인 상황. 때문에 구제금융 집행 중단설이 적잖은 충격을 가했으나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은 예정대로 자금을 집행하기로 결정, 고비를 넘겼다.
인베스텍 애셋 매니지먼트의 존 스토포드 채권 및 외환 헤드는 “지난주 선거 결과가 말해주듯 그리스는 벼랑 끝을 향해 전력질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