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대 증권사 CEO 중 8명 교체
[뉴스핌=문형민 기자] 젊은 사장의 패기인가, 고참의 노련미인가?
주가 급락과 극심한 거래부진, 수수료율 하락 등으로 위기를 맞고 있는 증권사들이 위기 극복 카드로 최고경영자(CEO)를 교체를 꺼내들었다.
1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국내 10대 증권사 중 8곳이 올해 CEO를 교체했다(교체 예정 포함). 황성호 우리투자증권 사장,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만이 연임에 성공했을 뿐 모두 새얼굴로 바뀌었다.
CEO 교체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1960년대생 '젊은 사장'으로 세대 교체가 이뤄졌다는 것. '젊은 사장'을 중심으로 조직을 혁신하겠다는 의지가 드러난 것이다. 앞서 지난 2007년 증권사 사장 가운데 최연소로 취임했던 유상호 사장이 한투증권을 업계 최상위권으로 끌어올린 바 있다.
반면 경험이 풍부한 백전노장 1950년대생 사장을 선택한 증권사도 있다. 위기 국면에 안정성을 높이는 전략을 선택한 셈이다.
(윗줄 왼쪽부터) 김신 현대증권 사장, 이승국 동양증권 사장,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 황성호 우리투자증권 사장, 전상일 NH농협증권 사장, 김기범 대우증권 사장 내정자. |
젊은 사장으로는 1963년생인 김 신 현대증권 사장이 대표적이다. 이승국 동양증권 사장, 나재철 대신증권 대표이사 부사장 등은 1960년생이다. 미래에셋증권의 각자대표로 선임된 변재상 전무도 1963년생이며, 메리츠종금증권의 각자대표인 최희문 사장(1964년생), 김용범 사장(1963년생) 등이 새얼굴이다.
연임에 성공한 유상호 한투증권 사장(1960년생), 권용원 키움증권 사장(1961년생), 주원 KTB투자증권 사장(1963년생) 등까지 포함하면 증권업계는 1960년대생 사장이 다수가 됐다.
김 신 현대증권 사장은 지난 1일 서울 장충동 반얀트리호텔에서 열린 창립 50주년 기념식에서 이어마이크를 끼고 원고 없이 빈 손으로 무대에 올라 프리젠테이션을 해 화제가 됐다.
그는 이 자리에서 "요즘 증권사들의 모습은 폭포를 향해 달려가는 배와 같다"며 전사적인 혁신을 주문하고 품질경영을 선언했다. 상품 개발에서부터 판매, 애프터서비스(AS)에 이르기까지 증권사의 모든 업무 프로세스를 고객의 눈높이에 맞춰 재설계하고, 한번 상품을 팔면 끝까지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강조했다.
이승국 동양증권 사장은 취임사에서 "저의 등장은 상당히 충격적이고 예견되지 않은 일이었다"며 "현재의 위기 상황은 새로운 도약의 전환기이자 현실을 직시할 때"라며 변화와 혁신을 예고했다.
노장 CEO 그룹은 연임에 성공한 황성호 우리투자증권 사장과 동양증권 사장, 부회장을 역임하고 NH농협증권으로 옮긴 전상일 사장은 1953년생이 대표적이다. 지난해말 그룹 인사를 통해 삼성자산운용 사장에서 삼성증권 사장으로 이동한 김 석 사장(1954년생), 7년만에 친정회사로 복귀한 강대석 신한금융투자 사장(1958년생)도 여기에 속한다.
또 대우증권 사장으로 내정된 김기범 전 메리츠종금증권 사장(1956년생), 하나대투증권 사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임창섭 하나금융지주 고문(1954년생)도 포함된다.
황성호 사장은 지난 5일 주총에서 연임이 확정된 후 기자들과 만나 "좀 더 다양한 상품을 만드는 데 투자해 JP모간이나 골드만삭스 같은 글로벌 IB(투자은행)로 거듭나도록 하겠다"고 비전을 제시했다.
김기범 대우증권 사장 내정자도 대우증권 재직시절 헝가리대우은행 대표, 런던법인지사장, 국제본부장을 역임한 국제통이어서 앞으로 위기 돌파구로 해외진출, 글로벌 IB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강대석 신한금융투자 사장은 '2015년 전 사업라인 업계 TOP5 진입'을 선포하며 리테일부문에 편중된 수익구조를 본사영업과 리테일영업간의 균형잡힌 수익구조로 변화하고, 금융상품과 주식브로커리지 수익 비중이 균형을 이루는 안정적인 리테일 수익구조를 꾀하는 전략을 해법으로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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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문형민 기자 (hyung1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