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문형민 기자] 주식 위탁매매, 자산관리영업 등이 어려워지면서 채권운용이 증권사 실적의 주요 변수로 떠올랐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증권사들이 보유한 채권 규모는 대우증권, 우리투자증권, 삼성증권 등 대형사들의 경우 10조원에 육박한다. 현대증권 한국투자증권 등도 8조원 이상이다. 지난해 6월말에 비해서도 평균 1조원 이상씩 증가했다.
증권사의 채권 규모가 커진 것은 지난 2006년 CMA(종합자산관리) 환매조건부채권(RP) 영업이 허용되면서 부터다. 증권사의 대고객 RP 잔액은 2005년만 해도 약 8조원에 불과했지만 현재 60조원 수준으로 급증했다. 여기에 프랍(자기자본거래), 소매채권, ELS(주가연계증권) 등과 관련된 채권도 늘었다.
이로 인해 금리 변동에 따라 손익 변동도 커지고, 채권을 운용하는 인력의 중요성도 커졌다. 지난 12일 한국은행이 13개월만에 기준금리를 3.25%에서 3%로 전격 인하하자 증권사들의 주가는 장중 2~3% 상승하기도했다. 금리 인하로 인한 채권 관련 이익의 증가 기대감이 반영된 셈이다.
조성경 KTB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증권사들의 이자수익이 전체 순영업수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0~15% 수준에서 25~30% 수준으로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채권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증권사들은 FICC(Fixed Income, Currency, Commodity)팀을 만드는 등 조직을 강화하고 있다. FICC는 금리와 외환, 원자재 등과 관련된 현물과 파생상품 운용은 물론 상품개발, 세일즈 등을 전담하는 조직이다.
또한 채권 전문가 출신 CEO를 선임하기도 한다. 김용범 메리츠종금증권 사장은 보험사와 외국계 증권사, 자산운용사, 국내 증권사 등을 두루 거친 채권 운용 전문가다. 김 신 현대증권 사장 역시 1987년 쌍용증권(현 신한금융투자)에 입사해 채권영업팀장 등을 역임한 '채권 브로커 1세대'다.
김 신 사장은 취임 후 채권운용의 효율성 제고와 규모 확대를 위해 채권사업본부를 재편하는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장외파생본부를 신설하고, 본부 내에 FICC 세일즈부와 FICC투자부를 신설했다. 김용범 사장도 박태동 전 삼성증권 FICC 운용팀 이사를 영입, 채권 운용을 강화했다.
한편 올들어 증권사들이 채권 운용으로 이익을 내는 데 버거워하고 있다. 절대금리가 사상 최저 수준으로 내려온 데다 변동성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한 증권사 FICC 관계자는 "2008~2009년 금리가 추세적으로 하락하고 변동성이 클 때는 채권보유액이 5조~6조원인 증권사에서 연간 600억~700억원의 이익을 냈다"며 "올해는 이익 규모가 많이 줄었다"고 말했다.
다른 증권사 관계자 역시 "기준금리와 3년물 금리가 거의 차이가 없을 정도여서 이익 내기가 쉽지 않다"며 "대형 증권사들도 올 상반기에 채권운용으로 100억~200억원 벌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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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문형민 기자 (hyung1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