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정탁윤 기자] 글로벌 불황에 국내 기업들이 현금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주식과 부동산을 처분하는 것은 기본이고 계열사를 매각해 '몸집 줄이기'에도 나섰다. 돈 되는 건 다 파는 상황이다.
대외환경이 어려워진 탓이 크지만 호황기에 무리한 사업확장으로 화를 자초한 기업들도 있다. 또 태양광 등 아직은 불확실한 미래사업에 투자했다 낭패를 본 경우도 있다. 일단은 현금을 확보해 위기를 넘기고보자는 심정이다.
대기업 한 관계자는 "일부 기업을 제외하고 대부분은 요즘 같은 불황엔 신규투자는 엄두도 못낼 판"이라며 "회사가 어려우니 일단 현금부터 확보하고 보자는 생각은 누구나 같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 무리한 사업 확장..태양광 투자했다가 낭패
포스코는 최근 70여개 계열사중 비주력 계열사 10개 이상을 연내 정리하겠다고 밝혔다. 매각하거나 사업이 겹치는 계열사끼리 합치는 방식이다. 철강시황 불황에 실적이 급감한 포스코로선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포스코는 최근 몇년 사이 대우인터내셔널을 인수하는 등 M&A(인수합병)에 적극 나서며 몸집을 불려왔다. 인도와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를 중심으로 한 해외 제철소 투자에도 공격적으로 나섰다. 한때 삼성전자와 함께 현금이 가장 많은 기업이었지만 이같은 공격적 투자에 현금이 줄었다.
외국계 신용평가 기관들은 포스코의 이같은 대외확장 전략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다급해진 포스코가 몸집을 줄이고 현금확보에 나선 건 이같은 대내외 환경변화에 따른 필연적 결과다. 지난 4월 보유 중이던 SK텔레콤과 KB금융, 하나금융등의 지분을 팔아 5000억원대의 현금을 마련했다.
포스코는 또 계열사인 대우인터내셔널이 보유한 교보생명 지분(24%) 매각 작업도 진행 중이다. 더불어 포스코특수강 상장을 통해 3000억원대의 현금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철강업계 한 관계자는 "한때 현금많은 기업의 상징이던 포스코가 최근 서울 포스코센터 매각 얘기가 나올만큼 현금확보에 특히 신경쓰는 모습"이라고 언급했다.
웅진그룹은 태양광 등 신사업에 투자했다 현금이 부족해진 케이스다. 웅진그룹은 현금이 부족해지자 최근 알짜계열사인 웅진코웨이를 정리했다. 웅진코웨이를 특수목적법인 (SPC)에 넘기고 KTB 사모펀드로부터 9600억원의 투자를 받기로 한 것.
◆ 신규수주 없어서..그룹 체질개선 차원도
조선업계 세계 1위인 현대중공업도 포스코 만큼이나 현금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현대중공업이 현금확보에 열을 올리는 것은 최근 몇년간 극심한 수주부진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중공업은 얼마전 보유중인 현대차 지분 3.45%중 1.45%를 팔아 7000억원대의 현금을 확보했다.
수주부진으로 현금 유동성이 악화된 데다 계열사인 현대오일뱅크 IPO(기업공개)를 통한 자금회수마저 차질을 빚으며, 운전자금과 차입금 상환용 자금마련이 다급해진 탓이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재무건전성을 제고하기 위한 것”이라고 지분매각 배경을 설명했다. 현대중공업은 주식 매각과 더불어 최근 7000억원어치의 회사채도 발행했다.
동양그룹이 현금확보에 나선 것은 그룹의 체질개선 차원이다. 동양그룹은 현재 시멘트와 레미콘 등 사양산업 위주에서 동양매직과 동양네트웍스 등 소비재 중심과 금융, 신재생에너지사업 등으로 주력사업을 바꾸고 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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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정탁윤 기자 (tac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