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현지시간) 배드민턴 여자복식 A조 조별예선 3차전 한국과 중국 경기에서 심판이 세계 랭킹 1위인 중국의 왕샤오리-위양조에게 말하고 있고 한국의 정경은-김하나조는 이를 듣고 있다. 양 팀은 이날 웸블리 에레나에서 열린 예선전에서 쉬운 상대를 만나기 위해 `져주기 게임`을 연출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관중들은 선수들의 성의 없는 게임에 야유를 퍼부었다.[런던=AP/뉴시스]

[뉴스핌=윤혜경 인턴기자] 우리나라를 포함, 고의로 져주기 논란에 휘말렸던 배드민턴 여자 복식의 4개팀 8명이 모두 실격 처리돼 충격을 주고 있다.
 
BBC 등 영국 언론 등은 지난 1일(한국시간) "세계배드민턴연맹(BWF)이 1일 청문회를 열고 8팀 모두 고의패배가 인정돼 4개팀 8명을 모두 실격 처리했다"고 전했다.

이로써 문제가 됐던 A조의 왕샤올리-위양(중국) 조와 정경은-김하나(한국) 조, C조의 하정은-김민정(한국) 조와 멜리아나 자우하리-그레시아 폴리(인도네시아) 조가 모두 실격 처리 됐다.

단체 실력 처리 “서로 결승까지 강한 팀 만나지 않으려다”

이날 웸블리 아레나에 열린 배드민턴 여자복식 A조 조별리그 3차전 경기에서 세계랭킹 8위 정경은-김하나조가 세계랭킹 1위의 왕샤오리-위양조를 2-0으로 대파하는 이변이 일어났다.

중국 팀은 한국을 상대전적에서도 7승1패로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을 만큼 강했지만 이미 토너먼트 진출을 확정한 이상 세계랭킹 2위의 자오윈레이-텐칭 조를 결승까지 만나지 않기 위함이었다.

같은 처지의 한국 팀 역시 무기력한 경기로 일관했다. 보다 못한 심판은 4명의 선수를 불러 경고를 줬고 관중은 야유를 보냈다.

성한국 대표팀 감독은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이 앞선 경기에서 제대로 경기를 펼쳤다면 이런 일은 없었을 것이다"며 "어떻게 세계랭킹 1위 선수들이 그렇게 플레이할 수 있는가. 선수들은 시작부터 실수하는 척 했다"고 항의했다.

하지만 같은 날 C조 조별리그에서 세계랭킹 3위 김민정-하정은 조는 세계랭킹 12위인 인도네시아의 그레이시아 폴리-멜리아나 자우하리 조를 맞아 져주기 경기를 이어갔다. 경기는 한국 팀이 2-1로 이겼지만 이 경기 역시 C조 2위로 8강전에 올라가야 4강전에서 자오윈레이-텐칭 조를 만나지 않는다는 계산 때문에 고의 패배를 염두에 둔 경기였다.

대한배드민턴협회측은 "우리가 먼저 시작한 것이 아니라 중국이 먼저 그렇게 해서 전략적으로 대응했다"고 항변한 바 있다. 더불어 징계 역시 벌금이나 구두 경고 정도가 될 것으로 알려졌지만 BMF는 ‘올림픽 정신 위배’라는 아래 선수들 전원을 ‘전원 실격’ 처리 했다.

네티즌들은 "누가 먼저 시작한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스포츠맨십을 어긴 것에 대한 부끄러움을 느끼는게 먼저다" "비싼 돈 주고 현장에서 경기를 본 사람만 안타깝다"는 반응이 쏟아졌다.

한편 한국과 인도네시아가 이의신청을 제출했지만 모두 기각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