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이른바 재정절벽에 대한 우려가 가뜩이나 부진한 기업 투자를 마비시키고 있다.
유로존 위기로 매출이 급감하면서 주요 기업들이 고용과 설비 등 투자에 소극적인 가운데 하반기로 접어들면서 대선 전후 국내 정책과 관련한 리스크가 이중 압박을 가하는 모습이다.
6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전자제품부터 자동차 부품 등 산업 전반에 걸쳐 주요 기업 경영자들이 재정절벽 리스크를 이유로 투자 계획을 철회하고 있다.
내년 세금 인상 가능성과 정부 부문의 지출 축소 등 악재가 산적한 만큼 보수적인 경영에 주력할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전자제품 업체 후벨은 수백만 달러 규모의 장비 주문을 취소하고, 장기간 계획했던 설비 업그레이드도 연기하기로 했다.
당초 100여명 신규 채용 계획을 세웠으나 고정자산 투자 계획을 철회하면서 이 역시 잠정 보류하기로 했다.
항공우주 업체인 에이스 클리어워터는 50만달러 규모의 기계 주문을 취소한 한편 채용 계획도 취소했다.
이 같은 움직임이 산업 전반에 걸쳐 확산되고 있으며, 하반기 이후 고용과 성장 부진에 대한 우려를 높이고 있다고 NYT는 보도했다.
지난주 발표된 6월 공장 주문이 전월 대비 0.5% 감소하는 등 경제 지표에서도 파장이 가시화되고 있다.
모간 스탠리가 7월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40% 이상의 기업이 재정절벽을 투자 의욕을 꺾는 가장 큰 요인으로 지목했다. 수치는 갈수록 높아질 것이라고 모간 스탠리는 내다봤다.
의회예산국에 따르면 감세 연장과 방위산업을 포함한 정부 예산 삭감이 철회되지 않을 경우 내년 3990억달러에 이르는 세금 인상과 1000억달러 이상의 연방 정부 지출 감소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포춘 500 기업의 상당수가 2013년 예산안 마련에 나선 가운데 하니웰을 포함한 다수의 경영자들은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할 상황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올해 하반기 이익 불확실성이 상당히 높다는 지적이다.
전자 제조업체 연합회의 이반 가디스 대표는 “정치권이 기업과 실물 경제의 숨통을 조이고 있다”며 “고용을 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고, 기본적인 경영 계획 수립조차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