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영기 기자] 부동산 경기 침체가 지속되면서 은행권의 가계대출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주택가격의 하락세가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는 가운데 주택담보대출 등 은행권의 가계대출이 부실화 진행에서 속도를 더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부실화는 향후에도 계속될 예상됨에 따라 주택담보대출 등 가계대출의 담보권 확보나 채권회수를 두고 은행간의 '신경전'의 강도도 더욱 높아지는 상황이다.
1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6월말 기준 부실채권 비율은 시중은행 평균은 1.46%, 이중 우리은행이 1.77%로 가장 높고 국민은행이 1.64%로 그 뒤를 이었다.
외환은행(1.37%), 신한은행(1.31%), SC(1.30%), 씨티(1.29%) 다음으로 하나은행이 1.03%으로 가장 양호한 상태를 보였다.
특수은행중에서는 수협과 농협이 각각 2.27%와 2.11%를 기록했고, KDB산업은행도 1.37%로 시중은행에 비하면 상당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금감원은 올해 은행권의 평균 부실채권비율 목표를 1.3%로 설정하고 은행별로 지도해 나갈 방침이다. 이는 지난해 목표치(1.5%)보다 다소 강화된 수준이다.
이에 우리은행은 부동산관련 대출관리에서 신경을 곤두세운 모습이다. 전분기에 비해 부실비율이 0.11%p 하락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시중은행에서 최고를 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상황이 비슷한 농협의 경우도 마찬가지. 최근 부실비율이 비교적 높은 이들 두 은행과 산업은행이 부동산관련 대출의 회수를 두고 소송을 불사하겠다는 의견 대립을 보이고 있다.
관련된 부동산은 우리은행과 농협이 대주단으로 참여한 부천 중동 리첸시아 PF(프로젝트 파이낸싱) 사업장.
상가 90세대와 아파트 572세대로 구성된 주상복합 리첸시아 중동은 올초에 준공됐으나, 고분양가로 대량 미분양이 발생했고, 할인분양을 실시한 경우 회수액은 2500억원 내외가 예상되는 상태다.
시행사인 금호산업의 워크아웃 채권단의 하나인 산업은행은 금호산업의 미수공사채권 약 1500억원이 먼저 회수돼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우리은행은 PF채무 약 2300억원이 우선 상환돼야 한다는 것.
우리은행은 금호산업 워크아웃의 주관은행이지만, PF채권의 회수에 주안점을 두고 워크아웃과는 별도로 PF채권회수에 집중하고 있는 것이다.
우선 채권단의 의견 수렴과 PF대주단의 시정여부를 지켜본 뒤 결국은 산은주도하에서 채권단이 소송을 제기하겠다는 입장이어서 그 갈등의 골은 깊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합의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주택담보 대출을 포함한 가계부채가 부실화되면 은행은 그에 해당하는 대손충당금을 쌓아야 하고 이는 은행의 수익성 악화로 바로 연결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부동산 경기 침체가 지속되고 전반적인 경기 침체가 이어질 경우 은행권의 부실채권은 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게 많은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따라서 앞으로 주택담보 대출 등 가계대출의 대출관리를 두고 은행간의 '신경전'도 점점 더 빈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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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이영기 기자 (00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