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점은 적고, 채권은 강했다
[뉴스핌=문형민 기자] 증권업계 순이익이 70% 이상 급감하는 불황 속에서도 이익이 늘어난 신영증권, NH농협증권, 메리츠종금증권 등으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들은 지점 수를 30개 내외로 관리하면서 주식위탁매매(브로커리지) 비중을 줄이고 채권, 투자은행(IB) 등으로 수익원을 다변화했다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31일 금융감독원과 업계에 따르면 신영증권은 지난 1분기(4~6월) 순이익이 14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2.0% 증가했다.
NH농협증권과 메리츠종금증권 역시 1분기 순이익이 각각 123억원과 11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58.9%, 25.6% 늘었다.
이들의 실적은 업계 상위권인 삼성증권(333억원), 대우증권(244억원), 우리투자증권(194억원) 등에 이어 4~6위에 해당하는 규모다. 이들과 비슷한 규모인 HMC투자증권(54억원), 동부증권(16억원), 교보증권(-58억원) 등에 비해서도 월등한 수익력을 나타냈다.
특히 이들 3개사는 꾸준하게 수익을 내고 있다는 점에서 작지만 강한 '강소' 증권사로 꼽힌다.
신영증권의 당기순이익은 지난 2009년(회계년도 기준) 880억원, 2010년 578억원, 2011년 531억원이었다. 자기자본이익률(ROE)는 각각 12.2%, 7.0%. 6.2%를 기록하며 매년 주당 2000원(액면가 5000원)의 배당을 실시했다. NH농협증권 역시 2009년 순이익이 723억원으로 급증한 후 2010년과 2011년 550억원, 408억원을 기록했다. 메리츠종금증권도 최근 3년간 218억원, 81억원, 53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이들의 수익 비결을 많지 않은 지점 수와 수익원의 다변화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신영증권은 26개, NH농협증권과 메리츠종금증권은 각각 36개와 32개의 지점을 갖고있다. NH와 메리츠는 각각 3개, 12개의 지점 통폐합을 추진하고 있다. 주요 거점 지역에 20~30개의 지점만을 운영하면서 비용을 줄인 것이 수익성을 유지한 비결이라는 얘기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올해처럼 거래대금이 급감하면 리테일 지점이 많은 증권사는 고정비 부담으로 인해 수익 악화가 불가피하다"며 "증권사들이 지점 통폐합에 나서는 것도 결국 비용 부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위탁매매(브로커리지) 비중을 낮추는 대신 투자은행(IB), 채권 및 파생상품 운용, 채권영업 등으로 수익원을 다변화한 것도 비결로 꼽힌다.
신영증권의 1분기 수수료 수익은 총 159억원이다. 이 중 수탁수수료 수익은 67억원이고, IB관련 수수료 26억원, 집합투자증권 취급수수료 22억원, 파생결합증권 판매수수료는 15억원, 신탁 및 퇴직연금, 자산관리 등 기타 수수료 수익이 29억원이었다. 또, 자기자본직접투자(PI)와 국공채 및 우량 회사채 중심의 안정적인 채권운용 등이 수익의 중추적인 역할을 맡고 있다.
신영증권 수익 구조 |
NH농협증권은 국내 최대 채권 세일즈 파워(Sales Power)를 가진 농협을 모회사로 두고있어 경쟁사에 비해 채권인수 및 중개 영업력을 확보하고 있다. IB사업에서도 채권 인수 등 전통적 영업뿐만 아니라 ABS,ABCP 등 구조화금융 등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메리츠종금증권은 종금업 면허를 바탕으로 IB분야에서 공격적인 영업을 하고 있다. 종금업은 증권업과 달리 대출이 가능하므로 상품 개발 등에서 유리하다. 또 채권 운용 등에서도 성과를 냈다.
메리츠증권 관계자는 "수익이 특정 분야에 쏠리지 않고 다양하게 발생했다"며 "증권과 종금이 합병한 후 수익의 다변화가 나타나고 있으며, 리스크 관리를 철저히 하는 것도 안정성을 높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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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문형민 기자 (hyung13@newspim.com)